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법회 위한 연구·도전 필요

현장교화에 있어 법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교화대불공의 실질적 장인 법회의식의 정체성과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1주는 법회의식 변화와 평가, 3주는 법회식순의 다양성을 위한 아이디어, 4주는 다양한 법회 시도의 현장으로 법회의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원기97~98년 '법회의식에 관한 기초설문조사'에서 법회식순에서 보완해야 될 내용으로 '문답감정'이 가장 높게 조사됐으며 '법회의식에서 가장 강조되야 할 것'으로 출가 교도가 재가 교도보다 높은 39.5%로 '문답감정'을 꼽았다. 또한 법회 참여 구성원들의 다양성에 따라 그에 걸맞는 법회운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았다.

이에 이번주는 기존 법회 형식을 탈피해 대화방식으로 법회를 진행하는 대담 형식의 동국대학교 정각원의 '토크법회' 현장과 최근 사이버 미디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교회(Digital Church)', 재가 출가교도의 재능기부와 성가의 적극적 활용으로 법회를 진행하고 있는 남서울교당을 찾아 법회의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토크법회와 불교대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동국대 정각원.


대중과 '소통·공감'하는 토크법회
2013년 9월부터 시작된 동국대학교 정각원 토크법회는 매주 토요일, 매회 평균 160여명이 참석하는 법회로 고품격 토크 대담법회 형식을 도입했다. 법사와 청중이 함께하는 토크법회는 부처의 가르침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법회가 아닌, 대화와 문답감정을 통해 법의 정신을 확인하는 법석(法席)으로 진행된다. 토크법회는 사회적으로 권위적인 문화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확산되면서 대중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사회적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정각원 이민기씨는 "즉문즉설을 통해 청중과 법사가 소통하는 쌍방향 토크 형식의 토크법회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며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마음으로 법회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문답감정을 원하는 청중들이 더욱 더 많아져서 불교대강좌와 함께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각원의 변화 외에도 대담 형식의 법회는 불교계에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주 참좋은우리절 대법당에서는 불자와 시민 등 5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담마토크'가 진행됐다. 정해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참석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문제와 고민들을 패널로 참석한 스님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다.

2012년 안국선원에서는 '혜민 스님과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함께하는 마음치유 콘서트'가 열렸다. '마음치유 콘서트'는 혜민 스님이 조계사와 안국선원 청년회에서 이미 30여 차례나 진행해 온 법회프로그램 중 하나다. 콘서트에는 누구나 동참할 수 있도록 형식에 변화를 줬고 많은 참가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느낌이 참 편안했다'는 소감을 올렸다. '마음치유 콘서트'의 진행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마주 앉아 스님이 정한 설정에 맞추어 대화하고 서로에게 질문을 한 뒤 상대방의 답을 경청한 뒤 함께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생기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으며 스님의 마음치유로 행복을 느꼈다.

이처럼 대담 형식은 불교계에서 진행하고 각종 행사에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기존 법회 방식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소통과 공감'의 토크법회의 확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토크법회와 불교대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동국대 정각원.

