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가 함께 키운 돼지 저금통

▲ 구례교당 창업주 임정주 교도와 아들내외, 손자내외, 증손주까지 함께 성금을 모았다.
원불교100년성업회 성금에 한 집안 4대가 돼지저금통을 키웠다. 구례교당 창립주인 임정주 교도 가족이다. 지금은 임정주 교도가 88세의 나이로 연로한 탓에 그 며느리인 김운숙 교도가 어른 역할을 이어받고 있다.

김 교도는 "원기69년 결혼 당시 시어머니가 입교시켰다"며 "아무것도 몰랐다. 수없이 시어머니에게 원불교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왜 우리 시어머니는 원불교만 좋아하시나?'하고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사연을 풀어놨다. 그는 "당시는 그런 말에 공감을 못해왔다. 살면서 우여곡절을 겪다보니 시어머니의 말들이 비로소 어떤 말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며 "지금은 며느리와 아들에게 시어머니가 한 것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한약방을 운영했던 시아버지 밑에서 세상물정을 몰라도 좋을 만큼 괜찮게 살았다. 하지만 원기78년부터 2년간 남편의 한의원 건축 관계로 큰 고통을 겪었다. 그 빚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벅찰 정도로 번졌고, 설상가상으로 화병을 얻은 시아버지가 열반하고 남편까지 심장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이 때 시어머니인 임정주 교도의 간절한 기도는 정성을 다 해 계속됐다. 그 위력이었는지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았던 며느리는 원불교 신앙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김 교도는 "시어머니께서 늘 '원불교가 잘 돼 우리 집도 잘 된다'고 말했다. 당시 한의원 건축 빚과 남편 심장 수술로 집안은 사면초가였다. 시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위력을 깨달은 것은 그 때였다"며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제 인생관이 바뀌게 된 것도 시어머니의 기도생활 덕분이다"고 원불교에 귀의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 후 남편이 쾌차하고 아울러 남편이 운영하는 한의원도 호황을 누리자 건축 빚은 물론 모든 상황이 점점 나아져갔다. 지금은 부부약사인 조경훈·최성주 아들내외에게 신앙이 대물림됐다. 현재 상주에 거주, 상주교당 교도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손녀도 원광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특히 며느리인 최성주 교도는 '상주교당 유치원 자모 마음공부 제1기'로 졸업할 만큼 원불교 마음공부에 관심이 많다.

최 교도는 "그 당시 원장님 권유로 '유치원 자모 마음공부'에 나가게 됐다"며 "상주에 내려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마음공부 사례를 접하니 내 자신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시어머니께서는 늘 '복을 지어야 한다'는 말씀과 '경계를 당할 때 흔들리지 않고 편안한 원래 마음을 찾아가라'고 당부하신다"며 "이번 돼지 저금통을 원100성업 기금으로 내놓게 된 사연도 시어머니께서 '원불교에 중요한 행사인 100주년 기념이 있으니 같이 복을 짓자'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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