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는 공부가 최상의 공부죠"

아침, 저녁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가을이 가까워졌음을 알리고 있다. 대구 중심가에 위치한 수성하이츠 아파트에 들어서자 수성교당 홍경덕(67·洪慶德) 교도가 반겼다.

친정어머니의 연원으로 입교한 그는 정년퇴직 후 신앙생활에 매진했다. 밝은 거실 중앙에는 그가 사용하는 책상이 있었다. 그 위에 교화단 마음공부와 교화단 상시·정기일기책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그는 원기96년부터 교화단 마음공부, 교화단 상시·정기일기, 은혜와 감사노트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기재하며 공부하고 있었다.

"원기98년에 1~6월, 6~12월 발행된 책자는 여러 가지로 활용하고 공부하기에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월별로 교화단 마음공부 책자가 따로 나와 불편합니다. 교전공부계획표가 없고 감각감상 등 일기를 기재할 칸이 많이 없습니다."

〈정전〉을 봉독해 온 그는 98년 교화단 책자의 정전봉독진도표를 따로 복사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교화단 책자를 펼치니 지난 4년간의 신앙, 수행 생활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감각감상과 일기를 적을 공간이 부족하면 첨지를 붙여 내용을 더했다. 정성과 챙기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매일 새벽4시50분에 일어나 원음방송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새벽5~7시까지 성지의 아침, 라디오 전서, 이성택교무의 강의까지 듣기만 해도 공부가 됩니다. 자녀들과 해외여행을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듣습니다."

교단에서 다양한 책자를 제공하니 게으른 마음이 나다가도 공부하게 된다는 홍교도. 그는 교화단 상시일기와 교화단 마음공부가 따로 있는데 한 권으로 합쳐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성실한 교도생활로 그는 지난해 교당에서 활불상, 연원상, 성불상을 받았다. 그가 속한 보은단은 교화단 활동상을 받았다.

"교화단 마음공부를 기재하다 보면 나쁜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고 바른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가위표 치기 싫어 하나라도 더 실천하게 되지요. 마음일기도 계속 적다 보면 문장력도 늘어납니다. 이런 책자를 활용하지 않는 교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알찬 교도생활로 전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저녁 기도까지 헛되게 보내는 시간도 줄었다. 대구 동명마음공부대학 1기생인 그는 대구원음합창단 등 교단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훈련을 빠지지 않는다.

"나의 유무념은 교화단 마음공부 책자대로 실천하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내가 계획한 일은 모든 일에 중도 포기 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병이 나면 모를까'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 실천할 것입니다."

그가 현재 기재하는 8월 교화단 마음공부를 펼쳐보았다. 백년공동유무념의 1분선 1분 기도란에는 성지의 아침, 기도, 염불, 좌선이 자신성업봉찬란에는 성지의 아침, 기도, 라디오 전서, 저녁기도가 교화대불공란에는 일요법회출석, 단원기도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확행'은 일요법회 출석을 확실하게 한다는 의미다. 개인유무념란에도 유무념 성업일기, 원음방송 월초기도, 일요법회, 교당월초기도, 교전봉독(라디오 전서 새벽6~7시 매주 일요일 제외) 등이 기록돼 있었다. 교화단 마음공부 책만 봐도 그의 마음공부 실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42년간 초등학교 교직원으로 살아온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황조근정훈장 등 학교 시책을 우수하게 수행해 많은 상을 받았다. 교장 재직 시절에도 학교를 비우면 안된다는 생각에 해외여행 한 번 가지 않았다. 언제나 남에게 시키지 않고 직접 일했다. 때로는 옥상에 갔다가 교감과 부장 선생님들이 퇴근한 뒤 내려가 일한 적도 많았다. 미련 없이 후회 없이 근무했던 그가 자녀 교육법을 충고했다.

"자녀를 잘 키우려면 나쁜 행동을 할 때는 호되게 꾸짖고, 잘했을 때는 많이 칭찬해줘야 합니다. 부모로서 자녀가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인성교육을 위주로 하고, 절대 과잉보호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올해 초 남편이 열반한 그는 막내딸 가족과 살림을 합쳤다. 유치원에서 손자가 돌아오면 함께 독서를 하는 등 즐겁게 보낸다. 슬하의 3남매 모두 박사학위를 취득,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교단의 마음공부가 세상 무엇보다 최고의 공부라고 여기는 그는 교화단 마음공부 기재를 통해 교법을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다. 좋은 강의도 듣기만 하면 잊어버리지만 마음일기, 상시일기를 적고 계문을 표시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진급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 세상의 어떤 공부보다 최상의 공부입니다. 정말 해보면 참 좋아요.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가치 있는 공부지요. 교도라면 교화단 마음 일기를 적고 실천하길 바랍니다. 교화단 마음공부 기재가 교도에게 보편화되면 좋겠습니다." 그가 힘줘 말했다.

교화단 마음공부 실천 기재가 유무념
원음방송으로 일과 시작, 은혜와 감사노트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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