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숨결 〈정전〉

사람은 업의 카테고리 안에서 윤회
사회 활동도 영적 성장과 나눔의 장으로 승화 돼


사람에게 있어 마음의 근본은 텅 비어 맑고 상쾌하다. 이 마음과 더불어 발현되는 열정이 있지만 동물적인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마음도 있다.

진리가 동물로서의 인간에게 부여한 프로그램과도 같은 본능이다. 그 가운데 성(性)은 강한 에너지로서 후세를 이어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다음이 헌신적 사랑으로서 자녀를 키우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마음이다. 지속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삶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그리고 주어진 여건에 적응하며 더 좋은 유전자와 환경을 남길 수 있는 학습과정으로써 경쟁하고 지배하는 사회 생활이 있다.

인간이 동물로서 갖게 되는 기본욕구로 일반 동물과 흐름을 같이 하지만 사회활동에서 차이가 난다. 동물들은 양육강식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지배하는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유전자를 전하나, 인간은 양육강식과 같은 흐름을 보이지만 경쟁에 따른 경제의 논리와 이성이라는 잣대가 균형과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며 삶의 흐름을 잇고 성장시킨다.

인간에게 내재된 영적 에너지인 비움과 열정은 영체로 존재하면서도 영롱하다. 하지만 동물적인 인간이 갖고 있는 성과 헌신적 사랑 그리고 사회적 욕망은 한시적이라 그 기능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순차적으로 없어진다. 그 기능에 집착하면 마음이 영적 습성으로도 자리하여 영체로 존재할 때도 집착이라는 업이 형성된다. 사람으로 존재하는 대부분이 이 업의 카테고리 안에서 윤회를 한다.

동물적 본능에 의지하다 보면 인간의 성은 은밀한 희소성으로 만든 쾌락의 놀이가 되고, 헌신적 사랑은 소유에 의한 애착이 된다. 그리고 사회적 활동은 지배의 욕망으로 남는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동물의 가장 큰 일은 종족번식에 있기도 하지만 그 은밀함이 성 에너지를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다음 생에 태어날 때 대부분 이 색정의 집착으로 올 정도다. 태어난 자식을 어떤 여건에서도 잘 키우려면 조건없는 애정이 필요하나 지나치면 소유욕으로 상대를 구속하게 된다.

자식이 한 둘밖에 되지 않으면 관심이 집중되어 과잉보호로 이어져 자식 스스로가 생활의 힘을 길러갈 기회마저 유린되곤 한다. 나아가 사회적 활동으로 상대적 우월감을 채우는 것과 아울러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것이 맞물리다 보면 그 욕심은 정도를 넘어서 사회적 해악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물적 인간으로의 삶이 이렇다 보니 마음이 깨어있지 않고서는 집착의 골을 만들어서 서로 다투고 할퀴며 서로에게 상처 주기 일쑤다.

하지만 비움과 열정이 싱그럽게 살아있으면 성은 교감을 넘어서지 않고 헌신적 사랑은 존재의 배려가 되어 상대의 행복을 바라보고 돕는 자비가 된다. 또한 사회적 활동은 자신의 영적 성장의 마당이자 삶의 이해와 나눔의 장으로 승화를 시킨다.

<성주삼동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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