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없는 교정정책, 교화침체와 직결

원기100년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본사에서는 옛 것을 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현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의 연속이다. 12주에 걸쳐 교단의 각 분야에서 희미해진 각종 사업들을 돌아보고자 한다. 이는 창조적 계승의 측면과 미래 에너지로의 승화를 간절히 염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달에는 교정 정책 추진의 미흡한 점과 정책 연구소 기능의 상실, 공동체 의식의 퇴조 등에 대해 살펴본다.

정책의 일관성은 교단발전을 이끌어 내는 근본적인 힘이다. 역대 교정팀이 추진했던 중점 정책들에 대한 노하우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마다 새롭게 교정팀이 구성되고, 이에 따라 전 교정원의 정책들이 중단되거나 전면 수정되기도 한다.

3년마다 바뀌는 교정 정책의 변화는 일순 기대와 함께 염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역대 교정원의 중점 정책을 어떻게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개혁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면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책에서 오는 변화의 비효율성은 일선 교화현장에 혼돈을 가중시키고 이로 인한 현장의 피로감과 불안감은 교화침체를 야기 시킨다.

교단 제3대 제3회 설계와 100년성업의 성공적 완수라는 2가지 막중한 명제를 안고 출범한 현 교정팀이 '교정정책 실종'이라는 불편한 시선을 받는 이유도 역대 교정팀의 중점정책에 대한 일관성 있는 추진과 실천방안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 [표1] 2만교화단 단장 양성 현황 분석.
▲ [표2] 원티스에 등록된 교화단 단장.

2만교화단 단장 양성
교화대불공에 대한 교정정책의 성찰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전 교정팀이 핵심정책으로 추진했던 '2만 교화단 양성사업'이다. 현 교정팀으로 이관되면서 2만교화단 단장 양성사업은 한 발짝도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다.

2만교화단장 양성은 10인1단의 교화단으로 창생을 제도했던 대종사의 뜻을 받들어 교화단을 교화성장 조직으로 이끌어 교화의 정체성을 새롭게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교화단을 교화성장의 핵심조직으로 하고, 교화단장을 교화 활동의 핵심 인재로 양성해 교화체질개선과 내실강화, 역동성을 회복함으로써 결복100년대를 열어갈 교화대불공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주력했던 사업이다.

이를 위한 추진계획으로 원기97년은 '예비단장훈련 집중 실시의 해'로 정하고 1천5백명을 목표로 매진했다. 현직 단장훈련 실시 또한 2천명을 목표로 상시훈련을 통해 체질화된 단장 양성을 요구했고, 온라인 '교화단큰학교'와 연계해 단장훈련 심화과정과 고급과정 프로그램의 온라인 콘텐츠 개발 및 보급에도 심혈을 기울었다. 교당별 항단회 정착을 위한 매뉴얼 책자 개발과 보급에도 예산 지원 등 우선순위를 두었다.

세부적으로 관련 자료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원기96년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발표된 '2만교화단 단장 양성'에 따른 현황을 분석해 보면 [표1]과 같이 국내 13개 교구와 총부직할교구 교당인 정토회교당에서 2만단장 양성훈련을 진행했다.

정토회관을 제외한 13개 교구 중 영광교구가 교구 내 모든 교당이 참여한 가운데 단장훈련을 진행했고 이어 부산교구와 대구 경북교구 순으로 교당 참석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 교구내 교당 참석율은 72%로 510개 교당 중 367개 교당에서 2만 교화단 단장양성에 함께 했다. [표2]에서 알 수 있듯이, 원불교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교화단 단장의 수는 원기96년 8월초에 집계한 인원으로 전체 3324명이다. (원티스에 등록된 교화단수 원기96년 8월말 기준값 6186명. 일반 4510명, 청소년 1489명, 해외 187명)

단장 대상인원이 3천3백여 명으로 2만교화단 결성을 위해선 1만7천 교화단의 결성이 필요한데 이는 단장 발굴과 10인1단의 조단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교화단을 확대해 가겠다는 게 당시 교정팀의 의지였다.

