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처한 현실문제 해결이 사회화 관건

훈련정진의 달 7월을 맞아 '마음담론' 기획을 마련했다. 1주는 현장전문가들이 본 심지와 경계, 2주는 불교학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 3주는 심리학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 4주는 마음공부사회화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로 그간 논쟁됐던 마음공부의 원리와 실천방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각자 바라는 낙원 세상으로 가는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주는 마음공부사회화 관점에서 본 심지와 경계로 고려대학교 교수 최희공 원무(이하 최)와 태봉고등학교 교장 박영훈 원무(이하 박)의 대담이다. 새삶회와 정전마음대조공부 등 활발한 교화활동을 펼치는 두 원무가 13일 대전교당에서 만났다.
▲최희공 원무                                                                    ▲박영훈 원무

현장에서 본 '심지'

최- 심지는 마음바탕, 마음 밭, 마음근원이다. 곡식, 잡초 등 일체만물이 땅으로 인해 근원되듯, 심지에서 온갖 것, 즉 선과 악, 성공과 실패가 다 나오기에 땅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땅을 잘 가꾸면 잡곡이 잘 자라듯, 마음도 잘 개발하면 온갖 행복이 여기서 나온다. 단 심지와 마음은 구별해야 한다. 마음작용은 심지의 바탕 위에서 일어나는 일체 현상이다. 현재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자기 심지가 무엇인지 심지에서 어떻게 곡식이 자라는지 돌아보지 않고, 자기 마음작용만 바라본다. 바탕을 바라보지 않는 그런 현상이 많다.

박- 일상수행의 요법 원문에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에서 이 쉼표가 엄청난 표현이다. 진리의 동시성, 양면성, 심지의 체와 용을 함께 밝혀준 것으로 엄청난 개벽이다. 나와지는 마음을 마음의 이치로, 진리의 이치로 받아들일 때 나에게 더 힘이 있어지고 온전함이 회복된다. 요란함, 어리석음, 글러지는 것이 이치요 진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자연스러운 작용을 거부하거나, 이 이치를 모르는 많은 사람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최-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에서 '없건마는'은 있다 없다의 무가 아니라 유무초월의 의미다. 요란할 수도 요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있다 없다의 상대적인 무로 해석하면 안된다. 우리 마음이 요란해졌을 때 요란해졌구나! 인식하면서 요란한 그 마음을 거부하지 않고, 주착하지 않고, 시비하지 않는 원만 구족한 마음을 지키고 있으면 요란함이 저절로 사라진다.

박-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 고요함, 선함, 악함 등을 다 내줄 수 있는 바탕이 심지다. 심지에 악의 종자를 심으면 악이 나오고 선의 종자를 심으면 선이 나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 늘 주의해야 하고 대조하고 또 대조해야 한다.

현장에서 본 '경계'

박-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이나 상황이 경계다. 경계를 통해 있어지는 내 마음을 바라보고 만나고 느낀다. 경계를 통해 원래마음에 대조를 하고 진공으로 체를 삼고 보면 경계 따라 있어지는 마음들이 묘한 마음으로 보인다. 나와지는 그 마음을 공부를 삼느냐 삼지 않느냐가 관건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경계에 끌려가서 경계가 나를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경계가 원인은 아니다. 경계는 무죄다.

최- 경계란, 사람의 육근이 대상을 인식할 때 주관과 객관이 마주쳤을 때 이루어지는 조건이다. 과학에서는 경계 조건(boundary condition)이라 한다. 경계가 힘이 있는지 없는지는 내 마음 때문에 생긴다. 내가 경계를 잘 알아차리고 돌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경계를 잘 활용하면 큰 이익이 오지만 경계를 무시하면 큰일이 생긴다. 내 마음만 참회해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한 예로 시험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은 낙제 되는데 자기가 부주의해서 생긴 그 일이 학생에게는 경계다. 그 때 낙제의 문제는 교수에게 달렸다. 이처럼 경계도 때에 따라 불공을 잘해야 하는 대상이다. 공부 초반에는 마음과 경계를 살펴야 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에 분별이 없어지고 경계에 동하지 않으면 살피는 마음을 놓는 단계가 있다. 그때는 경계와 내가 둘이 아닌 경지로 들어가는데 그것이 선이고 무시선이다.

