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가 경기도 양주시 장포동에 있는 팔타원 황정신행의 별장(현 한국보육원)에서 요양 할 때의 일화를 이야기했다.

"내가 아파서 서울서 죽게 됐는데 한의나 양의나 다 죽는다고 하였다. 죽을 바에는 공기 좋은데 내던지자 해서 양주라는 곳에 가서 1년간 선(禪)을 하였다.

나보고 병이 낫는다고 고기를 낚으라 하는데 내가 죽어도 고기를 못 낚겠다고 하였다. 또 나 있는 곳에 고기를 사다 놓았다. 나도 갇혀서 병이 곤한데 물고기까지 그러느냐 가져가 버려라고 하였다. 그리고 날마다 산에 다녔다. 한 1년 다니는데 그때는 모든 것이 귀한 일제강점기 때라 약 한 첩, 사과 한 쪽, 복숭아 한 쪽 없고 단지 고추장 조금 먹는 것이 영약이었다. 고추장을 김치와 비벼서 먹고 혹 별찬을 먹는 것은 산에 가서 더덕 캐어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그때 밥 한 그릇을 못 다 먹을 때여서 내가 산중에 있으니 일곱 달 먹을 것을 황 선생(황정신행)이 주는데 내가 산에 있으니 총부나 서울서 사람들이 많이 와, 그래도 낮에는 하지감자 세 개, 아침에는 밥 좀 먹고, 저녁에는 죽 끓여 먹고 누가 오던지 평상시와 같았다. 여자들이 오면 꼭 그 만큼만 내주었다. 열이 오든지 스물이 오든지 죽 끓여서 먹을 정도로 내 놓았다. 하지감자가 영양이 별로 없어도 내가 양주에 갈 때 서울서는 굉장한 돈을 들여서 치료를 했는데 이곳에서는 돈 안 들이고 몸 근수도 늘고 처음에는 5분, 10분을 걷지 못했는데 나중에 7~8개월 되니 잡을 데만 있으면 올라갔다. 선보(禪步)로 간다. 이렇게 턱 갔다가 온다. 산은 참 복된 곳이다. 백 번 가도 백 번 다 환영한다. 맞아 준다. 아무리 친절한 일가라도 세 번만 보러 오면 저 사람이 무엇 하러 와 앉았을까 할 것인데 산은 1년을 있어도 반겨 준다. 뱀이나 산짐승을 두려워하는데 이거 너나 나나 같다. 네가 날 잡아 먹든지, 그 자리에 누워 버리면 비켜 간다. 밤에는 노루 사슴들이 와서 노래 부르면 나는 음미하였다.

내가 허리에 자극을 받고 폐에 자극을 받았는데 삼년 뒤에 나았다고 해서 고영순 박사한테 진단을 해 보니 놀래더라. 응고됐다고, 지금도 폐를 사진 찍으면 멍텅이가 되어 아무 것도 없다. 옛날에는 파스니 뭐 약도 없던 때라, 약 한 첩 안 먹고 다 나았다. 나는 큰 병 생기면 무서워 않는다. 나 혼자 보따리 하나 주면 나는 걱정할 것이 없다. 고추장만 있으면 더덕도 캐고 도라지도 캐고 산나물도 해서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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