사이버예배, 디지털교회(Digital Church)
21C는 개인용 컴퓨터의 급속한 발달과 폭넓은 보급으로 청소년들은 컴퓨터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컴퓨터를 이용해 보다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Cyber)라는 말이 사회 각계 각층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현실세계에서 하는 거의 모든 일들을 컴퓨터를 통한 가상공간에서 할 수 있게 됐다. 1998년 국내에는 '사이버 예배'라는 것이 출현했다. 순전히 가상공간(Cyber Space)에만 존재하는 이 예배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치 교회에서 예배하듯이 축도까지 그대로 따라하게 만든 가상 공간상의 예배이다. 2014년 현재는 만민중앙교회(www.manmintv.org), 큰믿음교회(www.gfctv.org/), 삼일교회 (web.samilchurch.com/sub/), 예수중심교회 (www.jcc.tv), 여의도순복음교회(www.fgtv.com/fgtv) 등이 컴퓨터 앞에 앉아 실제로 교회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생생한 느낌을 받는 가상공간의 예배를 제공하고 있다. 공동체적 성격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의견과 경축적 성격, 몸으로 드리는 예배의 성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사이버 예배, 디지털 교회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교회 연구가인 톰레이너(Tom. S. Rainer)박사는 "'디지털 교회' 참석자들은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린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른 이들을 목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교회 재정도 온라인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일부 교회들은 디지털 교회 참석자들을 교회의 통합적인 참여자(integral participants)로 본다. 비록 온전한 회원(교인) 상태가 아니더라도, 이들을 교회 사역의 확장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이러한 일을 계속 목도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많은 교회들이 더불어 디지털 교회에 대한 접근을 활용하고 있다. 일부 교회 지도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간 사람들, 전 세계에 흩어진 군인들을 위한 디지털 예배를 통해 특별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해 줬다. 나는 디지털 교회가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 교회 안에서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는 디지털 교회는 환자나 수감자 등 예배당에 나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해외 등지로 멀리 떠난 사람들이 자기 있는 곳에서 본 교회의 예배실황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비록 교회 공동체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예배에 참여함으로써 개인적 영성을 유지하고 은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이버 공간은 국경을 초월해 어디에나 갈 수 있고 세계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므로 공산권 선교에도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 일대일 또는 다대다 접속이 가능하므로 개인적 신앙상담이나 집단적인 신앙토론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교회, 사이버 예배는 이미 보편화된 사이버 세상의 현실을 직시하고, 사이버 공간이 지니는 가능성을 찾아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재능기부와 성가의 적극적 활용
중앙대학교를 비롯해 흑석동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남서울교당. 남서울교당 법회는 피아노·기타소리와 함께 다채로운 음악소리가 허공을 수놓는다. 법회 때 성가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는 남서울교당 최도인 교무는 단 한번도 똑같은 식순을 거행한적이 없다.

그는 "〈예전〉 3장에 제시된 식순과 원기97년 4월20일에 펴낸 예전집례집에 담긴 표준 식순인 좌종 10타, 개식, 법신불전 헌배, 입정, 독경 (일원상서원문, 반야심경), 성가, 설명기도 및 심고가, 법어봉독, 일상수행의 요법, 설법, 심고, 성가, 폐식의 순서를 따르되 수시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며 "'이번에는 무엇이 나올지 가슴이 설레인다'는 교도들의 얘기를 들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남서울교당의 법회는 불필요한 멘트가 생략됐다. '원기00년 0월00일 0요일입니다. 반갑습니다'등 멘트를 줄이고 좌종 10타와 입정으로 오롯이 마음을 모은다는 것이다. 또한 심고는 즉석 설명심고를 올리는 것을 원칙을 하되 기도문이 있을 경우 합독으로 진행한다.

최 교무는 "그날 법회의 법어봉독과 심고, 성가, 설교내용이 항상 통일되도록 식순을 정한다. 좋은 글이나 좋은 시가 있으면 남자, 여자 교도가 한명씩 나와 낭독을 한다. 너무나 의지적인 법회가 아닌 기타연주와 시 낭독 등으로 감성을 충족시키려 한다"며 "전 교도회장이 "글에는 산문과 운문이 있는데 성가는 '시' 같아서 좋다"는 말을 해 큰 감동을 받았다. 그때부터 성가를 꼭 노래로 부르지 않더라도 시처럼 합독으로 진행했다. 때로는 긴 설교보다는 성가 속에 들어있는 내용이 더 큰 깨달음을 준다. 방학동안에 학생들이 교구 내 교당들을 다니면서 각 교당의 법회일지를 작성해 감상담을 발표하면 다채로운 법회식순이 나올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최근 기존 교도와 신입 교도들의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이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일고 있다. 종교적 엄숙성, 정숙성은 잃지 않고 갖추돼, 다양한 교도들의 수요와 감성을 만족시킬 해소책을 찾는 것, 원기100년을 맞이하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도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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