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아무 때나, 쉼 없이 기도하는 열린 도량

매일 저녁 7시30분, 교당으로 향하는 교도들의 얼굴이 한없이 밝다. 자신과 가정의 업력을 소멸하고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참회와 다짐의 21배 100일기도'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기도원력 도량으로 100년성업 교화의 희망을 키우는 해남교당의 이야기다.

▲ 해남교당 기도인들이 매일 새벽과 저녁, 일요 예회시 참회와 다짐의 21배 100일기도를 올리고 있다.
▲ 마음수행 100일기도 후 성취 된 소원.


'미·용·고·사 100일기도'
해남교당 교화의 원천은 '기도'다. 새벽과 저녁, 일요예회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기도는 누구든지 어느 때라도 마음의 안정과 소원성취를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

장경도 교무는 5년 전, 교당에 부임해 법신불전 봉고를 올리는 데 원인 모를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그 이유는 교당을 이전한 후 창립주였던 고 노대원 회장을 비롯한 23명의 교도들이 차례로 열반한 사실을 알게 됐고, 그 영향으로 지역 교화가 크게 위축됐다는 사연을 접했다. 장 교무는 그 즉시 108배와 기도, 해원 천도재를 시작, 교도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녹이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러한 정성에 감응해서인지 지난해 '마음수행 100일기도'에 전 교도가 빠짐없이 참석했고, 그 결과 놀라운 위력을 체험하게 됐다. 기도인 자녀 전원이 수시에 합격함은 물론 승진, 개업, 수상 등 각자가 적어 낸 크고 작은 소원들이 모두 성취된 것이다. 기도의 감응을 경험한 교도들은 올해 9월 결제한 100일 기도가 더욱 설레고 확신에 차 있다.

박중화 교도는 "매일 저녁, 교도들이 모여 100일간 정성을 다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입교한지 30년이 넘었지만 이제서야 참 신앙의 길에 들어선 것 같다"며 "5대독자인 아들의 건강과 직장, 극복하기 힘들었던 가정의 문제가 기도를 통해 순조롭게 풀려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새벽 108헌배를 올리며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을 대종사께 묻고 답을 얻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고 기도의 체험을 전했다.

장 교무는 "해남교당은 '미·용·고·사 기도'를 올린다. '미·용·고·사'란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줄인 말로 법신불 사은께 받기만 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았음을 참회하고, 원망심으로 지어 놓은 모든 죄업에 용서를 구하며, 있는 그대로 도와 주신 은혜에 감사 올리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며 "'미·용·고·사' 기도에는 교법에 맥을 대면 모든 일이 성취된다는 신념이 핵심이다. 원망과 미움, 오해가 사라지고 감사와 평화, 은혜가 다가오는 것을 체험한 교도들이 점차로 많아지면서 교화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공들인 대로 되는 이치가 법신불 신앙임을 강조했다. 법신불 사은 미·용·고·사 절수행기도'와 '참회와 다짐의 21배 기도'는 CD로 제작 돼 보급중이다.

▲ 국궁명상교실 청소년들이 전국대회를 목표로 훈련을 하고 있다.

청소년 교화, 할 수 있다는 신념
매주 토요일 오전10시와 오후2시, 부모들과 함께 교당을 찾는 어린이들로 들썩인다. 3년째 교당에서 주관하고 있는 '청소년 국궁명상교실'에 이번 학기엔 90명의 청소년들이 신청했다. 1부 명상수업이 지루한 듯 푸념하는 아이들도 김성관 교무의 지도에 이내 유약한 모습을 떨쳐버리고 허리를 바짝 세운다.

장 교무는 '지금 우리 시대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고민 끝에 사단법인 삼동청소년회 해남지회를 결성했고, 전통무예인 국궁과 마음공부를 연계한 '국궁명상교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년간 시험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해남교육지원청을 방문해 교육장에게 사업을 제안했다. 그 결과 교육지원청과 교육기부 협약체결을 하게 됐다. '지역연계 토요 프로그램'으로 정착돼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국궁명상교실은 지금까지 200여 명의 학생들이 교당을 찾았고, 이중 10여명은 전국대회까지 나갈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갖췄다.

2년째 국궁교실을 다니고 있는 김은호(계곡초 6년) 학생은 "지난해 세계민족궁대회에서 초등부 13등에 그쳐 아쉬웠다"며 "화살이 날아 가는 소리와 과녁에 적중했을 때의 쾌감이 공부로까지 이어져 성적도 많이 올랐다.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하고 싶고, 교당에서의 명상훈련도 차츰 재미있어진다"고 국궁명상의 유익함을 설명했다.

아이들의 따뜻한 멘토인 김 교무는 "국궁을 시작할 때 정심정기(正心正己), 인애덕행(仁愛德行), 습사무언(習射無言)의 정신을 강조한다"며 "거칠고 질서 없던 학생들이 예의와 품행을 갖추고 성격이 단단해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특히 심심풀이 STAR 마음공부는 현장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고 효과적이다"고 청소년 교화가 결실을 거두고 있음을 설명했다. 지역 정서에 맞는 교화전략을 구축한다면 특화된 청소년 교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 내 유아기관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도 해남원광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그 이유는 영어교육과 마음공부에 있다. 장 교무는 어린이들을 지도하기에 앞서 교사들의 마음실력이 우선해야 함을 강조한다. 20명의 교사와 직원들이 매월 첫 주 월초기도와 둘째 주 마음일기공부를 성실히 수행한다.

박은심 교사는 "원광유치원과 어린이집 출신 학생들은 배려심이 크고, 형제 자매처럼 친화력이 깊다. 이는 교사들 스스로 마음공부를 한 덕분이다"며 "각자의 일기를 이메일로 미리 장 교무께 보내고, 문답감정을 해줌으로써 본인들의 문제가 해결 돼 교육의 질까지 높아지고 있다. 교사들도 기다리는 시간이다"고 달라진 교육성과를 전했다.

해남의 희망 금강산
해남교당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뒷산의 명칭은 '금강산'이다. 구전에 의하면 북녘의 금강산 줄기가 이곳에서 멈췄다고 해서 기인했다. 그러나 해남의 금강산은 마산면 만대산과 옥천면 만대산과 연계해 2만봉이 펼쳐져 있어 1만2천봉인 금강산보다 8천봉이 더 많아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매우 크다.

해남신문 논설위원인 장 교무는 '해남의 희망 금강산'이란 칼럼에서 "소태산대종사는 험난한 일제강점기에서도 '금강이 현세계하니 조선이 갱조선이라'는 말씀으로 민중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해남도 금강산으로 더욱 드러나게 될 것이다"며 "금강산의 기운으로 '보배의 땅 해남, 큰 인물 나는 해남, 도덕이 꽃 피는 해남'을 염원한다"고 지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교역자의 적극적인 지역사회 활동을 권유했다.

그는 "'내가 못하면 다음 사람이 할 것이다'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내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결연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뛰는 만큼 진리가 감응한다는 인과의 이치를 강조했다.

윤선철 교도회장은 "해남은 더 이상 땅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터다. 기도도량으로 교당의 기운이 이만큼 뭉쳐졌다"며 "100년성업을 교화대불공으로 맞이하고 싶다. 잠자는 교도를 깨우고, 해남사회에 원불교를 알리는데 교도들의 각오가 남다르다"고 말해 해남교화의 희망이 커가고 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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