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매우 다양하고 포괄적이며 모든 인위적 행태를 통합한다. 인간생활의 전개과정, 사회구조의 발전과정까지 모든 범위가 문화이다.

한편 문명은 이러한 문화의 물질적 발전과정을 총칭한다. 문명은 미래사회가 어떠한 문화과정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문명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신앙 공동체인 종교도 자칫 문화인식적 모순에 의해 수많은 갈등과 집단적 이기주의가 생성되며 치명적인 문명적 오류를 생성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원불교100년 이후 미래 탈종교화시대에 어떠한 종교적 대응을 할 것인가, 원불교도 예외는 아니다. 좀 더 거시적인 문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며 이유이다.

원불교문화의 형성시점은 일제 강점기시대 사회적 배경에서부터 시작되며 불교문화와 유교문화 등이 혼합되어 과거적 요소와 충돌하며 원불교 본질의 문화행태로 형성되어 왔으나 역사적 시간성의 한계로 인해 정제된 원불교문화의 기반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따라서 원불교100년 이후는 우선적으로 원불교문화의 구축방식이 매우 절제되고 시스템적으로 정제화해야 한다. 종교는 매우 정제된 문화현상의 대표적 산물이기 때문이며 문명적 오류를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원불교 외적으로 보면 탈종교화시대에는 원불교의 성장속도보다 문명사회의 성장속도가 훨씬 가속력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원불교문화다움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양극화 해결과정이 제시되어야 한다. 내적으로는 예컨데 불교문화, 유교문화는 보편적 가치로 인식하지만 원불교문화는 왜 생활문화적 보편적 가치로 이해되지 못하는가. 원불교 의장문화, 공간문화, 예식문화가 생활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이 문제인가. 한마디로 원불교 100년의 역사동안 신생 종교적 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임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시대성과 현실성을 인정하며 타 집단과도 공유하고 점진적으로 '원불교문화다움'의 잠재적 가치를 담론화해야 한다.

교단 정책적으로는 원불교 초기 교단 제1대는 원불교문화와 일본문화의 영향, 제2대는 원불교문화의 모색으로 문화정책이 미약했지만 교단 제3대 제3회 설계에서 비전의 실행을 통해 원불교문화정책을 강화하고 미래 탈종교화시대의 중심문화현상으로 자리잡게 하는 원동력을 도출시켜야 한다. 우선 문화정책의 지속가능함을 위해 현재 문화총괄조직인 문화사회부 기능의 전문화와 효율화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업무의 양적 팽창에 대비하여 역할분담을 세분화하고 전문집단의 특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정무기능 중심의 문화정책구조는 문명적 오류를 간과할 수도 있다.

끝으로 문화정책 혁신을 통해 대사회적 가치실현체계를 확고히 해야 한다. 원불교100년기념대회는 원불교인의 기념행사인가, 대사회적 가치실현의 행사인가. 행사의 결과는 100년 이후의 핵심가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척도가 될 것이다. 사회적 소통과 공감 그리고 이소성대의 정신으로 실천하는 종교의 개벽을 세상에 표방해야 한다. 예컨대 은혜운동, 마음공부 등을 확고히 원불교문화다움으로 정착시키는 시작점이 되고 이를 위한 대사회적 문화정책이 되게 해야 한다.

결국 원불교 100년 이후의 문화정책은 소태산 대종사의 창립정신을 그대로 대사회에 제시하고, 문명사회의 흐름과 원불교문화다움의 정체성을 창출시키는 대사회적 가치실현으로써 거시적 기반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원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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