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를 키우는 교도들의 고민이 있다. 자녀교화 문제가 어려움으로 다가온 것이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 즉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일 때는 교당에 함께 가서 법회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중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일 경우 일요일에 함께 교당에 다니는 것이 힘든 일이 됐다는 것이다.

사춘기라서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교당에 가면 재미가 없어서 가기 싫다는 얘기를 하니 부모로서 난처하다는 것이다. 교당 사정에 따라 학생들을 관리하는 부교무나 일반교도가 있으면 그나마 덜하지만, 단독 교무가 있는 경우에는 청소년 법회를 보지 않거나 부모와 함께 일반 법회 참석을 해야 하는데 자녀들이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교당 사정상 나 역시 아이들과 일반 법회를 같이 봤다. 아이들은 부교무가 있는 교당으로 옮겨 달라는 청을 했고, 즉시 부교무가 있는 이웃교당으로 보냈다. 청소년 법회에 아이들이 참석하기 까지 고비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최근 고교생과 초등생 두 아이가 일요일 청소년 법회에 가기 위해 함께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 교도로서 기쁘고 뿌듯하다. 몇 년 전부터 자녀교화를 목표로 공을 들였고, 여기에 아이를 보내주기만 하면 책임지겠다는 이웃교당 교무의 열정과 정성 덕분에 두 아이는 청소년 교도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단의 공로자로 교법에 대한 믿음이 한결같았던 원로 교도가 열반한 장례식장을 찾으면 그들의 자녀가 신앙하는 타종교의 종교인들이 장례절차를 주관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교도들과 함께 예를 올리고 돌아오지만 씁쓸한 그 마음은 표현할 길이 없다. 부모 자신의 신앙생활도 중요하지만, 자녀교화가 얼마나 소중한 지 체감한다.

청소년 법회가 없는 교당을 많이 접한다. 교역자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교구나 지구에는 청소년 담당교무가 있다. 단위 교당에 청소년이 있다면 한두 명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출가 재가교도 모두 사명감을 갖고 이들을 청소년교도로 이끌기 위한 비용과 시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정이 어려우면 이웃교당 교무와 연계해서라도 이들을 놓치지 않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부모에게 중요한 문제는 자녀가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최대한 돕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도 자녀에게 과감히 투자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격려하며 기다려준다.

원불교100년, 미래 인재인 청소년 교화에 대한 책임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정원은 물론 단위 교당에서도 청소년 교화에 대한 관심과 예산 편성, 실행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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