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차세대 리더십 프로그램
한일종교인들이 공동체 정신으로 사람을 성장시키는 '마을'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펼쳤다. 8월29일~9월2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차세대 리더십 프로그램 SEAL 2014'에서는 생명과 자치로 마을을 일궈내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한일종교인평화포럼과 ARI(Asia Regional Initiative)가 주최·주관한 'SEAL 2014'는 'School for East Asia Leadership', 즉 동아시아가 직면한 여러 과제들을 함께 풀어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첫 번째로 열린 SEAL의 장소가 한국인만큼 참가자들은 한국적인 공동체와 마을,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종교가 사회적 역할을 하는 현장을 직접 찾았다. 마을공동체와 지역활동 연구를 위해 8월30일 성미산마을, 8월31일 동대문 인근의 중앙아시아이주민 동네를 탐방하고 각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마을을 그려 공유했다.
SEAL 2014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도 주목했다. 참가자들은 8월31일 개신교 정진우 목사와 조계종 종호 스님, 가톨릭 박창일 신부를 찾아 강의를 들으며 각 종단이 한국사회에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분야와 방법을 공유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오랫동안 대북지원과 통일운동을 해온 박창일 신부의 '한반도 문제와 종교인의 역할'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1일 마지막 일정으로 5대종단 세월호 연합기도회에 참석, 격려와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SEAL 2014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종교 간 대화와 세대 간 대화, 종교와 사회의 관계, 아시아에 대한 시선을 추구했다. 양국 참가자들이 직접 뽑은 '한국(일본)사회의 10대 과제'를 통해 역사와 사회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한국 참가자들이 뽑은 한국사회의 과제는 철도민영화, '안녕하십니까' 열풍, 노동·결혼 이주민과의 융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여파 등이다. 한일 참가자가 만난 만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도 다뤄졌다. 한국의 독도나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의 문제과 직결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일본 참가자들은 자국의 국수주의 현상을 우려하고 있었다.
다양한 현장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마지막 토의를 통해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나눴다. 일본 시민단체활동가 팀은 '일본 정치인의 남녀비율을 현재 10%에서 40%까지 끌어올리기'와 '주민으로 등록된 외국인들의 참정권 확보' 등을 목표로 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기독교팀은 '사회적 약자들이 고통받는 현장에 안식처가 되는 마을 만들기'와 '농촌교회를 활용한 100개의 생태마을 만들기'를 제안했다.
동아시아 차세대 리더십 프로그램 SEAL은 3년의 준비기간과 작년 2월 도쿄 준비모임에 이어 첫 워크숍을 진행했다. 내년 일본 2차 워크숍에 이어 2016년에는 제3국 개최를 통해 한일 양국을 넘어 아시아로 지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EAL 2014에는 원불교에서는 원불교역사박물관 송재도 교무와 서울교구사무국 박대성 교무가 참가했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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