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의 계절이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캠핑 문화는 어느덧 여가생활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TV의 캠핑 관련 프로그램은 전 국민들을 캠핑생활로 유혹하고 있다. 아웃도어 산업의 매출은 급성장했고, 등산복이나 용품 등은 필수물품들이 된지 오래다. 캠핑의 장점은 복잡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자연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 간의 대화, 여유로운 생활 등은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캠핑은 일상생활을 떠나 야생이나 자연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우리의 성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당 중심의 단체 순례가 아니라 가족이 떠나는 성지순례로 체험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이나 인도 룸비니, 이슬람교의 메카는 대체로 사막기후에 있는 척박한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 성지는 풍부한 농촌문화가 바탕이다. 영산성지, 변산성지, 익산성지, 만덕산성지, 성주성지 등 모든 성지가 농촌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 이웃 종교들의 성지와 차별화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성지가 경쟁력이다. 성지는 우리의 원형질인 동시에 오래된 미래이며 종교적 열정의 산실이다. 교도들에게 가장 강력한 종교적 체험을 부여할 수 있는 곳이 성지인 셈이다. 다양한 프로그램보다는 교법의 원형질을 구현해 내는 선별되고 단순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성지순례도 농촌문명에 맞는 혹은 대종사 당대의 프로그램이 시행돼야 한다. 소태산대종사가 탄생 구도 대각 교화했던 곳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그리고 농경지와 임야가 주류를 이룬 성지의 특색에 맞게 좀 더 교도들에게 개방된 성지로 거듭나야 한다. 도시문명보다 생태적 문명에 가까운 성지이기에 누구나 아무 때나 찾아와 마음의 평화와 안락을 얻을 수 있다. 성지가 교도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일례로 익산성지 같은 경우 많은 교도들이 시내권에 산다. 익산성지는 총부농원을 비롯해 농경지들이 새로 생기거나 농원이 가지고 있는 농토가 제법 있다. 이를 교도들에게 개방했으면 좋겠다. 주말농장을 원하는 가족들이 있으면 과감하게 이들에게 열어줘야 할 것이다.
성지는 영적인 휴식과 충전의 장소다. 주말농장에 참여하는 교도들이 단순히 농사만 짓겠는가. 성지순례는 필수코스로 신앙심을 채운 다음 농삿일을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성지의 역할 찾기를 고민할 때다. 또한 제철에 나는 로컬푸드를 중심으로 판매점을 개설하자. 순례한 교도들이 무언가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성지를 새롭게 이미지화 할 수 있도록 하자.
나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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