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양현 교도 / 김해교당
나는 김해교당 보은단 단장이다. 단원들과 함께 하는 유무념공부는 서로서로 공부가 되고 친밀감이 형성돼 정진의 재미와 변화의 효과가 더욱 크다. 우리 단은 단장인 나와 중앙 김해인, 단원 김인신, 김혜원, 하서현, 박양진, 김하경, 김혜선 교도로 재미있고 즐거운 교화단 생활을 하고 있다. 원기9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유무념 조목은 '매일 영주 10독과 일원상서원문 3독하기'다.

이 조목을 정한 이유는 단원들의 입교시기와 공부정도가 다양하게 이뤄져 있고, 신입교도가 실천하기 쉬운 유무념을 먼저 생각하게 됐으며, 경계를 당했을 때 독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심신작용을 처리하는 습관을 길러 줌으로써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원들이 함께 한 목표는 '영주와 일원상서원문 독경'으로 정신을 통일하고 수행의 힘을 얻어 진리와 합일하는 원불교인으로 거듭나자. '상시일기 기재'와 '감각감상, 심신작용처리건 작성'으로 마음공부의 힘을 기르고 진급하는 생활을 하자는 것으로 정했다.

점검방법과 척도도 논의했다. 교화단 마음공부 책자를 이용해 주 1회 법회 후와 수요기도 후, 월 1회 단회시간, 그리고 각종 모임(합창, 봉사, 운동시간 등)이 있을 때 개인별 맞춤 점검을 한다. 또한 매일 저녁심고 시간 전 문자로 유무념 실행 및 기재를 독려했다.

내가 보낸 문자들을 보면, '음식하시느라 힘드셨죠? 몸은 고달퍼도 마음만은 기쁨 두 배. 보름달 보다 더 둥근 일원상을 품안에 ^^', '극락이 어딘고? 마음작용이 극락이지요. 오늘도 극락갑시다', '바람의 기운이 하루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리 마음은 어떤가요?', '낮에는 여름이더니 저녁엔 서늘한 가을이네요. 심신작용도 환절기에 맞춰 탄력있게∼', '원하는대로 되는 원불교, 마음공부도 원하는 대로∼∼' 등이다.

단원들의 유무념공부 진행 정도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독경했으면 유념, 안했으면 무념으로 그 실행여부만을 점검했으나, 점차 마음을 다해 독경하고 그 뜻을 체받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발전되고 있다. 또한 상시일기 기재를 힘들어 했으나 지금은 여행을 가든, 친지 방문을 하든 언제 어디서나 마음공부 책을 놓지 않는 열의와 정성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몇 명이 모이면 가쉽거리나 신변잡기로 시간을 보냈으나, 지금은 노는 시간이 있거나 공양을 준비하는 중에도 공부담을 교환하여 감정의 폭을 넓히고 문답감정을 통해 사리연구와 작업취사의 표준을 잡고 유무념공부를 생활화하는 기질변화를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

단원들 뿐만 아니라 단장인 내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나는 상시일기만 기재하던 것을 감각감상, 심신작용처리건도 작성하고, 유무념공부를 통해 마음의 힘이 길러져 역경이 왔을 때 원망심을 감사심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시부모님과 한집살이로 늘 가슴 한쪽이 짓눌려 있었는데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되었다.

교화단 공동유무념을 결정하면서 무엇보다 단원들이 힘들어 하지 않고 재미를 붙이면서도 대종사의 뜻을 새길 수 있는 유무념이 없을까 의논하다 영주, 일원상서원문 독경을 생각하게 됐고, 4개월 동안 조목을 바꾸지 않고 정진을 하면서도 내심 변화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단원들이 변화되고, 상시일기를 어떻게 기재해야 되는지 과외까지 받으며 정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경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됐다. 매일매일 유무념을 챙기게 하기 위하여 문자를 보내고 답을 받으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단원들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부족한 단장을 믿고 따라주는 단원들로 인해 분발심이 생겨나고 공부심 또한 향상되어 유무념공부의 최대 수혜자는 단장인 내가 아닐까 싶다. 영생을 나누는 도반으로, 보은단이라는 소중한 인연으로 함께 할 수 있음에 무한한 행복함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교화단 공동유무념으로
매일 영주10독과
일원상서원문 3독하기로 정했다.
단원을 챙기다보니
최대 수혜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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