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전, 교정을 책임지던 수장으로부터 "복지계가 이제는 교단의 서자가 아니고 적자예요"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 속에는 복지계가 그 동안 사회복지사업을 통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나름대로 교단 안팎에서는 이제 복지계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음을 말 해줌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그 동안 적자가 아니라 서자로 취급해왔음을 인정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 실지로, 그 당시 교정원에서 복지업무를 총괄하는 담당부장이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30년사〉에 언급된 '원불교사회복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간담회 내용에서 한 말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 당시 담당부장은 "교단에서 볼 때, 우리의 사업을 세 가지 방향으로 해주셨다. 그런데 교화, 교육, 자선 중 자선이라는 부분이 교단에서도 천도재를 지내거나 사업 진행할 때 3대 사업으로 쓰여 진다고 하면서도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자선사업비가 제일 약하다. 교단의 역할이 미비했고 복지계 교무님과 사람들이 이렇게 애쓰는데 '교단에서는 서자 취급을 한다'라는 표현을 해왔다. 그런데 교단에서도 복지를 통하지 않고 앞으로 교화의 통로가 많지 않다. 사회와 넘나드는 것은 복지를 통해서 가능하다. 사회지도층들이 '원불교를 어찌 알았느냐?' 물어보면 '정계 쪽 분들은 복지 쪽에서 많이 봐 왔고 복지를 통해서 알았고 봉공활동을 통해서 알았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소태산대종사는 〈대종경〉 부촉품 15장에서 "우리의 사업 목표는 교화·교육·자선의 세 가지니 앞으로 이를 늘 병진하여야 우리의 사업에 결함이 없으리라"고 밝혀 교화와 교육과 자선을 똑 같이 적자로 보고 어느 한 분야에서도 결함이 없이 늘 한결같이 아울러 진행하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교단은 모든 사업의 한 중심에 오로지 교화만을 염두에 두고 그 나머지인 교육과 자선을 덤으로 생각하고 소홀히 여겨 복지분야 구성원들로 하여금 서자 취급을 받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서자(庶子)란 본부인이 아닌 첩이나 다른 여자에게서 난 아들을 말하는데, 그 만큼 정실부인에게서 난 적자보다는 관심과 애정의 영역에서 멀어지고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서 쓰여 지는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 동안, 원불교사회복지는 교단 내 행정수반과 집행부와 구성원들로부터 나름대로 서자 아닌 서자 취급을 받으면서도 교단 외적으로는 적자 노릇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상황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마찬가지다.

정부나 사회 각계각층에서 원불교를 논할 때, 앞서 언급한 담당부장의 말과 같이 원불교사회복지를 통해서 원불교를 알게 됐고 원불교사회복지를 통해서 원불교 홍보가 상당부분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교단에서는 향후 100주년 이후에도 원불교사회복지에 더욱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 원불교사회복지사업이 건실하게 전국의 어두운 곳이라면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이 다양하게 전개되도록 적자와 같은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비전이란 이상적으로 성취되기를 바라는 개인이나 조직에 관한 결과지향적인 그림이고 가슴을 떨리게 하는 미래의 꿈이다.

이러한 미래의 꿈인 비전이 원불교사회복지에도 정립이 되어 원불교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교단의 서자가 아닌 적자로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활동하는 그 날이 오길 마음 모아 기대해본다.

<임피교당, 보은의 집>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