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폭력사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군이 전우애와 군기(軍紀)가 약화된 가운데 내부 폭력에 시달리고 있어 참으로 큰 일이다. 이러고서야 일단 유사시 어찌 적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는가.

지난 4월 경기도 연천 육군 28사단에서 발생한 윤모 일병 사망 사건은 군내 구타와 가혹 행위 등 악습이 얼마나 뿌리 깊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 사건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와 집단 폭행으로 동료병사가 사망한 사건이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한 고귀한 군인의 생명이 자중지란으로 희생되다니 참으로 분노할 일이다. 그 부모는 지금 어떠한 심정일까. 자식을 군에 보내놓고 있는 부모들이 잠인들 편히 잘 수 있겠는가. 부모들의 걱정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 자식을 군에 보내야 할 처지에 있는 부모들은 지금 입영거부운동이라도 벌일 참이다.

오늘날 군부대내 폭력과 비인간적인 행태는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을 살상하는 전쟁수행 능력을 훈련하는 군의 특수성도 있지만 군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인간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군인들의 인간성이 별도로 따로 있다고 보지 않는다. 우리 국민성의 축소판이 군부대안의 인성이라 생각한다. 요즘 어린이나 청소년 교육 현장을 보라. 인성교육이 얼마나 경시되고 있는가.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이 팽배한 교육현장이고 보니 참다운 인성교육이 제대로 발붙일 수 있는가 말이다.

중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교에서 조차 왕따와 폭력이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성장과정을 겪은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군에 입대하니 그 버릇을 어찌 남에게 주겠는가. 군은 더구나 철저한 계급사회이고 보니 폭력성이 더 가중되고 비인간적인 행위가 손쉽게 숨어들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군대내 폭력 문제는 근본대책을 세워 하루속히 발본색원해야 한다. 동료들의 비인간적인 가혹행위에 앙심을 품게되면 지난 6월 강원도 고성 육군 22사단에서의 임병장 총기난사사건같은 엄청난 비극이 재발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부대내 폭력사태나 총기난사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군사회의 새로운 기풍 확립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이 나라 2세들을 키울 때에 가정과 학교에서 지식교육보다 인성교육을 한층 중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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