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비영리단체 행복한 가족에서 진행했던 다문화 가정 부부를 위한 마음공부 캠프를 다녀왔다.

마냥 생각했던 다문화 부부들을 직접 만나보니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먼저 언어소통 문제를 꼽았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세심한 감정 표현이나 의논하는 법을 몰랐고,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만 앞서서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참석한 한국 주부도 비슷한 고충을 토로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남편과 그렇게 십 수년을 지내다보니 그냥 남남처럼 서로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소통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일반 부부들은 그래도 같은 언어를 쓰니 다문화 부부보다 좀 다른 문제로 고민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 했다.

'동병상련'이란 말처럼, 비슷한 문제와 고민들로 모인 사람들이 마음속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꺼내놓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치유되는 분위기였다. 거기에 더해 상대 잘못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기대와 실망, 불평·불만이 나를 잘못된 인생길로 가게 만들었다는 '자기책임'에 대해 배우면서 그들은 함께 실낱같은 희망을 찾았다.

이렇게 '마음'의 문제는 다문화 가정이든 아니든 공통적으로 직면한 것임을 새삼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교화의 한계를 실감한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교당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가정은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경제적 활동을 하는 매우 바쁜 일상이 계속되므로 종교가 어떤 도움을 주는지 어떻게 접해야 하는지조차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설사 교당을 찾는다 할지라도 그들이 원하는 '부부간 마음문제'나 '자녀들 마음문제'를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보장할 수 없다. 교당은 이미 기성 교도들에게 익숙한 분위기가 있고, 또 교무 1~2인이 최신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두 꾸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법의 사회화'가 되기 위해서는 교당 중심보다는 '마음공부 프로그램 중심'과 '교도 및 비교도 대상의 고객 중심'의 다양한 방안을 과감히 생각해야 한다.

일반 여러 사람들은 원하고 있다. 우리 의 교법과 마음공부를….

그러나 '원불교'라는 종교 이름 때문에 오히려 일반 사람들은 꺼리거나 모르고 있을 수 있다.

'교법의 사회화'는 많은 사람의 입교가 목적이 아닌 고통을 함께하고 친구가 되어 사람들을 무상으로 돕는 본래 순수했던 교화자세에서 시작될 때 큰 성과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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