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5단계 공부'로 정신세력을 확장하라

▲ 원불교대학원대학교 허광영 총장이 견성5단계 공부에 대한 연구발표에 임하고 있다.
'길 없는 길'이라 하여 막연하게 접근해서는 안돼
견성은 정신을 확장하는 시작점, 과정, 결론이다

정산종사의 '견성5단계 공부'가 프로그램으로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리학교와 2014 실천교학 정기연구세미나에서 발표 된 허광영 총장의 견성5단 계공부는 ▷만법귀일의 실체를 증거하는 것 ▷진공의 소식을 아는 것 ▷묘유의 진리를 보는 것 ▷보림하는 공부를 하는 것 ▷대기대용으로 활용하는 5가지 단계별 학습목표와 36개의 연습과정으로 소개됐다.

허 총장은 "소태산대종사 경륜의 핵심은 '정신세력의 확장'에 있다. 물질문명의 찬란함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성리적 삶인 진리적종교의 신앙과 현실생활속의 완성을 의미하는 사실적도덕의 훈련으로 물질을 선용할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며 "견성공부가 얼마나 중요한가. 견성은 정신을 확장하는 시작점이고 과정이며 결론이다. 개교100년을 앞두고 평생 동안 연마해 온 공부의 총화를 동료 교수진들과 함께 담아냈다"며 교법실현의 새 전기가 되기를 염원했다.

그는 양사언의 '태산이 높다하되' 시를 인용하며 "중국의 태산이 오르기 힘든 산이었지만 지금은 '케이블카'만 타면 쉽게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대각여래위란 궁극의 길도 '견성 5단계'의 공부 사다리를 통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면 누구든지 가능한 길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마음 체득하고자 하는 강한 열정

견성1단, 만법귀일의 실체를 증거하라. 이는 견성공부와 자신과의 관계이해, 의심건 궁굴리는 연습, 의두 연마, 만법귀일 실체 증거의 4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는 "재래에는 '여기 한물건이 있으니 이것이 무엇인가(有一物於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갔다 하니 하나 그것은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萬法歸一 一歸何處)'의 의두로 몰아 부쳤다. 상근기는 직입할 수 있으나 하근기에게는 난해하다"며 "우주와 인생에는 만사만리(萬事萬理)가 그대로 갊아 있고 하나로 꿰뚫어져 있다. 그 하나는 결국 한 마음으로 인식 되어진다. 그 한마음을 의리적으로 이치적으로 가늠될 때, 만법귀일의 소식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며 "희노애락의 마음도 결국 한마음에 벗어나지 않는 만큼 그 실체를 체득하려는 열망과 공부심으로 불타는 단계가 만법귀일이다"고 설명했다.

만법귀일의 첫 과정은 '견성공부와 자신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견성은 그 질문의 답인 동시에 참 행복의 길을 열어준다"며 이러한 동기가 부여되면 2과정인 '의심건 궁굴리는 연습' 에 들어선다.

그는 "대종사는 7세 때 구름을 보고 의심을 냈는데, 그 구름이 영산에만 떠있던 것이 아니다. 의심을 냈기에 그 구름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의심을 일으켰을 때 비로소 나와 존재가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며 "'알려고 하는 마음'인 의심이 걸렸을 때 일체가 심상치 않게 다가오고 내 마음을 자극시킨다. 이때 쉽게 알려하지 말고 그 의심건을 견디어 내며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과정인 '의두연마하기'는 의심을 오롯이 응시하는 것이다. "일체 분별심을 놓고 화두와 일대 일로 맞서는 것이다. 모든 관심과 힘을 의두에 응축해야 한다"며 "그 힘으로 모든 업장과 사심잡념이 녹으면서 자성광명이 발현된다. 결국 내 한마음속에서 체득되는 그 무엇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 만법이 하나로, 그 하나가 한 마음 밖에 있지 않다는 것을 터득하면서 그 하나를 알고자 하는 열정 안에 더 큰 의심이 자리하게 된다"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육근을 없애버려라

