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첫 출가자 원대선 교무

원불교 2세기를 앞두고 첫 미국 현지인 전무출신이 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년간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예비교무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원대선(42·Dathane Turner) 교무는 12일 중앙총부에서 진행된 출가 서원식을 통해 교역을 첫 발을 내딛게됐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전무출신의 길을 걷을 수 있다는 사실이 진정 행복하고 오늘이 있기까지 끝까지 믿어 준 스승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출가를 발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른 수행단체의 명상훈련을 직접 해보고 불교의 다양한 가르침을 접해왔지만 〈대종경〉 성리품 18장 법문이 큰 각성을 갖게 했다"며 "소태산대종사께서는 당시 13세인 이청풍 선진이 절굿공이를 공중으로 쳐들고, 벽에 걸린 달마를 걸리게 하는 식의 '격외설(格外說)'로 견성을 인가하는 방식에 대해 경계하는 대목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보편적 진리에 바탕한 신앙 수행을 병행하는 종교로서의 원불교가 기존의 수행관을 바뀌게 했다"고 당시의 전율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마음훈련'을 통해 생활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 진정한 출가정신이라 생각한다"며 "대종사께서는 내 삶과 행동의 변화가 있어질 때 그 사람이 공부하고 있는지 아닌지, 깨달았는지 못 깨달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다. 또한 스스로 공부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사실적 도덕의 훈련에 바탕한 공부법을 자상하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예비교무 기간 동안 많은 고민과 갈등도 있었음을 솔직히 털어놓은 그는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신 다음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진리를 깨달았다는 일화를 떠올리며 "이 뜻이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정작 내 자신이 갖고 있는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업력과 저절로 나와지는 습관, 평소 자존감이 낮은 데에서 오는 고통들이 해결되지는 못했다"며 "유무념공부로 마음공부 리스트를 작성해 매일 매일 대조하고 문답하면서 내 마음의 근본을 다스릴 때 괴로움도 점차 줄어져 간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됐다"며 체득한 바를 소개했다.

미국 내 원불교 교법의 보편화를 꿈꾸는 그는 "정산종사의 삼동윤리 중 '한일터' 법문을 가장 좋아한다. 앞으로 종교간 대화와 소통, 하나의 진리에 바탕 해 모든 사람들이 다함께 잘사는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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