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이 실천되는 법회 원해

현장교화에 있어 법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교화대불공의 실질적 장인 법회의식의 정체성과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1주는 법회의식 변화와 평가, 3주는 법회식순의 다양성을 위한 아이디어, 4주는 다양한 법회 시도의 현장으로 법회의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대구경북교구 교리실천경진대회에 참가한 재가교도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교단 제3대3회 설계안(원기97~108년)에는 100년 성업 교화대불공 핵심과제로 '법회의식'에 대한 과업이 제시돼 있다.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중심의 법회운영 모델 창출 및 확산 ▷법회를 통한 상시훈련의 체질화 ▷신앙성 고취를 위한 법회의식 창출이 그것이다.

법을 강론하고 훈련하는 법회의 중요성과 이를 담아내는 의식의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던 교화연구소의 '97~98년, 법회의식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원불교 법회의 현황과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법회의식의 주요 변천과정
원기97년 고원국·장진수 교무가 발표한 '원불교 법회의식 형성 및 변천과정에 대한 연구'에서는 소태산대종사 대각 후 범현동 이씨제각에서 '최초법어'를 발표함과 동시에 첫법회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원기2년 7월26일 남자수위단이 조단되면서 삼순일예회로 정립, 불법연구회 전 기간을 걸쳐 '정례회합'으로 예회가 모든 의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익산에 근거를 둔 원기9~15년 예회가 공식화된다. 원기12년 3월 〈불법연구회규약〉에 '설법예식'이 소태산대종사의 설법중심으로 편성됐고, 원기13년 월말통신2호 '삼례회록(三例會錄)'을 보면 오전에는 월예회로, 오후에는 단원회로 분개해 법회와 단회가 병행된 사례도 볼 수 있다. 원기13년 하계기념일에 소태산대종사는 '문답'과 함께 법을 설했고, 원기14년부터는 '경의문답', '법의문답'이란 명칭으로 법회식순에 자리했다.

원기15~19년까지는 '심경독창' 대신 '교리법강의 낭독(법어봉독)'이 포함된다. 원기15년에는 강연방식도 교과서 1편 낭독 후 연사에게 질의문답케 했으며, 소태산대종사의 보설이 뒤 따랐다. 교화단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면서 '교무부에 와서 하난 책임 6조 실행방법'을 매월 초 6일 오후에는 '문답 예일(例日)'로 하고, 16일 오후 단회에는 '의견안 제출 예일'로 하고, 26일 오후는 '의견심의 예일'로 하여 매 예회일 오후에 각각 단 활동이 강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원기17년 '심고'가 공식적으로 식순에 포함되며, 원기19년 5월14일 삼순일 예회의 원칙에서 '도회지의 회당의 경우는 종법사의 인가를 얻어 매월 일요일 개최도 가능'하다고 해 일요예회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리고 그해 5월27일 '일요예회'가 공식화 됐다.

원기20년 〈조선불교혁신론〉이 발간됨에 따라 신앙의 대상이 되는 일원상 봉안과 조성에 대한 설명이 되고 있다. 이에 4월 발간된 '예전'에 '심불전심고(心佛前心告)'가 모든 의례에 포함됐다. 원기23년 '심불일원상내역급서원문'이 제정됨에 따라 심불봉안의식과 교강독송이 의식에 포함됐다. 원기33년 4월26일 원불교 교명이 선포되면서 〈예전〉에 '법회'를 명시했고 입정과 교가를 삽입했다. 원기71년 제108회 임시수위단회에서 결의된 법회식순이 전국에 보급된 후 다양한 연구발표와 시행을 거쳐 원기76년 1월1일 법회식순이 확정됐다. 원기85년 예전편수를 거쳐 원기97년 '예전집례집'이 새롭게 발간 보급됐다.

이러한 변천의 흐름을 정리하자면. 초기 월례회를 중심으로 한 정례회합의 성격에서 법의 모임인 법회를 중심으로 변화됐으며, 법신불일원상이 모든 의식의 중심으로 자리하게 됐다. 또한 신앙과 수행의 통일성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법회의식이 변화돼 왔음을 알 수 있다.

