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선의 뿌리와 정체성 정밀하게 담아

〈수심정경〉은 그동안 주로 원불교학회에서 초기교서 연구의 일환으로 도교적 연원서로 연구되어 왔으나 학자들 간에 〈수심정경〉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가 많았다. 이 경은 원불교 선법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도가 내련의 극절한 수련법으로 초학인에게는 권하지 않는 수련서로 원불교 선 공부를 많이 한 뒤에 하는 참고 경 정도로 인식되어 왔다.

원불교 선은 삼학병진선법
이 선법은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 종사가 제정한 선법이다. 삼학병진 선법은 선불교의 정혜쌍수의 선법에 맥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유가의 정정수행(신유학의 태극도설의 정정수행)과 도가의 내련법을 융합하여 창제한 선법으로 본다(졸저, 수심정경 연구 참조).

〈수심정경〉 원불교학 교과과정으로
이로써 보면 이제는 원불교학 교과과정에 반드시 이수과목으로 넣어야 된다고 본다. 또한 원불교 교법을 신앙 수행하는 교도라면 이 경을 깊이 있게 연마하여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러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경은 좌선의 원리와 실제, 무시선의 원리와 실제를 아주 자상히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어 〈정전〉 수행편에 있는 좌선과 무시선의 보충교서로 반드시 읽어야 될 경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경을 빼놓고 원불교 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기는 어렵다.

정산종사의 선 수행 목표
앞에 밝힌 바와 같이 정산 종사는 <수심정경> 총명강요장에서 선 수행의 목표를 지혜총명·솔성수도·생사해탈·육도자유·신통묘술에 두고 있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대승의 정정 공부인 삼학병진 선으로 해야 한다고 하였다. 삼학병진 선은 내정정 외정정 공부의 대승적 삼학병진 선법이다.

<수양연구요론>에서 "인생의 요도는 수양에 있고 수양의 목적은 연구에 있고, 연구의 목적은 취사에 있다"고 하여 공적영지의 자성광명을 밝히는 공부와, 인과보응의 이치 따라 자신과 가정과 사회 국가를 성공시키는 연구 취사의 길로 복과 혜를 함께 닦는 길을 열어주었다.

교단은 정산종사의 〈원통(圓統)〉 경전과 〈수심정경〉 제정의 염원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다.

〈원통(圓統)〉과 제 종교 통합경전
정산종사는 일원의 원리로 유·불·도 삼교와 기타 종교를 통합한 〈원통〉의 경전 구상과 〈수심정경〉을 제정하여 원불교 보충교서로 사용하고자 했다.

정산종사는 교재정비의 간절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원통(圓統) 두 자를 써 놓으라. 유·불·도 삼교와 기타 종교를 통합하여 한 경전을 만들려 한다. 〈수심정경〉도 써 두어라"(〈한울안 한이치에〉 제6장 돌아오는 세상, 69절)고 했다. 정산종사는 〈수심정경〉을 선서로 아주 중시하였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정산종사의 뜻을 받들어 정화사(正化社)가 그 일을 추진해오다가 정산종사 열반 직후 원기47년 2월21일 임시수위단회에서 〈원불교 교전〉발간과 더불어 〈원불교요전〉발간에 관한 건을 논의했다. 〈원불교요전〉은 〈불교요전佛敎要典〉 〈도교요전道敎要典〉 〈유교요전儒敎要典〉 〈기독교요전基督敎要典〉 〈한국신흥종교요전韓國新興宗敎要典〉으로 편수하여 원불교 보충교서로 간행코자 하였다. 그 내용은 종전의 〈근행법〉 제 2부 '불교요목'과 종전의 〈정전〉 2권, 3권에 편입한 경론과 유·선·기(基) 및 한국 신흥종교의 경전 중에서 정선한 '제교요목'을 합편하여 보조경전을 엮되 서명은 〈원불교요전〉으로 하고자 했다. 〈원불교요전〉 편차는 제 일권 불교요전 제1 불교요목(전근행법 제 2부), 제2 〈금강경金剛經〉 내지 (前 정전 2권, 3권 전제 또는 초제) 제4 휴휴암좌선문. 제 2권 〈제교요전〉 제1 도교요전, 제2 유교요전, 제3 기독교요전, 제4 한국신흥종교요전이다. (원불교교고총간6권, 303쪽)

〈수심정경〉의 현대적 의미
그러나 그 후 경전 결집과정에서 〈원불교요전〉은 〈불조요경〉에 국한되어 간행되고, 도교요전, 유교요전, 기독교요전, 한국신흥종교요전 등은 발행되지 못해 숙제로 남아있다. 다행한 것은 이 보충교서의 요지가 〈대산종사 법어〉 5권 여래장에서 참고 경서들이 소개되어 있고, 그 대략을 밝히고 있다.

원불교는 불법을 주체로 교법이 제정되었지만 모든 종교의 교지를 통합한 일원상을 종지로 유·불·도와 기타 종교의 교리를 융합한 교법이다(대종경 교의편). 그러므로 정산종사는 사대경륜 가운데 제일 먼저 교재 정비를 하면서 〈교전〉과 더불어 이를 보충할 〈원불교요전〉 제정을 하고자 하였다고 본다.

정산종사는 〈원통〉의 요경을 편수하는데 〈수심정경〉도 중요한 경으로 삼고 있다. 이는 무극 태극의 도로 유·불·도를 융합하여 후천의 정신개벽을 열은 수운과 증산의 도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제법주 정산종사, 〈원불교 요전〉 만들고자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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