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99년 법인(法認)의 달이 저물고 있다. 매년 맞이하는 8월 21일 법인절이지마는 원기100년을 앞둔 법인절이라 그런지 더 마음깊이 법인정신이 다가왔다. 법인정신은 공익(公益)정신이다.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의 아홉제자 즉 구인선진이 몸으로 체현한 기도정신인 법인정신은 바로 세상과 대중을 위한 희생정신이요 무아봉공의 공익정신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동기로 이 세상에 출현한 원불교는 근원성지인 영광에서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에 의해 비롯됐다. 일제치하 조선은 주권을 잃었고 백성들은 가난과 배고픔에 고달픈 나날이었다. 이러한 시기에 주권을 되찾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난 정신적인 결사(結社)가 법인기도다.

오늘날 세상은 공익정신이 병들었다. 공직자들 조차도 국익이나 공공의 이익 보다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세상의 인심과 풍토를 쇄신하자면 원불교의 법인정신이 살아나야 한다.

요즈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명량'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가 이렇게 대중의 인기를 독점하게 된 것은 이순신 장군의 구국·애민정신에 기인한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경에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백성을 향한 그의 충심이 가히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정산종사는 "억울한 경계에도 안분하고 위에서 몰라 주어도 원망이 없으며, 공(功)이야 어디로 가든지 나라 일만 생각하던 이순신 장군의 정신은 공사(公事)를 하는 이들의 본받을 바라"고 법문했다. <정산종사 법어> 공도편 5장.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고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이루는 데에도 이순신 장군 처럼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공도정신이 절대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세계 모든 인류가 평화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종족과 국가의 울을 넘어선 세계일가의 공익정신이 밑받침돼야 할 것이다.

원불교 교단도 원기100년대를 맞아 세계적 종교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교단발전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는 전무출신과 거진출진의 공도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 이 회상과 운명을 같이할 교목 세신(喬木世臣)이 대를 이어 배출돼야 한다. 원기 99년 법인의 달을 보내며 우리 모두 법인정신인 공익정신을 새롭게 갖추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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