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숨결 〈정전〉

인간의 몸이란 거추장스럽다 할 수 있지만
수행과 보은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

소태산대종사께서 마음과 몸을 두루 원만하게 지켜 보호하는 데 늘 살피며 공력을 들이라고 했다.

육도 가운데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특징은 영혼과 육신이 아우른 데 있다. 사람의 육신에 깃든 영혼은 다른 동물에 담긴 것과 달리 육신의 성능이 괜찮아서 사유할 수 있는데 모자라지 않다. 하지만 육근의 한계를 넘어서야 마음의 눈을 뜨고 진리의 세계를 알 수 있지만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인류의 역사와 함께 마음의 눈을 뜰 수 있는 수행도 거듭 발전해오고 있다.

동물의 범주를 넘어서 마음의 눈으로 진리의 삶을 살아가려는 몸부림이 한국엔 아직 살아있고 그 가운데 원불교가 있지만 이뤄가야 할 과제 또한 많다.

인간이 영혼만으로 존재하는 것과 달리 육신을 갖고 있는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수행을 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인간도 동물이라 동물의 기본욕구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종족 번식에 있다. 재물, 권력, 명예보다도 성이 근본을 이루는 동시에 에너지도 강하다. 하지만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이라 생존과 번식의 기본 욕구를 넘어서게 되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함으로써 기득권과 상대적인 비교에 따른 열등감으로 삶에 따른 행복의 척도가 달라지나 대부분은 동물에 한정된 성에너지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영혼이 자유로우려면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진리적인 안목으로 깨어나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사회를 이루는 동물 가운데 하나가 일본원숭이다. 그 구성원들은 원숭이 대장이 권력과 욕심을 한껏 부리는 삶에 두렵기도 하지만 부러워한다. 힘이 없어 체념하고 살지만 힘이 붙어 해볼만 하면 기회를 엿보다가 도전에 나선다. 인간의 삶 대부분도 일본원숭이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마음이 깨어있는 사람은 권력과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어도 동물의 삶에서 느껴지는 패턴을 벗어나 영적가치관으로 살고자 몸부림친다. 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큰 삶이자 존귀한 가치가 있음을 아는 까닭이다.

인간은 몸이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밀도가 영혼의 삶보다 훨씬 높다. 영혼은 생각하는 즉시 빛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수행하기 어려운 것이 여간 아니지만 인간에게는 몸이란 거추장스런 것이 수행을 하는데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 우선 동물에서만 느껴지는 정보를 깊이 이해하고 바라보고 깨어있어 동물의 본능에 맥없이 끌려가지 않을 정도만 되어도 수행의 절반은 이뤄가고 있는 셈이다. 동물의 본능과 영적인 특성을 구분하면 조절해 가는 데에도 그만큼 수월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육신은 수행뿐 아니라 보은의 도구로서도 아주 유용하다. 마음과 육신의 균형과 조화를 알고 영적가치관의 삶으로 승화시킬 때 수행의 완성은 그만큼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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