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사망 후 5년이 지나 백골시신으로 발견된 여성, 복도식 아파트 현관문이 6일 동안 열려 있었지만 뒤늦게 사망한 채 발견된 남성, 이사할 집을 보러 온 사람에게 발견된 신원불명의 사체, 7명의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왕래없이 혼자 숨진 91세 노인….

혼자 살다, 혼자 죽고, 혼자 발견되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

고독사(孤獨死)란 자연사, 자살, 병사, 돌연사 등 사망원인과 상관없이 사회와 단절된 채 무관심속에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말한다. 급격한 고령화와 1인세대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 고독사 수는 2010년 647명에서 2012년 719명, 지난해 878명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KBS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독사 중 50대가 가장 많은 29%, 40대는 17%에 달했으며 30대 이하도 6.2%나 기록했다. 가장 많을 것 같은 70대는 9.1%, 60대는 17.7%를 차지했고 기타가 21%였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과거 독거노인에게 집중됐던 고독사는 최근 저소득층이나 고소득층, 젊은층이나 노년층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고독사를 사회 문제로 부각시켜 40·50대 장년층까지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언론사들의 고독사에 대한 집중조명으로 우리나라 정부도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 '노인 안전돌보미' 등 독거노인에게 집중편성 돼 있을 뿐 중·장년층 1인가구에 대한 대책은 부족한 현실이다.

교단에서는 오래전부터 각 교구 봉공회의 반찬나눔과 김치나눔, 부산울산교구 봉공회의 복지사각지대 세대방문, 솔청방청소년회의 사랑의 연탄나눔활동 등 독거노인부터 1인세대 까지 많은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여주기식 노인 돌봄서비스가 아닌 우리 모두가 '남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고독한 죽음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욱 증가한다. 난방기구를 이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해 사망하기도 하고 연탄이나 화로로 불을 때다가 가스 중독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외로운 사람은 없다. 1인가구 450만 시대,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원기99년 12월, 홀로 외로움과 싸우는 이들이 없도록 주위를 돌아보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