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인(법명 종서)교사
원기 8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동산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동이리교당에 이사독경을 부탁하게 된 것이 교당과 인연이 됐다.

당시 주임교무인 김수인 교무 또한 당일에 부임해온 터라 각별한 가운데 독경을 마치고 하는 말이 교당에 나가지 않는 교도는 '뿌리 없는 나무'와 같은 것이라며 교당에 다닐 것을 당부 받고 다니기 시작한 낯설기만 했던 교당. 신심 약한 교도가 콩나물시루에 물주기라 했던가!

적지 않은 시간, 죽비소리와 함께 독경하고, 법문 받들며, 법 동지들과 훈련 나는 가운데 조금씩 조금씩 여물어가 법륜이 쌓여 이번에 법호를 받게 됐다. 지난날의 내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헤쳐 나온 일들이 떠오른다.

연말이면 비용을 아끼고자 신년 교화단 편성표를 직접 제작하고, 3년 전 교당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경험도 없으면서 50년사 발간 편집을 맡아 힘은 들었지만 무사히 완성시켰던 일, 그리고 청운회를 비롯한 재가 단체 주관 '교단 100년 성업 대정진 릴레이기도'를 통해 중앙교구 소속 30여 교당을 순회 기도에 참석하면서 각 교당 나름의 문화를 체득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짧지만 법력 높은 교무들의 설교를 통해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달아 가고, 일과 중에도 본래 마음자리를 찾기 위한 선(禪)을, 지혜를 얻기 위한 의두(疑頭)· 성리(性理)공부를, 원하는 일을 이루고자 기도생활 하는 참 교도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동안 학교생활을 하는 가운데 틈틈이 학생교화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원불교는 진리적 종교이고 마음 공부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누구나 신앙할 수 있는 보편적 종교이며 세계적인 종교다. 또한 너희는 누구나 종교의 자유가 있고 부모님이나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입교시킨 학생이 30여명 정도 된다.

그리고 작은 정성이지만 총부 앞 기념품센터에서 구입한 염주를 하나씩 선물도 해주고, 때로는 다과를 나누면서 학생교도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 후 고학년이 되어 "선생님 저 보은회 회장 됐어요"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학생. 또는 교당 학생회에도 열심히 나가고, 아하 데이 행사를 비롯한 솜리어린이민속잔치, 바자회 등 교구 행사장에서 대종사의 제자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접할 때면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오늘날 더욱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저 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청소년교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 문화는 세대별로 과거와는 크게 다름을 알 수 있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를 예견한 이후 사회적 변화의 속도는 미래를 예측 가늠해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달라지고 있으며, 가히 물질이 개벽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아울러 생활환경이 바뀌고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을 접하면서 추구하는 가치관과 취미나 놀이 등도 과거와는 너무나도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교당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하여 학생법회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날로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100세 시대를 지향하는 오늘날 학생들의 눈높이와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너무나 열악한 체육, 문화, 취미생활 등 활동 공간이 부족하다.

'학생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제는 청소년 교화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인식만으론 안 되고, 행동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 가 생각해본다.

나 또한 이제까지 입교를 통한 학생교화에 그 폭을 넓혀, 새내기 학생교도가 교당으로 연결되어 어린 싹이 큰 나무가 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까지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우리교당의 100주년 비전 선언문에는 1+1을 통한 교도 배가 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나 그리 쉽지만은 않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고 뿌리내리지 못한 교도들을 한 울안 한 권속이 되어 정법에 뿌리 깊은 나무가 되도록 살피고 도와주는 것이 나의 작은 소명이 아닐까 생각하며, 지공무사(至公無私)함으로 감사하는 생활을 공부의 표준으로 삼되 좀 더 행동하고 실천하는 교도가 되고자 굳게 다짐한다.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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