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당 정전공부중인 참가자들.

대하는 모든 상대 일원상과 부처로 보는 공부

 

여름 햇볕이 따가운 날, 부산 남산교당으로 향했다. 도시의 아스팔트는 오전임에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평일 오전 법회가 내심 반가웠다. 도심 속에 잘 가꾸어진 자연을 보니 이곳을 가꾸는 사람의 정성과 함께 공부하는 이들의 행복감이 느껴졌다.

선, 염불, 〈정전〉공부
남산교당에는 매주 수요법회가 열린다. 오전10시~11시30분까지 진행되는 법회는 참가자에게 생활 속에서 일원상 마음을 떠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제시한다. 교도에게 정진 적공의 시간이었던 수요법회는 원기97년 황덕경 교무가 부임한 뒤 활기가 더해졌다. 참가자들은 100년성업기도, 좌선, 염불, 경전봉독, 대적공실, 〈정전〉연마를 하며 행복한 신앙인, 수행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7월23일 소법당에 자리한 교도들은 황 교무의 사회로 법회를 시작했다. 이날 23번째 반백일 정진기도를 시행한 이들은 일원상서원문 3독, 반야심경, 참회게 21독의 독경으로 순역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켰다. 황 교무는 "평소 100년성업기도와 선과 염불을 30분 가량했다면 오늘은 참회의 의미로 참회게를 많이 했다"며 "단순한 잘못을 참회하기보다 교도들이 모든 대상을 일원상과 처처불상과 사사불공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참회한 것이다"고 밝혔다. 교도들이 자신이 대하는 사물과 상대방에 대해 부처로 보지 못하고 신앙하지 못함을 참회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종사께서 내주신 이 법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바르게 전해져 바르게 사용되길 바란다는 사명감으로 지도하고 있다"며 "교도들이 일원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상대를 일원상으로 보고 신앙 수행할 때 모든 고통과 공부는 끝난다"고 설명했다. 즉 우리의 삶이 힘든 이유는 상대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정확하게 몰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상대를 부처와 일원상으로 보고 신앙·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상대를 일원상으로 본다는 것은 상대와 내가 둘이 아니고 원래 하나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며 "상대의 모습이 내 모습이라는 것을 알면 상대의 흉이 보이는 것에서 벗어나고, 상대의 나타나는 모습과 나타나지 않는 모습에 치우치지 않아 내 마음에 자성의 정·혜·계, 삼대력이 세워져 상대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요란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모든 존재를 우주만유의 본원인 일원으로 보지 않고 내 관념과 상으로 볼 때 요란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를 일원상, 처처불상·사사불공으로 본다는 것은 모든 존재의 나타남 속에 있는 텅 빈 모습을 함께 본다는 것이다"며 "대종사님 법은 내가 상대를 일원상으로 보는 순간 나도 일원상이 되고, 둘은 본래 같은 모습이니, 나를 바로 세워 상대도 부처로 믿는 것이 신앙이고 그것이 수행이다"고 강조했다.

처처불상·사사불공, 무시선·무처선
〈정전〉공부시간, 황 교무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에 대해 설교했다. 그는 "일원상을 마음에 모시게 되면 계문과 솔성요론이 자연적으로 지켜진다"며 "상대를 내 자식, 내 형제로 여기면 살생을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자식의 과실을 말하지 않고, 자식의 것을 도둑질 하지 않고 언제나 따뜻한 자리, 편안한 자리를 권하는데 이는 자식이 바로 분신이고 자신임을 아는 것이다"며 "마음공부를 모르지만 실천하고 있으며 어머니의 마음이 바로 일원상 마음이다"고 전했다.

그가 "일원상이 뭡니까?"라고 묻자 참가자들은 '우주만유의 본원, 일체중생의 본원이다'고 답했다. 그는 "언어에 얽매이기보다 '이게 우주만유의 본원이다'고 내놓아야 한다"며 "내가 한마음을 챙겼을 때 그 상태가 입정처로 그게 바로 이 세상 우주만유의 본원이다. 어떤 것을 보더라도 입정처의 그 마음을 챙기고, 대소유무의 소를 변화시킬 때는 상생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우주만유는 나와 인연되어 나타나고, 미운사람도 일원상이고 언어도단의 입정처, 대소유무다"며 "대종사님 법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경계가 왔을 때 그 사람을 일원상으로 신앙하고 나를 공부시키는 존재로 아는 것이다. 이것이 힘들지만 '생활의 달인들'도 오랜 세월 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갈고 닦은 결과이니 우리도 이 공부를 계속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종사는 30계문과 솔성요론으로 자신이 하루 종일 접한 경계를 일원상으로 봤는지, 못 봤는지 점검해 모든 존재를 일원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며 "언어도단의 입정처 공부는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 치우치지 않고 두렷한 마음으로 너와 내가 하나 되어 지혜를 길러 복을 짓고 복을 받는 공부다"고 전했다. 처처불상·사사불공으로 알고 대하는 순간 무시선·무처선이 되어 행복한 생활이 된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내가 먼저 부처가 되고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본 가족, 며느리도 부처로 변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상대를 부처로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골목이 더러워지면 그 사람을 찾아서 응징하려 했는데 이제는 더러운 것을 보는 순간 빨리 치운다, 타인에게 모자라는 부분을 챙겨주면 나한테 더 많은 복된 일이 온다는 것을 체험했다, 강의 후 깨달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데 알고 보니 참석자 모두 울고 있었다" 등의 공부 소득을 전했다. 이들을 만나고 한여름 무더위가 잠시 사라졌다. 깨달음의 소식은 늘 상쾌하고 시원한 기분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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