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도님과 기도생활 얘기를 나누었다. 그분은 큰 경계를 만나서 힘들 때에는 정말 심고와 기도가 시시때때로 잘 모셔졌는데, 한고비를 넘기니, 그 마음이 약해지고 기도가 오롯하게 모셔지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아직도 초보이고, 공부가 멀었다고 자책했다. 이럴 때 교도님, 우리 교화단원에게 어떻게 교법에 맞는 문답감정을 해야 할까?

나는 "저도 그렇더라고요" 하고 함께 웃었다. 그럴 때가 있는 게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의 변화를 자책하고, 아직도 멀었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가 "괴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경계가 될 수 있다.

그 교도님께 정전 심고와 기도 중에 '즐거운 일을 당할 때에는', '괴로운 일을 당할 때에는'등등, '당할 때'를 마음작용의 원리에 맞춰서 공부해 보자고 했다.

큰 어려움의 경계를 당해서 간절한 마음은 '역경을 당할 때'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한고비 지나고 살짝 마음이 나태해지는 것은 '순경을 당할 때'라고 볼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그 때 그 때에 맞는 맞춤복 심고와 기도법을 가르쳐주셨다.

우리는 늘 경전, 특히 정전을 가까이 하면서 글로 읽고 마음에 새기며, 몸으로 실천하여 소태산 대종사의 법신을 만나야 한다. 대종사의 법신을 만나는 체험을 감각감상으로 기재한 교도님을 만나본다.

"〈정전〉에는 '~당할 때에는'이라고 분명히 써 있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내가 하던 일이 잘 되어 즐거울 때, '아이고 사은님 감사합니다'하는 게 심고와 기도구나. 내가 동료한테 실수해서 마음이 괴로울 때 '아, 정말 정말 미안하다'라는 마음이 심고이며 기도구나. 나는 조석 심고할 때에 즐거운 일이나 괴로운 일을 당한 걸 찾아서 조석심고 기도문에 넣으라는 말씀인 줄 알았는데, 그냥 즐거운 일을 당할 때에는 감사를 올리고, 괴로운 일을 당할 때에는 사죄를 올리라고 하셨구나! 즐거운 일을 당할 때에 감사를 올리지 않으면 해생어은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괴로운 일을 당할 때에 사죄를 올리면 은생어해가 될 수도 있으니 심고와 기도에 이렇게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구나."

이 교도님의 감각감상 체험을 읽으면서 정말 환희심이 나는 것을 느꼈다. '심고와 기도' 원문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자력과 타력이 아울러 필요하나니~'가 이렇게 확인되는 것이구나 싶었다.

'조석심고 시간에만 따로 하는 것이 아니구나. 그 때마다 맞게 심고와 기도의 심경으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는 것이구나. 이렇게 각자 각자 응용할 수 있는 것이구나!'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재가·출가, 교도·비교도, 남녀, 노소, 선악, 귀천을 막론하고 교법을 열어놓으셨다. 교도님의 공부자료를 통해 내 마음이 밝아지는 것을 보면서, '"내 법은 공전(公傳)이다" 하신 게 바로 이 뜻이구나'를 확인했다.

/과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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