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정책연구소에서 9월9~12일 4일에 걸쳐 (주)한국 리서치 전화조사팀에 의뢰하여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원기99년 원불교 사회여론조사-인지도, 이미지, 호감도'를 실시했다.

그 조사 문항 중 마지막으로 '한국사회종교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활동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의 63.3%가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를 답했고, 80%이상이 종교의 사회참여를 찬성하고 있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원불교정책연구소는 "매 조사마다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는 높아지는 반면, 교단정책에서 자선복지는 줄여가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는 응답자와 정반대되는 정책으로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단이 자선복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복지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교정원에 복지부원장이나 공익복지부내의 복지사업국을 두어 원불교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국내 어려운 소외계층에 대한 교단적인 복지사업을 자체적으로 펴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연구인원 충원도 해야 한다고까지 제언하고 있다.

이 결과에 대해 우리 교단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누구 하나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람이 없이 그냥 한번 조사한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나 않을까 싶다. 혹여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람이 있다할지라도 교단의 정책에 반영해서 행정으로 가시화되기까지는 참으로 요원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현재 우리 교단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를 총괄하고 관장하고 있는 행정부서는 교정원 공익복지부다.

원불교헌규 교정원조직규정 15조에 의하면 '공익복지부장은 봉공, 보건, 복지, 전무출신 후생에 관한 직무를 관장한다'고 되어있고, 교정원 업무분장규칙 제18조에 의하면 공익복지부는 ①사회복지, 봉사, 봉공회, 산하 기관·단체의 관장 및 교정지도 업무 ②전무출신 후생·보건위생·진료·요양에 관한 업무 ③사회복지법인에 관한 업무 ④공익복지부 직무에 관한 연구업무를 하는 것으로 명시됐다.

그런데 공익복지부가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보면 실질적으로 사회복지라는 업무가 제일 첫머리에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얼마나 비중을 갖고 임하고 있으며, 얼마나 고민하며 얼마나 인력을 투자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심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공익복지부가 그 동안 관행적으로 해온 업무를 보면 사회복지를 관장하는 부서라기보다는 전무출신들의 후생 복지에 더 매달리고 있고 이에 더 올인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원기100년도 이후에는 교정원의 공익복지부가 교단의 구성원들을 위한 공익복지부가 아닌 사회의 소외된 계층들을 끌어안고 이들과 함께 하는 사회복지부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무출신들의 후생복지에 관한 업무는 총무부로 이관을 하고 공익복지부는 그야말로 국가에서 말하는 공익적 차원의 대사회봉사활동과 참여운동, 그리고 사회복지를 총괄하고 그에 파생되는 문제를 미리 차단하고 예방하는 콘드롤타워인 공익복지부로 거듭나야 한다.

참고로 교단에서 현재 사회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크고 작은 법인만 해도 15개가 되고 시설만 해도 무려 316개가 된다. 이러한 사회복지법인과 산하 시설들을 관장하고 그 구성원들을 교화하며 인재를 양성하는 오롯한 전담부서 신설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시급한 문제다.

<임피교당·보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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