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일상화, 문화사회 통합의 구심체

훈련정진의 달 7월을 맞아 '마음담론' 기획을 마련했다. 1주는 현장전문가들이 본 심지와 경계, 2주는 불교학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 3주는 심리학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 4주는 마음공부사회화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로 그간 논쟁됐던 마음공부의 원리와 실천방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대 사회의 '마음공부'는 원불교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마음공부 티쳐'강습을 통해 마음공부 전문가를 키워내고 있는 이경열 교무(이하 이)와 세월호 참사 재난심리요원으로 상담 봉사활동을 펼친 본사 마음공부 칼럼리스트 과천교당 김현욱 교무(이하 김). 이번주는 이들의 심리학 관점에서 바라본 심지·경계의 의미와 범위, 실천상의 문제와 마음공부 활용범위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
▲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이경열 교무와 과천교당 김현욱 교무가 심리학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에 대한 심도있는 대담을 나눴다.
심리학으로 본 심지(心地)

이- 심리학은 마음의 이치에 관한 학문이다. 심리학은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큰 맥락의 흐름으로 보면 정신분석 심리학, 행동심리학, 인지심리학, 인본주의 심리학을 거쳐 초월심리학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심리학의 연구영역은 몸, 마음, 사회를 주로 연구대상으로 삼아 왔으나 최근에는 종교영역에 속하는 '영성'으로 확대하려는 경향이 있다. 영성이 표현되는 과정은 인지, 행동, 정서, 뇌 표현이 되는 것인데, 영성은 그런 것들의 바탕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는 '개념'이 중요하다. 전기가 발전소로부터 온다는 '개념'을 잘 아는 사람은 전기가 멈췄을 때 '발전소에 문제가 생겼구나'라고 알아서 변화를 준다. 내 감정과 정서의 근원, 바탕이 되는 것이 '영성'에 있음을 알고, 그것을 안다는 자체가 사람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 동의한다. 심지는 움직임이고, 역동적이다. 우리는 마음을 말로써 표현을 한다. '답답하다, 우울하다, 속상하다'등 마음을 표현하는 말은, 그 순간, 그 사람에게 진실한 표현이 된다. 두 번째로 이 교무가 말한 '영성'의 심리적인 근원적 상태가 곧 '심지'라고 볼 수 있다. 현대 심리학의 주요 주제에서는 정서, 생각, 성격, 태도, 동기 등의 요소적 마음씨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수양 심리학의 주요 주제에서는 마음을 심지라고 본다. 심지는 마음에서 정서, 인지, 의지, 동기 등의 요소와 움직임을 포함하는 근원이며 총체다. 심지를 접근할 때 수양과 현대 심리학을 같이 아우르면 좀 더 생산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의 마음은 전자파의 스펙트럼처럼, 인간의 시각이 가시광선만을 보고 그 밖의 것을 지각하지 못하는 것처럼, 스펙트럼의 각각 다른 영역에다 마음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자각하는 의식의 수준이 다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 지금 일어나는 마음의 수준이 표층마음에 머물러 있으면 집착과 고통과 불행이 다가서지만 넓고 깊은 우주심의 마음의 수준에 활짝 열려 있을 때 여유와 평화와 행복이 느껴진다. 순간순간 각자 마음의 수준을 심지와 영성의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일이 중요한 시점이다.

심리학으로 본 경계(境界)

