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선 일기〉를 읽어가다 보면 공부를 통해 깨달아 알아가는 재미와 즐거움을 노래한 구절이 많다. 무엇이 이 소녀에게 그러한 행복과 환희심을 주었을까?또 대종사는 어떻게 제자들을 가르치고 지도하셨을까?

원기9년(1924) 불법연구회 창립총회를 마치고 총부건설을 시작하였다. 지금은 건물도 많고 장엄도 잘 되어있지만 그 당시엔 겨우 초가집 2채가 전부였다. 특별한 수입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에 엿장사며, 논밭을 임대해서 근근이 살아갔다. 그런 어려운 현실이지만 저녁에는 한자리에 모여 하루를 돌아보며 대종사의 법문을 듣고 법담을 나누었다. 이를 회고한 선진은 마치 지상낙원의 삶이였다고 하였다.

대종사는 어떻게 제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켰을까? 원불교 교사에서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다.

원기9년(1924) 진안 만덕산에서 한달 동안 선을 지도하고 다음해 원기10년에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을 제정 발표했다. 정기훈련은 매년 정기로 공부를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동·하선의 기간을 정하여 선을 하되, 하선은 음5월6일에 결제하여 8월6일에 해제하고…(중략)…과정은 염불좌선, 경전, 강연, 회화, 문목(의두), 성리, 정기일기, 주의, 조행, 수시설교 등 11과로 정하였다. 상시훈련은, 상시로 공부하는 방법으로써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와 공부인이 교무부에 와서 하는 책임(교당내왕시 주의사항) 6조를 정하였고, 이 모든 조항을 실질적으로 대조 연습하기 위하여 유무념 조사와 상시일기 조사법을 정하였다.…(중략)… 특히 일기조사법은 매일 공부의 실행 여부만 조사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 육신 물질 삼방면으로 혜시, 혜수한 것도 대조 기재 하며 공부 사업 생활 삼방면의 의견 제출과 삼심 계문의 범과 유무도 대조 기재하되, 이 공부를 달로 검사하기 위하여 매월 단장 조사법을 정하고 해로 검사하기 위하여 매년 교무부 보고법을 정하였으니…(하략)

여기 중요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단순히 마음작용의 처리건 적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작업 시간수, 금전출납등 육신, 물질도 함께 기록하게 한 것이다. 즉 정신, 육신, 물질의 균형을 맞추도록 하신 것인데 이론에만 머무르지 않고, 마음공부를 잘하면 현실생활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도한 것이다. 두 번째는 감정받는 것이다. 지도인에게 보고를 하고 지도를 받는 것으로 지도받지 않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른다.

대종사는 신비한 능력이나 특별한 방법으로 지도를 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고, 교전에 나와 있는 훈련법대로 공부를 시켰다. 나를 돌아보자.

과연 대종사가 가르쳐준 대로 공부하고 있는가? 안된다고 투정하면서 내 마음대로하고 있지는 않는가?

<김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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