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가치는 '봉사와 배려'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신앙의 힘

교도들이 한마음으로 '신앙인'을 추천했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황금빛 들판에 벼가 제 무게만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문득, 익은 만큼 숙여지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다.

영등교당 송지성(52)교도. 눈마주침이 따뜻하다. 누구라도 금세 친해질 것 같은 선한 기운. 교도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를 내심 짐작케 했다. 그는 22년 전, 서른 되던 해에 입교했다.

"교사로 근무하게 되면서 소관덕 전 원광여고 교장의 권유로 입교했어요. 금년에 퇴직하셨는데, 특별한 연원 없이 고등학생 시절에 입교해 오로지 대종사를 정법 성자로 모시며 원불교인으로서 일관된 삶을 살고 계시는 모범교도시지요. 저의 멘토이십니다" 은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한 시도 놓치 않고 있는 그다.

"아침 7시 30분이면 학교에 출근하는데 교무실로 오기 전 학교 법당으로 향합니다" 그가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는 학교 법당에 향을 사르는 일. 그리고 법신불전에 사배를 드린다. "학생들을 위해 계획한 일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를 다짐합니다. 또 선배와 능력 있는 동료 교사도 많은데 감히 교감 보직을 수행하고 있으니 혹여 나태해지지 않기를 대종사님 영전 앞에서 다짐하지요." 그렇게 그는 하심(下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마다 법당에서 임양구 교도(북일교당)를 만나는데, 학교에 우유급식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여러 거래처를 다녀야 하는 바쁜 아침시간에도 우리 학교 법당에서 매일 108배 절 수행을 하십니다." 정성과 노력 그리고 같은 교도로서 신앙심에 큰 감명을 받고 있음을 전한다. 나보다는 남을 먼저 보고, 배우고, 자신을 성찰하는 그에겐 누구라도 스승이 된다.

그는 젊은 교사 시절부터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가치는 '봉사와 배려'라고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강조해온 교육 목표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나의 교육관에 동의하고 따르도록 하려면 신앙인으로서 내가 먼저 바로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 보다는 주변'을, '내 주장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먼저 배려했다. 큰 손해를 감수하는 도인은 못되더라도, 내가 조금 손해를 보는 것이 차라리 마음 편하다는 생각을 일관하며 살아왔다.

그는 학생들이 교사의 생활지도를 잘 따르지 못하는 것은 '학생 탓'이 아닌 '내가 잘 가르치지 못하는 이유'는 아닌가 반조한다. 또 '잘 배우는 사람으로 돌리지 못한 까닭'은 아닌가, 늘 대조하면서 학생들을 대하고 있다.

평일에는 7시 반에 출근해서 저녁 10시 퇴근, 주말에도 고3학생들과 기숙사생들이 있어 학교에 들러야하기 때문에 그는 좀처럼 여유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교당에서 격주로 이루어지는 산행이나 봉공회 돈까스 봉사활동 등 여러 지원 활동에 적극 참여하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신앙인으로 추천받은 그가 '분에 넘치는 과분함'을 미안한 마음으로 대신 전했다.

그는 4년째 법회 사회자로 교당 주말 법회를 보좌하고 있다. 또 단 중앙으로 활동하면서 원로 교도와 젊은 교도 사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는 교당 청운회 부회장직을 맡아 청운회 활동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원무사령을 받은 지 5년째인 그는 중앙교구 원무단 중앙도 맡고 있다. 원무단 활동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중앙단원으로서 일조하는 것 같아 마음의 위안을 받고 있다.

"학교 현장 교화에 동참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교무님과 긴밀히 협력해 예비 교역자 발굴에도 노력해 매년 7~8명 이상 전무출신을 배출하려고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원무 활동지인 학교 또한 학생법회를 활성화시켜 매주 학생법회에 300명 이상씩 참여한다. 그는 일터에서도, 교당에서도 교화를 위한 자신의 '미력한 힘'을 보태고 싶은 일념뿐이다.

"대산종사께서 세 가지 큰 소리 중에 '몸소 실천한 데서 나온 소리'를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 교법에 기준한 삶이 실천적일 때 주변을 감동시키고 참 원불교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마음이 통일된 데서 나온 소리, 마음이 열려 깨친 데서 나온 소리, 몸소 실천한 데서 나온 소리. 이 세 곳에서 나온 소리라야 만인을 능히 감동시킬 수 있다'는 법문을 늘 새기면서 자신을 다듬질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음에 힘을 키울 수 있는 법문을 소개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하려고 하면 못될 일이 없으나 안하려고 하면 되는 것이 없다. 〈정산종사법어〉 권도편'어떠한 어려움도 마음 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 그가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신앙의 힘이 아닐까. 이 힘으로 여러 사람을 살려내고 있는 그는 신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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