최희공 원무
"마음자리를 먼저 다스림으로써 현실 문제 해결"

박영훈 원무
"나와지는 마음을 진리로 받아들일 때 온전함 회복"


마음공부 사회화, 경쟁력 있어

최- 일반인에게 교법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이론적인 자리를 설명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현실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현실문제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을 치유하는 것과 취직과 진급, 가정불화 등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을 줄 때 마음공부 사회화가 가능하다.

박- 동감한다. 대종사의 교법은 전하면 전할수록 대단히 경쟁력이 있는 법이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도 우리 법이 우월하고 사실적인 공부법이라고 인정했다.

최- 청년이나 대학생에게 심지나 경계에 대한 해석을 명확하게 해주면 의외로 잘 받아들인다. 요란함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유무초월에 대해 설명한 후 그들에게 원대한 꿈과 이상을 심어준 뒤 진급과 취직에 대한 문제를 바로 해결해준다. 먼저 학생들에게 당장 해결하고자 하는 그 일에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작용을 바로잡으라고 충고한다. 마음작용 즉 근본부터 바로잡도록 하는데 긴시간보다는 단기간 3개월을 잡아 고쳐준다. 취직을 위해 원서를 적는 것보다 원리적인 마음공부를 하도록 이끌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많다. 마음자리를 다스림으로써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심지를 다스리지 못해 생긴 문제였다.

박- 마음공부를 진행하면서 30년 넘었던 조울증과 우울증이 치료되고, 40년 된 불화 가정과 이혼 소송 후 참가한 사람들 등 모두 낙원가정이 됐다. 아무리 해결하려고 몸부림쳐도 되지 않던 부부, 자녀, 본인의 문제들이 마음공부로 훈훈한 결과를 거뒀다. 이들에게 원리적으로 마음을 보게 하고 분별성, 주착심이 뭔가를 정확하게 짚어냈다. 일어나는 그 마음이 진리라는 것을 알게 했더니 모두 이구동성으로 "내가 공부했을 뿐인데 상대가 달라졌다"고 했다. 현실문제가 해결됐다. 자기 마음을 보고, 상대에 대한 경계를 거부하지 않고 공부했더니 원망하던 상대에 대해 존중하게 됐고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한 집안의 할머니가 공부했는데 할아버지, 사위와 딸, 손자까지 행복해졌다. 한 사람이 9명에게 교법을 소개 했고, 그중에 일부는 입교해 교당을 다니고 있다. 몇 사람이 입교했는지 그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낙원이 넓어져 가는 것 이것이 개교의 동기가 실현되는 것이다.

최- 교법으로 사회를 정화하는 것, 각 개인에게 낙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진심으로 얘기하면 통하는 것, 마음공부 원리에 따라 가르치니 현실문제가 풀렸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학업성적 올리기 등도 원리적으로 접근하니 모두 해결됐다. 스스로 각성해 고치게 된다. 대소유무의 이치를 알게 해 적용하면 개인과 사회가 변화가 된다.

박- 전국에서 마음공부를 지도하는 사람과 그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모여 워크숍을 개최해야 한다. 마음공부 원리에 대한 사례나 공개 토론 등 발표를 해야 한다. 사례나 토론 등에 대한 의견과 비판도 좋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잘못된 점은 고치고 서로가 발전이 된다.

최- 교단에서 조직적으로 꾸준히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열어주길 바란다. 마음공부 토론회와 발표회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각자 부족한 점, 개선점도 알게 된다. 교화훈련부에서 주최하면 좋겠다. 마음공부 사회화에 대한 교단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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