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유해물질 유입 가능성 정확하게 조사해야
산업단지, 공장 많아 유해물질 유입될
가능성 높은 특수성 반영하지 못해

▲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가 폐사한채 발견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제출한 칠곡보 물고기 폐사 상황보고서를 살펴보면 8일동안 폐사한 특정 어류 398마리를 수거 및 순찰했다고 밝혔다.

▲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
낙동강 칠곡보에서 물고기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대구 환경청을 포함해 국립환경과학원, 수자원공사, 낙동강 물환경 연구소 등 4개 기관이 원인을 분석했지만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 조사가 부실 조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은데, 자세한 이야기를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들어봤다.

- 낙동강 칠곡보에서 물고기 수백마리가 떼죽음 당했다고 하는데 어떤 종류이고 몇 마리인가.
환경부는 강준치라는 물고기가 7월21일부터 28일까지 400여 마리가 폐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9일에 칠곡군을 방문해보니 물가에 폐사된 물고기도 발견할 수 있었고, 31일 즈음에는 하류에서 20여마리가 죽은 채로 더 발견됐다. 멸종위기 어종인 백조어도 10여마리 이상 폐사됐다. 현실은 환경부의 발표와는 다르다.

- 애초의 발표에는 강준치만 죽었다고 했다. 강준치는 잉어과의 물고기인데, 특별히 이 종류만 죽은 이유가 있나.
아직까지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 환경부의 발표와는 다르게 백조어도 폐사체로 발견됐다. 이 때문에 다른 물고기들도 폐사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정밀조사를 통한 원인 밝히기에 노력해야 한다.

-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환경당국이 나서서 조사를 했는데, 원인불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환경단체에서는 부실 조사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어떤 이유인가.
2012년 10월에 금강에서 물고기 약 5만마리 이상이 폐사됐다. 낙동강은 약 5천5백여마리가 죽었다. 그때도 조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용존산소량이나 질병조사, 데이터분석, 전문가 자문 정도로만 조사를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주변에 산업단지, 공장들이 많아 유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더더욱 큰 문제는 환경부가 이렇게 큰 일에 대해 전혀 예산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관련기관에서 한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을 들은 정도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환경부가 직무유기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 환경당국은 '조사 기준을 정확히 지켰다'고 해명했는데, 어떻게 보나.
낙동강의 경우 인근의 산업단지에서 쓰고 있는 화학물질이 4만가지가 넘는다. 그리고 아주 미량이라도 유해성이 입증된 유해물질이 2천가지가 넘는다.
그러나 환경당국이 조사했다고 밝힌 물질은 50여 가지 뿐이었다. 이런 조사로 자신들이 충분한 조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 2012년에도 기초조사 후 정밀조사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하지 않았다. 2013년에는 간단한 기초조사와 전문가 10명과의 1회 회의에 지나지 않았다. 그 후 2014년 1월에 원인불명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

- 처음에 환경당국이 떼죽음 사실을 은폐하려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후에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추이를 지켜보려 했던 것이다'는 해명이 나왔다.
낙동강의 경우, 인근의 1300만명의 국민이 먹는 물로 이용하는 곳이다. 그런데 수십마리가 죽었다고 해서 별 일 아니라는 식의 자세를 보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생명과 안전이 달려있는 문제인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대처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어류폐사 문제는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투입되어야 하고 폐사체나 하천수를 정밀조사해야 할 문제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부족한 대처를 보인 것이다.

- 뒤늦게 29일 원인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결과가 나왔나.
일부는 나왔고 일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부가 주장하는 조사는 기초조사에 지나지 않는다. 정밀조사, 원인조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한계가 많다.

- 왜 정밀조사를 하지 않을까.
어류폐사의 경우, 강물이 흘러가기 때문에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흘러가버린 후에 아무리 조사를 잘 한다고 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미 시기를 놓쳐버린 데 대한 변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 대구경북녹색연합과 환경단체에서는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강 주변에 있는 산업단지나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유입됐을 가능성이다. 최근에도 폐산 25톤을 무단방류한 일을 관계당국에서 적발한 일도 있다. 이런 사례를 봤을 때 국민들이 먹는 낙동강 물에 유해물질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환경부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정확하고 정밀한 조사를 하고, 장·단기적인 계획을 세워 국민들이 안심하고 강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

자료제공/원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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