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성업, 생생약동한 교당스테이로

▲ 서울교당 교도들이 일요예회 후 법당에 모여 서울교당 90년사 발간을 위한 사진전시회 준비를 하고 있다.

오전11시가 되면 어김없이 교도들의 핸드폰에선 알람이 울린다. 지난해부터 100년성업 4정진운동으로 시작한 '1일1분선(禪)' 공동유무념이 완전히 정착된 것이다. 이젠 '1일 10분선운동' 재미에 흠뻑 빠져있는 서울교당이다.

100년성업 서울교당90년사 발간
소태산대종사는 원기9년(1924) 서울로 상경해 새회상 전진기지로 활용할 터전을 물색함과 동시에 창립인연들을 규합했다. 원기11년 창신동에 교당이 설립된 후, 원기31년 현 위치에서 용산시대를 열었다. 원기94년 용산하이원빌리지와 함께 신축봉불한지 6년이 흐른 지금, 서울교당은 이제 수도권 교화의 산실로 완연히 도약하고 있다.

박성연 교무는 100년성업을 앞두고 서울교당에 부임했을 때 "'내게 주신 진리의 소명이 무엇일까?' 궁구한 끝에 그 답을 얻었다"며 "소태산대종사의 성적지요, 역대 스승들과 공부심 장한 재가교도들의 살아있는 역사를 '서울교당 90년사'로 담아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교당 옛터 돌아보기'로 성적과 교당 역사를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해마다 갖고 있다.

이법선 90년사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보다 충실한 사료수집이 필요했고, '서울교화'란 큰 틀에서 조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늦춰졌다"며 "개교100년 보은사업인 만큼 초기교단사로부터 용산시대 교화까지 도도한 맥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교도들은 교당스테이를 통해 교당에 대한 사랑과 공부심이 깊어가고 있다.


가족 릴레이기도, 교당 향한 마음 모아
박 교무는 부임한 즉시 회장단 7인과 함께 영산성지 삼밭재에서 100년성업기도 결재 봉고를 올렸다. 이어 연말·연초 100일기도를 시작해 1000여 명이 넘는 기도인이 참여했고, 기도비 일체를 성업봉찬 성금으로 동참케 했다. 성업기도가 '가족 릴레이 정진기도'로 이어지면서 교도들의 마음이 교당으로, 공부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이명신 교도는 "릴레이기도를 하면서 가족들이 교당에 오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자녀들이 직접 경종과 목탁을 치며 주례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 가장 뿌듯했다"며 "기도는 교도들의 마음에 '공부해야 주인된다'는 의식을 굳게 심어줬다"고 전했다.

박 교무는 "기도가 교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각개교절 이전 법회를 가족초대법회로, 이후에는 단별, 개인별로 교리암송대회를 열어 공부의 깊이를 더했다"며 "97년에는 일원상편, 98년에는 삼학편을, 올해에는 독경암송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08배를 100일간 지속하면 10800배를 하는 것이고, 일원상서원문을 하루 10독하면 100일간 1000독을 하는 것이며, 영주를 하루 100송하면 100일간 10000송을 하는 것이다"며 교도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했다.

교당스테이, 수행심 깊게 해
기도운동이 마음을 모으는 터닦기라면, 교당스테이를 통한 법의 훈련은 교도들이 갈구했던 공부의 깊이를 더하게 했다. 지난해부터 단별로 실행된 1박2일 교당체험은 연말평가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얻었고, 교당을 향한 주인의식을 갖게 했다.

황중환 교도부회장은 "그동안 말로만 주인이었는데, 교당 지하에도 가보고, 창고와 생활관 등을 돌아다니며 공가의 살림을 알아가니 교당에 대한 사랑이 절로 생겼다"며 "더불어 개인별 맞춤형 유무념공부를 지도받게 되고, 교도 상호간에도 깊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법연이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교당스테이는 오후 6시30분 집결해 교당에서 마련한 선복을 갈아입음으로써 외부와의 단절을 가진다. 이어 '우리교당 알아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마음을 진리의 마음으로', '우리들의 하루는'으로 첫째날을 마감하고, 둘째날에는 '우리들의 본래마음과 합일하기', '1일 교당체험을 마치며'를 작성한 후 교당체험을 마친다.

올해에는 11과목 훈련을 통한 단장단·남성단·여성단훈련으로 한 단계 특화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서울교당의 또 하나 새로운 꿈은 훈련동을 마련해 지속적인 교당스테이 공간을 확보하고 도심 속 선방과 문화의 장으로까지 활용하고자 한다.

▲ 법인절을 맞아 각자의 법명 3행시와 백지혈인도를 9인선진 사진과 함께 교당 입구에 전시했다.

4축2재와 지역교화에 최선을 다해
박 교무는 "법인절, 대각개교절 등 4축2재는 교역자 마음이 먼저 살아날 때 간절한 신앙행위로 나타남을 절감했다"며 "지난해에는 '법명으로 거듭나기'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의 공명인 법명의 의미를 새기게 했다. 각자 지장을 찍은 '백지혈인도'와 '법명 3행시'를 교당입구에 하트모양으로 전시하니 교도들 마음에 법열이 차 올랐다"고 회고했다. 올해에는 당시 9인선진들의 기도문을 함께 외우고, '한줄 법인메시지'를 개인별 깃발에 써서 9인봉 꽃꽂이 위에 꼿음으로써 인류를 위해 기도 올린 9인의 사무여한의 정신을 체받게 할 예정이다.

지역교화는 여전히 어렵다. 그럼에도 대각개교절을 기해 매년 쌀 보내기 운동으로 20킬로 100포를 한강로 동사무소에 전달하고, 지역 어르신들 야유회와 반찬봉사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김은원 봉공회장은 "13가구에 반찬봉사를 하고 있는데, 원불교 반찬이 가장 인기있다"며 "매달 3번째 금요일 교도들이 모여 정성껏 만든 반찬을 받고 기뻐하는 주민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교화동력, 서울교당
서울교당은 '서울교화 선도하는 활기찬 서울교당', '도전 63단, 비상 서울교당'의 비전으로, Action 교법실천으로 참된 나를 찾는 교당, Happiness 행복한 일원가정을 만드는 교당, Fun 재미있고 웃음이 가득한 교당, Dream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는 교당, Share 지역사회와 은혜를 나누는 교당을 지향하고 있다.

윤형석 교화협의회 회장은 "지금과 같이 공부심이 충만한 분위기가 서울교당의 저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교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며 "교화협의회에서는 지난달의 행사 리뷰를 통해 정확한 평가와 성공· 실패요인을 분석하며, 향후 행사들에 대한 철저한 준비과정을 논의하는 공의체제로 집단지성이 발현되고 있다"고 말해 그동안 교당비전 구축에 교도들의 내면의 소리를 끌어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설명했다.

김우정 교도회장은 "서울교당은 재가출가가 한마음 한뜻이다. 그 자체가 교화동력이다. 박성연·이용원·김상은 교무와 최혜명 간사까지 너무 감사하다"며 "열정과 공부심 장한 교역자들과 함께 수도권교화에 초석이 되겠다는 의지로 전 교도의 마음이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기도와 훈련의 기쁨을 표했다.

서울지역 최초의 교당이자 수도권 교화 시원인 서울교당, 어느덧 '망백(望百)'을 바라보는 89년의 역사가 교당 앞 은행나무처럼 높고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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