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객 특성화 교화, 틈새시장 관심 필요

주 5일제로 가족간 레저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교당 특성화와 관광객 교화라는 주제로, 1주는 관광객 교화 사례와 비전에 대해서, 2주는 교단 내 성지순례 관광에 대한 분석, 3주는 해외교당들의 관광교화 및 어학연수를 겸한 교화 사례와 현황 분석, 4주는 관광지 교당 교무들의 마인드와 관광교화에 대한 비전을 게재한다.

▲ 미주동부교구 맨하탄교당에서는 매주 일요일 영어로 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의 교당들은 해외교화 80년에 접어든 현재도 '평지조산'이라 할 만큼 많은 면에서 열악하다. 각 나라의 국민들에게 전법전수하는 교화는 차지하고라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 민족성, 가치관, 생활수준, 전통, 문화만 익히는 것도 적지 않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쉽지 않는 일은 스스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국내에서도 5·6급지 교당이 경제적 자립을 하기란 정말 쉽지 않는 일로 어느 교무가 '방언공사 한다는 심정'이란 말이 과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하물며 언어와 생활양식부터 다른 해외는 오죽할까!

이러한 해외 특성상 우리는 해외 교당들의 '교화 이전의 문제' 즉 현지 적응 및 경제적 문제 해결의 차원에서 관광객 또는 하숙집 운영이 이뤄진다는 것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해외교당 가운데 관광 및 하숙업 형태로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는 대표적인 해외 교당들을 살펴보았다.

해외교화 역사가 깊은 곳, 미국
미국은 해외 교당 가운데 가장 많은 교당들이 분포해 있는 곳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비교적 교민들을 중심으로 한 교화활동이 활발히 진행돼 왔고, 현지인 교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왔다.

이와 더불어 예전부터 미국은 국내에서 어학연수나 유학으로 손꼽히는 나라에 속한다. 유학생 정보를 관할하는 미국 이민 세관집행국(ICE)에 따르면 F-1(일반유학)이나 M-1(직업학교) 비자로 체류 중인 한국인은 2014년 2분기 기준으로 8만3902명이다. 중국 27만명, 인도 11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유학생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와이교당 안자은 교무는 "주로 어학연수생들이 많다. 처음에는 교도나 교도 자녀 중심으로 받아왔다. 이후 일반인들을 받기 시작해 지금은 그들이 하숙생의 중심이 됐다"며 "기존의 하숙했던 학생들이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에 좋은 평을 써서 그것을 보고 찾아온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어학 연수생들이라 얼마 있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도로 만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어학연수 특성상 얼마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에 학업에 바쁜 그들이 종교에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는 일이라는 것이다.

맨하탄교당은 원불교 교도 중심으로 하숙생을 받는다. 박도연 교무는 "하숙에 대한 문의가 오면 아무나 받지 않고 원불교인 중심으로 받고 있다"며 "설사 원불교인이 아닐지라도 법회참석, 아침 청소 등 조건을 설명하고 합의가 될 때 하숙생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숙생들에게 교당이 인기 있는 것은 맨하탄에서 저렴한 하숙비로 이와 같은 시설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어로 진행되는 일요법회에 대해 박 교무는 "영어로 법회를 보니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며 "현지인들과 함께 법회를 보고 또 외부활동 많이 하다 보니 교화적으로 원불교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이 하숙생들에게도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교법에 대한 호감으로 교당을 직접 찾아와서 하숙생으로 인연이 된 사례도 있다. 워싱톤교당에서 하숙하는 최동욱 씨는 대학에서 전공을 준비하면서 〈원불교 전서〉를 열람하고 대종경 '박람회(불지품19장) 법문'에 큰 감동을 받아 교당을 직접 찾게 됐다. 그는 "원불교 웹사이트를 통해 워싱톤교당을 알게 되었고 교무님들과 만남, 그리고 원불교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여쭈는 기회를 가졌다"며 "지난 12월 학사과정을 마치고 졸업하면서 워싱턴 DC의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에서 통번역 및 연구 인턴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교당 하숙생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숙업은 인연이 된 유학생이나 어학 연수생들에게 원불교를 잘 알리는 좋은 교화 수단이 되면서도, 원불교를 찾아온 새로운 인연을 수용할 수 있는 좋은 보금자리 역할도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 워싱턴교당에서 하숙하는 최동욱 씨는 워싱턴의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에서 근무중이다.

세계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프랑스
프랑스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나라로 기록될 정도로 관광객 유치율이 매우 높은 나라이다. 스위스 일간지 '르 마탱'은 프랑스 재무부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외국인 8470만 명이 프랑스를 방문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한 프랑스를 찾는 한국 방문객은 연간 28만명 정도로 매년 7~8%가량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파리교당 김신원 교무는 "교당에 배낭여행객들이 항상 많이 찾아온다"며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숙박비를 헌공금 형식으로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고 상황을 밝혔다. 이어 그는 "배낭여행객 중에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하지만 그들 가운데 '교당이 이렇게 생겼구나'하고 원불교에 대해 알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율적인 숙박요금 때문에 찾는 사람도 있지만 원불교를 알고 가는 방문객들도 있어 간접 교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파리교당은 1994년부터 시작한 하숙의 역사가 벌써 10년째 접어들 정도로 오래됐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입교한 하숙생 숫자도 17명이나 됐다. 김 교무는 "대부분 교도 자녀들로 입교를 안 한 상태에서 불문과 교환학생으로 많이 왔다"며 "좌선까지는 아니더라도 법회참석과 청소는 하도록 한다"며 "나중에는 학생들이 먼저 교당에 무슨 일 있으면 같이하고, 음식도 함께 만들고 한다. 우리가 학생들을 식구처럼 대하다 보니 말 그대로 식구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당내 지켜야 하는 것들이 많아 처음에 당사자들이 불편했지만 부모들은 오히려 안심한다. 비교도인 부모들도 그런 소문을 듣고 여기로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리교당은 관광객들을 통한 간접교화, 그리고 가족처럼 보살피는 유학생들을 통해 끊임없이 교화를 실천해 오고 있다.

중국, 종교 규제 속 큰 역할
중국정부의 규제로 활발한 종교 활동을 못하지만, 하숙업은 경제 해결과 동시에 또 다른 간접교화로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교당 김성희 교무는 "작년까지 중학생이 하숙했고, 지금은 군법무사가 청화대를 다니며 하숙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교화보다는 교당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이것을 통해 교당 교화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도교당 박현진 교무는 "하숙하는 학생들에게 잘 하는 것이 교화하는 것이다"며 "작년에 비교도의 자녀였는데 여기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다 이루어 그 학생과 부모가 매우 기뻐했다. 이 역시 원불교에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교당에 대한 관심 필요
관광객을 통한 특성화 교화는 맨하탄교당이나 워싱턴교당처럼 현지교민과 현지인 교화와 더불어 병행될 때 더욱 상생효과를 일으킨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력수급과 재정적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관광객들을 겨냥한 전략적 교화 지침이 필요하기도 하다.

'세계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광과 유학 등이 자유로워지면서 이들을 교화할 수 있는 틈새시장은 점점 넓어져가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흐름을 지금이라도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를 좀 더 넓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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