이전 교정팀은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의 으뜸 성업인 교화대불공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2만 교화단 조단을 위한 단장양성'에 매진했고, 교정팀의 강력한 추진의지는 시행 첫 해였던 원기96년 전반기에 2천5백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일관성 없는 정책, 현장교화의 중압감
교화현장의 교무들은 교정원과의 교화에 대한 온도차를 이야기 했다.

"교정원이 바뀌면 정책이 또 바뀐다는 생각이 현장에서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대체로 교화현장을 파악하는데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반해, 출가교역자의 의식전환은 미비한 상태다. 밀도 있고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총무부에서 법제를 만들고 공문으로 전달되더라도 현장은 자세히 볼 시간이 없다. 그냥 간과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교화의 틀을 갖추는데도 그렇다. 교정원은 3년마다 바뀌더라도 정책은 6년 이상 시행이 되어야 함을 특히 현장에 와보니 실감하게 된다."

당시 2만교화단 단장 양성사업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정책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현장의 교무들에게는 그만큼의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현 교정팀의 실무부서인 교화훈련부는 지난 8월 상반기 정책평가회에서 "교정팀마다 다양한 변화와 시도를 모색해 왔다. '교화단과 훈련'이라는 관점은 같다"는 입장으로 주춤해진 2만교화단 단장 양성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거리감을 표시했다. 교화대불공의 핵심요인은 '교역자 사기진작'이라고 보고 구체적 방안 제시를 하반기 가장 큰 과업으로 삼았다. 전 교정팀이 주력했던 '2만 교화단장 양성사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인 것이다.

2만교화단 단장 양성 대신 '퍼센트(%) 교화'에 대한 정책 논의를 이어갔다.

남궁성 교정원장이 제시한 퍼센트 교화론은 '모든 사람을 교화의 대상으로 삼고, 1%씩 교화를 해서 결국 100%까지 끌어 올리자는 교화전략으로 일반인 누구에게나 원불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는 교화'를 말한다. 그러나 교화현장을 살려 내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없어 현장까지 전달되는 파급력이 미비하다는 게 교화일선의 목소리다.

이밖에도 역대 교정팀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했던 ▷교구자치제에 따른 정책교당과 정책인사 추진 방향 정립 ▷청소년 전담교무제의 발전적 변형 ▷교당운영표준화 점검표의 정책실행 등은 일선 교당 운영의 지향점과 교구, 교정원을 잇는 일관성 없는 정책추진이 아쉽다.

특히 청소년 전담교무제 등 '청소년교화 발전계획'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 주요 정책으로 향후 교단의 비전과도 직결된다.

원기94년, 청소년담당교무가 배치된 교당에 청소년교화 자체평가인 'Jump! 청소년교화' 시행을 통해 계획·실행·평가 체계마련에 주력했고 향후 6년의 과제를 제시했던 바가 있다. 이러한 과제 제시와 무관하게 당시 인사 정책은 '청소년이 있는 교화밭에 담당교무를 더 발령하겠다'는 견해였다. 이론은 그럴듯 했으나 전담교무가 끌어주는 힘이 미약하자 전 교구에서 청소년교화가 내리막 길을 내달리고 말았다.

향후 6년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교법 대사회화 프로그램 개발(청소년정책교당 육성, 지역사회 연계 인성프로그램 개발) ▷전문성을 가진 재가 청소년교화자 육성(원무 집중 육성, 어린이법회 교사육성) ▷청소년교화를 위한 교당 교화환경 개선(교화예산, 전용공간, 행정보조)▷예비교무의 청소년교화 역량 강화(학부·대학원 과정 교육강화)를 꼽았다. 이 또한 교정원이 교체되면서 교단적 목표와 합의 부족으로 발전계획 추진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이렇듯, 교단적 실천의지가 확고했던 역대 교정팀의 주요정책들이 아쉽게도 묵혀 있다. 분명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다.

정책 변화의 비효율성은
교화현장 혼돈과 불안감 가중

교정원과의 교화온도차로
현장파급력 미비

역대 교정팀 주요사업
일관성 없는 정책추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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