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은 욕속심 버리고 성인의 가르침 따라야

若初學靜坐에 必苦於自心不定이면 煩雜之念이 反生하야 禁忌則心惱益亂하나니 惟在寬寬漫漫하야 任之自然이면 定靜을 自得이리니 譬如濁水待淸에 急欲澄淸하야 頻考數察하면 則泥濁尤起야라 故로 定觀經에 以速心太急으로 先爲上戒하야 若或未定에 惡境이 出現이면 則回心泯泯하야 求意閒閒하며 亦密念師門聖訓하야 自心本願을 轉轉返思하면 自然定而靜矣리라

(직역) 만약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 고요히 앉으면 반드시 자기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 데에 괴로워서 번잡한 생각이 도로 생겨나나니 이를 금지하고 꺼리면 마음의 번뇌가 더욱 요란해진다. 오직 너그럽고 여유 있게 가져서 그에 맡겨 자연스럽게 하면 정하고 고요함을 얻는다.

이를 비유하면 흐린 물이 맑기를 기다림에 급히 맑히고자하여 자주 살피고 관찰하면 진흙물이 더욱 일어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정관경〉에 이르기를 '빨리 하고자하는 마음으로 너무 급히 하는 것을 먼저 제일의 경계로 삼았다.

만약 혹 안정되지 아니하여 나쁜 경계가 나타나면 마음을 돌이켜 가라앉히고 구하는 뜻을 한가롭게 해서 또한 은밀히 스승 문하의 성훈을 생각하여 자기 마음의 본원을 굴리고 굴리어 반복하여 생각하면 자연히 정하고 고요해진다'고 나와있다.

정정공부와 정좌선

정정공부에서 정좌선을 아주 중시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는 처음 정정공부를 하는 사람은 먼저 염불과 좌선 공부를 하게하였다. 정좌공부를 하는 수행인은 반드시 마음을 너그럽고 여유 있게 갖으라 한다. 경계에 마음이 집착하여 벗어나지 못하면 앉아서 선을 할 때 온갖 생각이 떠오른다.

망념을 대치하는 요령

자기 안의 오욕과 밖의 팔풍(利衰毁譽稱譏苦樂:통함, 막힘, 훼방, 기림, 칭찬, 나무람, 괴로움, 즐거움)의 경계로 살아가다가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문을 찾은 처음에는 오욕과 번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좌선을 하기 위해 조용히 앉아 있으면 과거 욕심으로 살았던 온갖 기억들이 모두 떠오른다.

이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마음이 조용해지니 떠오른다 생각하고 편안하게 대치해야 한다. 아주 강렬하게 인식된 기억은 빨리 지을 수 없다. 이것을 지우는 데는 잘못 살았던 과거 업장의 두꺼움을 뉘우치고 적적성성한 자기의 참된 성품을 찾아가기에 노력해야 한다.

마음이 번뇌가 많음을 한탄해서도 안 되고 빨리 지우려고 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여유 있게 천천히 진실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수행을 하여나가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태을구고천존

〈영보국정정편〉에서는 "만약 혹 안정되지 않아 나쁜 경계가 나타나면 마음을 돌이켜 가라앉히고 구하는 뜻을 한가롭게 해서 태을구고천존 육자성호를 많이 은밀히 생각하면 자연히 정하고 고요해 진다(故로 定觀經에 云以速心太急으로 先爲上戒者는 若或未定에 惡境이 出現卽回心泯泯하고 求意閒閒하야 多多密念 太乙求苦天尊 六字聖號하면 自然이 定靜이라)"고 하였다.

태을구고천존이란 태을의 구고천존이다. 고에서 벗어나게 하는 천존이 태일이라는 의미이다. 태일은 공적영지의 자성 광명이다. 수행의 목적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자성의 혜광을 얻는데 있다.

스승 가르침의 위력

공부를 오래하여 공적영지의 자성 광명이 나타난 경지에 든 사람은 한 생각 돌이키면 악경이 사라지겠지만 도에 들지 못한 사람은 소태산대종사의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그 마음을 안정하고 고요하게 하라는 의미가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정정수행의 공부 길을 몰라 온갖 난행 고행으로 도를 얻었지만 몸에 병을 얻었다고 하고, "그대들은 다행히 나의 경력을 힘입어서 난행 고행을 겪지 아니하고도 바로 대승 수행의 원만한 법을 알게 되었으니 이것이 그대들의 큰 복이니라" 고 하였다.(〈대종경〉 수행품 47장)

사문성훈 반조법

정산종사는 "나쁜 경계가 나타나면 마음을 돌이켜 가라앉히고 구하는 뜻을 한가롭게 해서 또한 은밀히 스승 문하의 성훈을 생각하여 자기 마음의 본원을 굴리고 굴리어 반복하여 생각하면 자연히 정하고 고요해진다"고 하였다.

사문성훈은 스승문하의 성스러운 가르침이다. 스승문하는 소태산 대종사의 문하를 의미한다. 소태산 대종사의 정정 수행은 태일(일원상) 수행의 구체적인 수행법인 내정정 외정정의 삼학병진 선 수행법이다. 자심본원은 일원상 서원문이다.

사심잡념이 무서운 이유

악한 경계란 수행하는 데 나쁜 경계이다. 나쁜 경계는 사심 잡념이다. 사심은 삿된 욕심이다. 삿된 욕심은 본능적 욕심인 오욕을 의미한다. 오욕이 지나치면 탐욕을 낳고 탐욕은 진심과 치심을 낳게 한다.

괴로운 세계로 빠지게 하는 것이 탐, 진, 치의 삼독으로 이는 반드시 죄고의 세계로 떨어지는 사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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