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교구 대신교당 수요수행정진법회 시간에 안명은 교무가 요가 동작 시범을 보이고 있다.

 

마음의 자유와 치유를 얻는 시간

 

몸과 마음이 움추려드는 계절이다. 공부인에게도 하기 싫어하는 경계가 극성을 부릴 때다. 그럼에도 요가와 정전명상으로 마음여행을 떠나는 공부모임이 있어 찾아나섰다. 대신교당 법당에 들어서자 은은한 명상음악과 따뜻한 공기가 공부인의 마음을 이완시켰다. 편안한 차림을 한 교도들이 요가 매트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요가·정전명상 108배 시행
대신교당은 매주 수요일 오후7~9시까지 수요수행정진법회를 개최한다. 일요일 정기 법회에 나오지 않는 교도를 이끌고자 법회형식으로 진행됐던 수요법회는 지난해부터 운영을 달리했다. 교도 외에 일반인과 신입교도가 참석하기 시작하자 이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다. 교도들은 원불교 100년을 향한 교화대불공과 자신성업봉찬을 실행하기 위한 법회로, 소태산대종사 교법대로 수행을 직접 체험하며 스스로 변화된 삶을 살아보자는 취지로 참석해 신앙과 수행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3일, 7시가 되자 안명은 교무의 지도로 요가를 시행했다. 여러 번 요가를 해서 그런지 참가자 모두 진지하고 능숙하게 동작을 소화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 위주로 진행됐다. 하다 보면 어느새 운동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강도로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0분 동안 다양한 동작을 취하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의 이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어진 정전명상108배 시간. 참가자들은 오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에 따라 절을 했다. '후천개벽의 주세불인 원각성존 소태산대종사의 〈정전〉으로 일체생령이 다 광대 무량한 낙원에 인도되기를 발원하며 '정전명상 108배를 올립니다' 〈정전〉이 대종사의 마음임을 믿고 받드는 다짐의 첫 번째 절을 시작으로 정성과 일심의 절 수행이 시행됐다.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과 독경까지, 경건하고 맑은 기운이 법당에 가득찼다. 교도와 일반인의 구분없이 진리와 참 자유를 향한 공부인의 열정이 곳곳에 서려 있었다.

교리 공부의 교재는 〈원불교 안내〉 책자다. 지난주 대종사의 생애와 일원회상에 대해 공부한 참가자들은 이날 원불교의 진리와 원불교의 신앙, 수행에 대해 익혔다.

안내 책자를 함께 봉독한 안 교무는 "사찰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경배하는 것처럼, 원불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고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한다"며 "법신불 일원상은 부처님의 '마음'을 뜻하고, 법신불 일원상은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모든 성자가 깨달은 진리이며, 모든 중생의 본래 청정한 마음이다"고 설명했다.

안 교무는 "실질적인 불공을 열심히 하기 위해 교단에서는 법신불일원상을 모시는 것인데 법신불일원상의 위력을 얻으려면 대하는 모든 인연에게 함부로 하지 않고 불공을 드려야 하고, 교의품에 나오는 실상사 노부부 얘기처럼 실지불공을 잘해야 한다"며 "'원불교에서 무엇을 신앙합니까'하고 물어보면 '법신불일원상의 진리를 믿습니다'라고 답하고, '법신불일원상의 진리는 모든 성현의 깨달으신 마음자리인데 그 자리는 모든 삼라만상이 다 갖춰진 모든 부처님에게 불공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곧 법신불일원상을 잘 믿고 신앙하는 것이다'고 설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미와 삶의 의미를 찾는 공부
최근 수요법회의 참가인원이 늘고 있다. 김종문 교도회장이 직장 동료와 후배에게 교법을 소개하고 법회에 참여하도록 꾸준한 정성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08배를 시행할 때 절을 올리는 교무님의 모습을 뒤에서 보면 간절함이 느껴지고,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사회가 메말라 가는데 일반인들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이러한 수행의 시간을 가져, 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도 깨닫고 사회도 좀 더 밝아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저녁심고의 노래 후 참가자들과 법회 감상담을 나눴다.
박정하씨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교당에 와서 명상과 108배를 하다 보니 내 마음을 다스리게 됐다"며 "가족들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대하고, 살아온 시간과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소득을 전했다.

서광원 교도는 "요가는 물론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교무님까지 좋다"며 "친한 동료들에게 법회 참가를 권유하고 있는데 순수한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법회의 참맛을 체험한 이들은 지인들에게 수요법회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법회에 참석해 명상과 절을 하는 것이 즐겁다고 권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종교에 얽매인다고 생각해 참석을 망설이고 있는 현실도 인식했다. 그렇더라도 이들은 "법회참석을 계속 독려할 것이다"고 전했다.

돌아오는 길, 요가와 108배를 시행해서 그런지 몸이 한결 가벼웠다. 주변 사람이 나에게 죄와 복을 주는 존재임을, 교화대불공의 대상도 주변에 가까이 있음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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