견성2단, 진공의 소식을 아는 것은 '진공력(眞空力)'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공의 소식에 방해로움 없애기,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되는 공부,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되는 공부, 안계(眼界) 내지 의식계(意識界) 내지 무의식계(無意識界) 정화하는 공부, 마음작용에서 '중간자고(中間自孤:지금 여기 빈 마음)'를 확보하기, 경계속에서 진공 양성하기의 6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진공은 실체자리다. 곧 내 마음의 실상이며 우주의 본원이다. 진공이라 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무자성(無自性)·무규정(無規定)이다. 모든 분별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 어떠한 자기동일성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생생약동한 그 무엇이다"며 생생한 실체로서의 진공을 설명했다.

2과정인 무안이비설신의 공부에 대해 그는 "육근을 없애버려라. 이는 육근을 작용하는 주체자로서 일체 주관과 주견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신작용의 출발점인 내가 나의 감정과 에고로부터 가치중립적인 텅 비어있는 무심, 평정심, 무입장적 상태에서 감각하고 지각하자는 것이다. 이때 온통, 온마음이 되는 것이다"며 무선무악과 능선능악의 경계선을 설명했다.

3과정 무색성향미촉법 공부는 육근이 상대하는 육경이 없는 상태를 연습하는 것이다. 4과정인 안계 내지 의식계 내지 무의식계 정화하는 공부는 그동안 내 안에 종자로써 축적되어 있는 육근작용이 진공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의식세계와 무의식세계를 시간나는 대로 정화시키는 것이다.

5과정 마음작용에서 '중간자고'를 확보하는 것은 동시, 일 있을 때의 진공연습을 하는 것으로 그는 "우리의 의식이 과거·현재·미래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찰나 찰나 지금 이 순간뿐이다"며 "원리적으로 보면 쉬운 일이다. 대산종사께서 강조한 '일단 멈추는 공부'로 앞 생각과 뒷 생각의 연결고리를 끊는 훈련을 해야 한다. 과거·현재·미래가 다 불가득이므로 지금 멈춤을 통해 마음 내는 순간 중간자고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금 여기 빈마음' 훈련을 주문했다.

경계마다 공적영지의 광명 발현

견성3단, 묘유의 진리를 보는 것은 동정간 공적영지의 광명을 발현하자는 것이다. 과정으로는 공적영지 나투기, 진공묘유심 유지하고 사용하기, 천지의 식(識) 발견하고 활용하기, 인과의 이치 깨닫기, 부처 발견하고 불공하기의 5과정을 제시했다.

그는 "진공 즉 묘유다. 성품의 원리와 진공의 실상이 원래 그렇다.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 묘유의 진리를 연마한다는 것은 진공이 공에 빠지지 않고 참으로 진공인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공을 살리는 것이다"며 어떠한 경계를 당해도 공적영지를 단련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성성함 가운데 망상을 끊고 적적함을 회복하며, 적적한 가운데 무기(無記)를 벗어나 '성성함 유지하기(寂照現前)', 동정간 치열한 경계속에서 공적영지 현전하기로 경계를 대상화하지 않고 분별주착 없이 그저 '비추기(物來卽照)' 공부를 제시했다. 다시말해 경계가 오면 일체 사량계교를 내려 놓고 그대로 비추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마치면 대소유무를 분석하고 적실하게 낼줄 아는 진공묘유심의 유지와 사용이 가능하며, 이어 천지의 식을 발견하고 활용하게 된다. 곧 일상생활 속에서 천지의 소소영령한 식을 발견하고 응용할 수 있는 길을 체득하는 것이다.

허 총장은 견성4단인 보림하는 공부와 5단 대기대용으로 활용함은 스스로 깊은 공부와 지도인의 감정을 통해 견성을 완성토록 하는 과정임으로 설명은 생략했다. 견성5단계 공부는 내년 초 내용을 보완 해 보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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