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ean Ave에 위치해 있는 샌프란시스코 교당.
미국 땅에 산 세월 16년동안 보아온 법회의 모습은 법당에 빈 자리가 늘 큰 모습이었다. 지난 세월의 내공만큼 법회때 마다 법당이 비고 차는 일은, 달이 차고 지는 일처럼 당연한 일로….

시절이 해결해 줄 일이며 나는 그 모습에 일일희비 하지 않고 교화를 할 것이다 생각하지만 경계마다 마음은 처음처럼 새로이 일어난다.

어느날은 빈 법당을 보며 내가 여길 어찌 채우며, 어느 세월에 천여래 만보살이 여기서 나올까 싶다가도 어느날은 법당에 한 사람만 앉아도 괜찮고 이 한 사람을 항마도인으로 공부를 시키리라 서원을 세우기도 한다. 하여간 해외에서 한 인연을 입교 시키고 교도를 만드는 일은 녹록치 않은 불공과 교무의 헌신을 필요로 하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득했다. 그런데 이 모든 상황에도 얼마든지 내가 더 헌신하고 싶도록 다시 나를 꿈꾸게 하는 일들이 있다.

전세의 인연을 따라 일원가족으로 태어나는 인연들을 만날 때이다. 올해 우리 교당에는 두명의 아기 부처님이 태어났다. 올 5월에 태어나서 얼마전에 백일을 맞은 왕자님이 한명, 며칠전에 태어난 공주님이 한명, 해서 두명의 아기 부처님이 태어났다.

두 아기의 부모들은 모두 샌프란시스코 젊은 부부들 답게 IT 분야의 엘리트들이다.

출산의 소식을 교무에게 먼저 전해준 것이 너무 고맙고 이 귀한 인연을 가족들 보다 먼저 만나게 된다는 사실도 기뻤다. 미역국을 끓여 병원을 찾아가며 차안에서 내내 기도를 했다.

한동안 교당에서 멀어졌던 인연이었는데 아기를 임신하게 되면서 다시 교당에 인연을 한 것부터 이 아기는 선연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이 젊은 부부가 몸을 회복하여 다시 교당에 나오기 시작할 때 어떻게 챙기고, 젊은 단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김칫국 마시는 생각을 미리 하며, 내가 반드시 이 아기를 불법과 인연을 두터히, 대종사님과 인연을 두터히 하여 미주 원불교의 미래가 되게 하겠다는 서원의 기도를 올렸다.

아직 서툴러 아기를 어쩔줄 모르는 산모와 아기 아빠를 대신하여 우는 아기를 한시간 정도 안고 있었지만 교무가 방문한 사실을 너무 반갑고 감사해 하는 이 부부를 만나니 팔이 아픈줄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기뻤다.

백일이 지난 지호의 부모도 앞으로 교당을 자주 나올것이라고 했는데, 어제 태어난 조이의 부모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이제 정말 마음 공부를 해야겠다고, 부모 되는 공부를 진심으로 해야 겠다고 말하는 이 젊고 성실한 부모들을 보니 꿈인듯 여겨진다.

그간 공부심을 챙기고 챙겨주어 간신히 교당의 문턱을 넘는 사람들을 보아 오다가 아주 오랫만에 스스로 공부의 발심을 하는 이들을 보니 가슴에 파랑새가 날아든 기분이다. 결국은 잘될 것이다. 교화의 공든 탑은 절대 무너지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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