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혜은 교도/도안교당
지난해 2월3일, 도안교당 첫 법회에 출석했고, 3월8일에 입교했다. 이제 불문에 들어 온지 일년 된 신입교도다. 그리고 거룩한 도안교당 봉불식에서 많은 교역자와 교도들의 박수를 받으며 성대하게 입교식을 치뤘다.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복이 많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원불교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도 없던 상황에서 어느 날 이인성 교무와의 만남이 있었다.

50년 동안 종교생활은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도안교당 내부 인테리어 공사 관계로 업무 차 일하면서 이 교무는 우리 부부를 교화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교무는 우리 가족을 원불교로 인도한 귀인이라 생각한다.

나의 유무념 조목은 '법회출석'이다. 이렇게 정한 이유는 처음으로 종교생활을 하면서 교도가 됐는데, 교도 4종의무 중 법회출석이 있었다.

처음 몇 개월 동안은 종교생활이 낯설었고, 아는 사람도 없어 어색하고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또한 사업을 하다 보니 일요일에는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갈등이 심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빠지고 쉴까?' 하는 마음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싸우고 있었다. 이 모습을 발견하고, 유무념 대조로 '법회출석'을 정하고 작정코 실행해 '1년 안에 토를 떼자'는 목표와 기간도 정했다.

처음 몇 개월은 많은 갈등이 있었으나 극복해냈다. 시댁이 서천이라 아버지가 건양대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서 아버지 시봉으로 법회를 빠지게 됐다. 어쩌면 기다리던 핑계였지 않았나 싶다.

법회를 빠지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무엇으로든지 핑계거리를 찾게 됐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법회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내가 작정한 유무념공부, 지금이야말로 공부할 때가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시 붙잡고 법회출석에 정진했다.

'50여 년 동안 일요일마다 쉬는 생활이 습관이 됐는데 이 정도 하면 잘하는 거야!' 하면서 스스로에게 칭찬과 격려를 하며 열심히 다니다보니 조금씩 적응이 됐다. 무엇보다 남편과 함께 다니니 서로 의지가 됐고, 이제는 법회출석은 당연하게 여기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법회출석'으로 유무념 대조
보통급10계문, 일상수행요법 새기며
마음공부 알아가
남편과 도반 돼 더욱 정진할 것

법회출석을 유무념으로 정하고 공부하면서 보통급 10계문, 일상수행의 요법 등을 새기며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으로 경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 이러한 마음이 유무념공부며, 마음공부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알게 됐고, 일상생활에 나쁜 습관 고치기 등도 계획을 세우게 됐다.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자면, 하나는 올해 2월부터 다이어트 10㎏을 목표로 해서 현재 5kg 감량했다.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는 과제로 먹을 때마다 칼로리 계산을 하고 덜 먹고 힘겨운 운동을 하는 것이 어렵지만 '하자는 조목' 즉 '유념'을 했기 때문에 냉장고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노력하고 있다.

둘은 '나쁜 습관 고치기'로 스마트폰 게임 자제하기다. 보통급에 '잡기를 말며'와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에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 법규 연습하기를 주의 하라'를 지키려니 인내심이 필요했다. 이제는 잠깐 즐기는 정도는 됐다고 생각한다.

셋은 '남편에게 고운 말 하기'다. 아이들한테는 고운 말로 대화가 되는데 가장 가까운 남편한테는 힘들다. 가끔 남편이 하는 말이 '아이들한테나 고객을 대하듯 자기한테도 해보라'고 하는데 참으로 잘 안된다.

법회에 출석하다보니 '부처는 법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만물이 부처이며, 가까이는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부처'라는 설교을 들었다. 그래서 남편이 요구한 것처럼 아들이나 고객한데 대하는 것을 넘어서 부처님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넷은 '법문을 하루에 조금이라도 접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 법문사경을 시작했다. 법문사경을 하면서 느낀 점은 교당 생활과 일상생활에서 모두 적용되는 말씀을 통해 삶의 길잡이가 돼 가슴 깊이 와 닿았다. 랭킹도 전국, 교구, 교당까지 나타나니 자극도 되고, 한 페이지 쓰면 주어지는 염주 6알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염주 알은 모아 기부하니 더 하고 싶었다. 또한 법문공부 양과 비례해 신심이 깊어질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유무념으로 '법회출석' 하나를 정하고 실천해 보니 내 삶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고, 큰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감상이 들었다.

그간의 '나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자'는 생각에서 나의 공부가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이 생겼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 도반이 돼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