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마음까지 헤아리는 '착하고 좋은 약사'

회생당약국 강상욱(부송교당·58)교도. 약국을 운영한 지 28년째인 그의 일터는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 있지만, 따로 한가한 시간이 없을 만큼 내원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익숙한 듯 대기의자에 앉아 약이 조제되기를 기다린다. 비교적 한산할 것 같은 이른 아침, 인터뷰 시간이 한 시간 가량 지연됐다. 대기의자에 앉아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가 어떤 약사인지를 짐작케 한다.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는데도 속이 편해서'오고, '약이 다만 얼마라도 싸니까 좋아서'오고, '약사선생님이 친절해서 속내를 알아주니 고마워서'오는 사람들이 전하는 그는 '마냥 착하고 좋은 약사'다.

"부친이 시골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셨어요. 농사짓는 마을 분들 아픈 곳도 치료해주고, 침도 놔드리고 하셨는데 거의 수입은 없다시피 약방을 운영하셨지요." 그런 부친의 영향으로 그 또한 자연스레 약사의 길을 선택했다. 부친은 약국을 찾는 모든 환자들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회생(回生)'이라는 약국 이름을 지어주었다.

"대전에서 11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다 익산에 온 지 20여년이 됐습니다. 아버님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라도, 어떤 환자라도 편하게 대하라는 말씀을 늘 당부하셨어요" 부친의 당부를 그는 한시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약국은 인근 팔봉, 금마, 여산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시골 어르신들이 많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아픈 곳을 맘 편히 이야기 하고, '착하고 좋은 약사'가 '덤'으로 건네는 비싼 드링크제로 갈증도 해결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그가 약사의 전문성을 이야기 했다. "약사의 전문성은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복약지도와 환자 개개인의 체형이나 체질에 맞는 올바른 성분의 약을 권하는 것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의약품은 약사의 사회적 존재가치를 대변하는 객관적인 산물로 약의 전문가인 약사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반 의약품도 환자 개인의 수술여부와 소화기계통의 건강 상태, 환자의 마음과 정서를 고려해 그는 최대한 무리를 주지 않는 복약지도를 한다.

기본적으로 약은 체내 약물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돼야 약효가 발휘돼 치료를 할 수 있다. 때문에 환자의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일정시간이 지난 후 약을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함도 그는 잊지 않고 당부한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강조한다.

"같은 약이라 해도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가족들이 약을 같이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그는 가정에서 약물 오·남용에 대한 주의심이 약함을 주의시키며 올바른 약복용법을 설명했다.

환자 개개인 체형이나 체질에 맞는 복약지도
비상시 찾아갈 수 있는 '응급약국'인정


또 어떤 질환에 대해 약물에 표적 지향성을 갖게 하는 약물 요법(미사일 요법)을 감안해 항원 항체반응과 수용체의 친화성을 최대한 고려해 복약지도를 하고 있다. 그가 한발 더 다가가 환자들의 마음과 정서를 공유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렇듯 철저히 환자 중심의 약국 운영을 하다 보니, 평일 영업시간이 오전 8시30분~ 오후 10시30분이다. 주말에도 토요일은 오후 9시, 휴일은 일요일도 얼마 전 까지 격주 근무를 해왔다.

이미 익산에서는 가장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약국으로 정평이 나있어 비상시 찾아갈 수 있는 '응급약국'으로 인지되고 있다.

지인들의 애경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적 어려움 등 개인적인 시간을 활용하기가 힘들지만 약국을 방문한 뒤 환자의 치료 효과가 현저하게 나타났을 때, 그는 약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또 휴일이나 늦은 시간에 약을 사러 온 응급환자들이 고마움으로, 약을 복용해도 '속이 편하다'는 환자들의 감사 인사로, 그는 하루 일과의 고단함을 잊는다.

그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법문이 있다. '지성수도덕(至誠修道德), 탄탄전로개(坦坦前路開) 〈정산종사 법어〉' 담백하고 소소하게, 성실한 일상을 살아가는 그의 심성이 법문에 맥을 대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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