현행 법회의식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법회의식에 관한 기초설문조사(교무용)'는 원기97년 8월6일~20일까지 국내 교당 주임교무 51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286명이 응답했다. '법회의식에 관한 기초설문조사(교도용)'는 원기98년8월6일~20일까지 서울교구 14개 교당 교도 전체를 대상으로 했으며, 613명이 응답했다.

▷'법회식순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재가는 76.9%, 출가는 88.2%로 '설교'라고 답했다. 그만큼 설교에 대한 비중이 법회에서 중요하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신앙·수행적 요소인 불전헌배와 입정, 독경, 법어봉독, 일상수행의 요법 등에 재가가 출가보다 더 높은 중요도를 두고 있어 정성스러운 의식 진행에 비중을 두어야 함을 시사했다.

▷'법회식순에서 보완해야 될 내용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문답감정'을 재가 35.7%, 출가38.5%로 가장 높게 답했다. 이는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이 실천됐던 초기 법회문화의 문답감정이 현행 의식에도 반영되기를 요청하고 있다.

▷'법회의식에서 가장 강조되야 할 것은 무엇인가'의 질문에는 재가는 설교를 59.2%로 출가 39.5%로 보다 높게 응답했으며, 반면 출가는 문답감정을 21.3%을 꼽아 오히려 재가보다 출가가 문답감정에 대한 필요성을 갖고 있다. 반면 재가교도들은 훈련을 17%로 답해 훈련에 대한 갈증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설교, 문답감정, 훈련, 이 세가지가 요소가 법회의식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법회진행을 위해 소요되는 적절한 시간을 선택해 주세요'란 질문에는 재가와 출가간의 차이가 있었다. 재가는 1시간30분이 52.8%, 1시간 34.7%, 2시간 11.5%로 답한 반면에 출가는 1시간에 51%, 1시간30분 37.4%, 2시간을 2.8%로 선호함을 알 수 있다. 이는 1시간이란 짧은 법의 모임으로는 법회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 밖에 없으며, 양질의 설교는 물론 기도, 독경, 입정, 법어봉독 등 신앙·수행적 요소에 대한 충분한 체험에 갈증이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교당 법회에 무엇을 중점으로 두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법의 강론에 출가는 43.4%, 재가는 67.3%로 인식하고 있어 설교 중심에 치우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재가는 훈련에 대한 욕구가 높은 반면 현행 법회의 훈련 만족도가 13.4% 정도에 그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소책 마련이 필요하다.

▷'법회 설교에 대한 만족도와 생활속에서 어느 정도 실천하는가'에 대해 상당히 실천함 46.5%, 매우 잘함 6.7%로, 53.2%가 생활 속에서 설교내용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답감정이 법회의식에 반영돼야
화정교당 김도훈 교도는 '미래시대의 법회 정체성 모색' 연구발표를 통해 초창기 강조돼 온 문답감정과 강연·회화 문화가 현행 법회에서는 완전히 제외 돼 있는 것에 문제의식을 던졌다. 이는 이번 설문 결과 중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의 실천'을 재가출가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법회의식의 통일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종교적 엄숙성이 법회의 중요한 요소로 가미되는 경향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례법회'는 온전히 전문적 법회로 정착하고, '수시법회'를 통해 법의 훈련과 다양한 모임으로 충족시켜야 함을 제시했다. 법회 참여자들의 수요도 반영해야 한다. 법회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다양해짐에 따라 그에 걸맞는 법회운영을 해야 하며, 신입교도들과 기성교도와의 이해의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음으로 각 교당별로 신입교도 관리시스템을 적용할 것이 요청됐다.

설교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법회의식에 있어 신앙·수행 체험에 대한 갈망이 크다. 충분한 법회 시간을 통해 교도들의 만족도를 높혀 줄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이번 연구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3대 3회 설계안의 법회의식 과업과 그 개선방향과 일치한 결과이므로 지속적인 연구와 실행이 주문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