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활동의 보람

이번에는 원약회(원광대학교 약학대학 원불교교우회)의 지도교수로서 학생교화에 대해 몇 자 적어 본다. 내가 유학길에 올랐을 때 약학대학과 한의과대학 연합 원불교 교우회 '봉황'에서 약학대학 원불교교우회 '원약회'가 분리됐으나 유명무실하다가, 2000년 3월에 내가 약학대학 한약학과 교수로 임용되고, 2002년 3월 한 학생의 입학으로 교화의 불씨가 다시 일어났다. 바로 약학대학 한약학과에 입학한 김정화 변호사(이리교당)가 원약회를 재창립하고 회장을 맡으면서 부터다. 김정화 회장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회원들이 한 명, 두 명씩 모여 들었고 교우회 카페도 만들어 활동을 잘 해주었다.

그 회원 중에 한 학생은 대인공포증이 있어서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과공부도 힘들어 하는 중에 나와 면담을 통해 원약회를 소개해 주었고, 김정화 회장의 역할로 그는 원약회와 인연을 잘 맺었다. 선물로 준 〈원불교교전〉을 완독할 정도로 원약회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대학생활을 잘 마치고 지금은 어엿한 한약사로서 사회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대학에 원불교 교우회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마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원약회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종교와 원불교' 담당교수(교무)에게 원불교와 인연 있는 학생이 몇 명인지를 묻곤 한다. 그러나 점점 그 수가 줄고 있다. 이 현상은 원광대만의 상황은 아니다. 이렇듯 원불교에 관심이 있어서 모인 원약회 회원마저도 일반교도가 아니기에 교리공부 위주로 교화 활동이 전개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담당 교무와 상의해 매주 마음공부와 함께 친목도모 위주의 활동으로 진행하지만 해마다 조금씩 교리에 눈을 뜨는 모습이 기특해 보인다.

1학년 과목 중에 '대학생활과 자기혁신'은 내가 담당하고 있다. 이 강의 시간에는 MCP(My Career Plan)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학생들이 성공의 법칙을 체계적으로 실천하고 도덕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관리해 준다. 더불어 전학년 재학생 중에서 수십 명의 학생을 교수별로 배정 받아 '자기계발심층상담' 과목을 통해 재학기간 뿐만 아니라 졸업 후까지 평생 상담지도하고 있다. 또한 원광대학교는 도의실천인증제를 도입해 선과 인격수련, 사회봉사활동, 선행 및 효행, 나눔의 실천, 화합운동 등의 활동점수를 심사 후 학적부에 도의실천인증마크를 부여해 준다. 이 마크가 취업 시 그 학생의 인성을 보증해 주기에 상담을 통해 이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대학생이 교화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면 먼저 실력 있는 대학생 인재양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종사는 '지도인은 지도 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했다. 이는 수양·연구·취사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주위를 감화시킬 수 없고, 그들을 인도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주에 약학대학은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지방대학특성화사업에 선정됐다. 사업단장인 나는 특성화를 기반으로 사회수요 및 지역산업에 필요한 창의인재 양성에 주력할 것이며, 특히 도덕성함양을 위한 프로그램도 같이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상담, 법회, 훈련, 마음공부, 강의시작 전 1분명상, 감사편지쓰기,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지도해 왔으나 이 특성화사업을 통해 좀 더 내실 있는 교화활동을 추진한다 생각하니 내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한다.

이제은 원무 / 원광대·서신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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