김- 경계는 천만 경계, 희로애락의 경계 등 개인 중심 경계와 요란하고 어리석고 그름의 경계인 집단·문화·적극적인 경계의 접촉과 만남이다. 또한 경계는 '~ 근본에서부터, 무엇이 맞는가?' 라는 의문보다는 다 맞기도 하고 다 틀리기도 하다는 공부인의 상태에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 소년원, 고3 청소년들을 만나 경계를 얘기하다 보면 그들의 마음에는 힘이 없다. 그들에게 공적영지를 얘기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문답감정을 하는 지도인이나 공부인들은 전제 없이, 자신의 주견을 내려놓고 상대의 마음을 집착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하는데에 초점을 잡아야 한다. 정답을 애써 찾으려 하지 말고 당시 상황과 맥락, 상대에 맞는 면담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이- 그렇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경계란 접촉, 외부세계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자극, 인지주의 심리학에서는 유발사건, 초월심리학에서는 무경계라고 볼 수 있다. 초월심리학에서 윌버는 모두가 무경계임을 자각하면 바로 자성이 세워진 존재임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람의 의식수준에 따라 높은 의식의 수준에서는 경계를 무경계로 바라보고 의식이 낮은 수준(그림자 수준, 자아수준 등)일 때는 나와 타인을 분리하고 마음과 신체를 경계지어 '경계의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김- 기존의 경계에 대한 해석 얘기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경계를 주체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분별성과 주착심을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것은 굉장히 치유적이다. 프로이트는 초기에 고통의 행위를 치료자에게 전가해서 나타냈지만 나중에는 굉장히 치료적인 역할을 한다. 마음공부에서도 분별성과 주착심은 없어져야 하지만 공부과정상 굉장히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내적인 차원뿐 아니라 사회, 문화가 가지고 있는 분별성과 주착심도 있다. 물질 개벽을 선도하고 정신개벽을 수동적으로 끌리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적 맥락의 분별성과 주착심도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그렇다. 경계는 그를 다루는 다양한 솜씨가 필요하다. 의식이 높은 수준에서 경계를 다루게 된다면 훨씬 수월하리라 본다. 〈의식의 혁명〉 저자인 호킨스는 사람의 의식의 에너지 수준을 표현하기를 무기력 50, 두려움 100, 미움 150, 긍정 200, 사랑 500, 감사 540, 평화 600, 깨달음 700~1000이라 했다. 그러나 우리 주변 사람들의 평균은 207정도의 의식 에너지 수준이다. 따라서 심리학에서는 경계를 다루는 다양한 솜씨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각자 업력과 습관과 공부 정도와 의식수준에 따라 경계를 다루는 다양한 솜씨가 필요하다고 본다.







심리학으로 본 마음공부의 사회화



김- 마음공부는 심리상담의 치료적 가치가 있다. 경험 및 개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경험, 현실과 문제는 자기가 만들어 낸 것임을 깨닫게 하는 것, 현실에 대한 자신만의 구성 개념, 분명한 자각과 수용 속에서 온전한 자유와 평화를 경험할 수 있다. 마음공부는 이제 일상화가 됐다. 용어를 좀 더 요즘 시대에 맞게 풀어쓰고, 실천적으로 접근하고 현대 심리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과 함께 대외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개인차원의 수동적 경계 공부에서 적극적 공부대상으로 변화시켜 집단적, 문화적 맥락으로 포용해야 한다. 경계의 응용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원불교 학습방법인 '원학습코칭', 학교폭력 학생들을 위한 '심심풀이', 배내골의 '휴 프로그램' 등을 적극 권장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주류심리학과 초월심리학과의 통합과 소통을 이뤄낸다면 내 안, 내 바깥, 우리의 안, 우리 문화 사회의 진정한 통합이 될 것이다.



이- 원불교 개교 동기는 정신세력 확장으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함이다. 정신세력 확장 방법은 마음공부다. 따라서 마음공부로 자신과 가정과 인류사회 가족들이 기쁘게 정신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방법들이 마음공부의 사회화가 된다. 현대의 패러다임은 많이 변화됐다. 마음을 보는 '관점'이 매우 중요해 졌다. 심지는 요란함이 없건마는, 있어지는 것은 '무'에서 나왔다. '무'에서 '유'가 나왔기 때문에, 나온 것은 다시 '무'로 보내면 된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쉽지만 모르는 사람은 거기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 '의식 향상'이 바로 정신 세력확장이며 낙원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길은 분명하다.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만생령들을 위한,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마음공부가 필요한 때다.







이경열 교무 "심리학 관점의 심지는 영성, 경계는 접촉, 외부세계"

김현욱 교무 "마음공부 물질개벽 선도, 정신개벽을 이루기 위한 다각적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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