"버스기사 양성, 시민의 안전 책임집니다"
현역 출신 노하우로 〈안전운전백서〉 발간
고령자, 여성, 장애인, 외국인 취업에 큰 보람

현대사회의 도시행정에 있어 안보와 함께 필수적인 요소가 대중교통이다.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과 등·하교를 하는 가운데, 대중교통이 몇시간만 마비돼도 전기나 수도, 가스보다도 큰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직장 및 학교를 오가는 수도권 2천5백만 인구에게 대중교통은 더욱 중요하다. 2013년 한해 서울에서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인구는 하루 평균 1100만명에 육박했으며, 이 중 52.3%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대중교통이 시민들의 발이 되다보니, 행정부의 대중교통 정책은 물론, 안전장치, 기사와 운행의 수준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버스기사를 교육하고 취업까지 연결하는 데 큰 보람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는 운행 중에 경미한 사고만 나도 시민들의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지거든요. 매일 시민들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의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지요."

버스기사양성센터 주)버스잡 대표 광명교당 정석현(52·호적명 대영)교도는 한시간 한시간을 쪼개 연수와 상담, 인맥관리에 나눠쓴다. 서울과 경기인천지역의 기사를 양성하고 취업시키는 그의 회사는 서울시내 7개 및 수도권 업체 중에서도 단연 이력과 실적이 뛰어나다. 업계 안에서 마을버스와 시내버스를 고루 운전한 유일한 현역 출신인데다가 특유의 강직하고 솔직한 상담으로 찾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버스 운전을 잘하는 것과 버스기사를 잘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기사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주의사항, 노하우 등을 꼼꼼히 전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는 승객들의 입석 시간이 많고, 여성의 경우 하이힐을 신고 서있기도 합니다. 노약자 분들의 승·하차도 따로 신경써야 하고, 골목길이나 불법주차 상황에도 대응해야하죠. 특히 대부분의 차내 안전사고는 승객의 주의 여부를 떠나 기사의 과실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이에요."

그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전 내내 직접 교육하는 기사 지망생들은 이 노하우를 세심히 전달받는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그의 신념답게 돌발상황에도 안전제일주의 원칙을 지킨다. 그는 수년간 프린트로 전했던 노하우를 최근 〈안전운전백서〉라는 책자로 발간, 차량관리와 승객응대, 노선운행, 직장생활 4개의 카테고리로 담아내기도 했다.

"시내버스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마을버스 경력이 최소 2년이상 있어야 해요. 그만큼의 노하우와 안전에 대한 개념이 잡혀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취업연령대와 조건이 넓을 수 있어요. 젊다고, 남자라고 무조건 잘하는 것도 아니고, 늙었거나 여자라고 무조건 못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가 취업 실적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보는 주)버스잡의 자랑거리가 여기에 있다. 고령자와 장애인, 여성, 외국인 취업에 더 큰 의의를 둔다는 것. 가장 취업이 어려운 계층을 더욱 신경쓰는 이유는 이 곳에 찾아오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특별한 기술 없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밀려나 나이나 조건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가 망설이며 두드리는 문, 정석현 교도는 수년전까지 바로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새 사무실로도 이전하고, 취업 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되어 안정된 셈입니다. 그러나 한 십여년 과도한 욕심 덕에 모진 세월을 겪고 나서야 찾게된 길이에요. 그만큼 신중하고 소중하게 임하고 있지요."

회사 대표로 언뜻 여유로워 보이는 그에게도 한 세월 풍파가 있었다. 신용협동조합 10년 근무를 뒤로 하고 '젊을 때 내 사업 해보자'는 생각에 이것저것 손을 댄 것. 잘 나가는 친구의 부도에 두말 없이 재산을 내주기도 했다. 그 덕분에 신용불량자 딱지는 물론, 딸들 대학 등록금에도 허덕여야 했다.

"가장 힘들었던 2002년, 신문에서 만덕산훈련 광고를 본거예요. 전화도 없이 차도 없이 깜깜한 밤에 그 시골길을 걸어서 하선에 참여했습니다. 일주일을 나고도 말씀을 드려 일주일 더 있었어요. '여기가 극락이구나' 하는 위안과 희망을 많이 얻었습니다."

무장교당 학생회에서 입교, 교당 언저리에 머물다 가장 바닥에서 신앙을 다시 찾은 것이었다. 그에게 회사를 운영하는 틈틈이 누리는 여가는 오직 신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국 굵직한 훈련이란 훈련은 올 출석, 매주 수요일 봉공회 노숙자 밥차 운전은 물론, 교구나 교당 행사마다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려운 고비를 넘긴 것도 사은님 덕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인연 만드는 은혜를 입었으니까요. 어떻게 보은할까 생각하다 운전을 할 수 있고 차가 있으니 교무님과 교도들을 훈련원에 모셔다 드려야겠다 싶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귀한 훈련도 받고요."

교당 일이라면 연료비 정도만 받고 서울과 근교까지 운행을 마다않는 그다. 워낙 훈련을 좋아하다보니 '알고보면 저 좋으라고 하는 일'이라며 농담을 건넬 정도다. 수십년동안 돈과 명예, 권력을 좇았으나 이제는 그 생각을 넘어 남들 앞길 열어주는 지은보은행을 실천하는 정석현 교도.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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