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매일 아침, 마음을 두드리는 편지 한통이 배달된다. 교화현장에서 수행의 삶을 실천으로 보여주며,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호법 동지들과 매주 탈핵의 길을 걷고 있는 교무님이 전하는 '법문편지'. 경전 법문과 함께 전하는 이의 마음과 기도, 때론 유머와 일상의 고민까지 정성스럽게 읽혀진다.

SNS를 통해 전해지는 '법문편지'는 법회 출석이 여의치 않은 나 같은 교도들에겐 일상을 법문에 대조하며 공부심을 잃지 않게 한다. 나의 하루를 깨워주는 맑은 자명종이 되고, 밤새 경계로 뒤척인 날 아침에는 죽비자 같은 깨달음이 전해지기도 하며, 어느 날은 묵직한 삶의 화두가 전해진다. 그렇게 '법문편지'는 매일 아침 내 삶의 보약이다.

이메일을 통해 전해지는 편지도 있다. 생각해보면,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5년 넘게 요긴하게 받아보고 있는 편지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어 놓았던 좋은 글귀에 짧은 단상을 덧붙여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던 소박한 아침편지. 이제는 1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 고도원이 전해주는 행복 바이러스와 함께 시작하고 있다.

이제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SNS로 소통하는 시대가 됐다. 성직자들 또한 스마트폰을 '교화'에 적극 사용한다. SNS를 요긴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해인 수녀와 혜민 스님도 책과 SNS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이는 타인과 공감하는 시간이지만 스스로와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혜민 스님은 '자기 마음의 기록'이라고 말하고, 이해인 수녀는 '매일 드리는 기도'라고 정의한다. 유머와 위트가 녹아있는 유쾌한 편지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냉철한 지적 등을 넘나들면서 수백 명의 카톡 친구들을 만나는 성직자도 있다.

지금도 광화문광장에는 매섭게 불어대는 겨울 칼바람을 견뎌내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원불교인들의 모임'이 SNS를 통해 현장 소식을 전하며 세월호를 향한 종교계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실 상황으로 올라오는 현장 소식과 댓글을 통해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애달픈 마음으로, 소리 없는 지원으로, 용기 실은 응원으로 연대하고 있다. SNS의 잔잔한 파동이 전하는 위력이다.

오늘 아침 법문편지에는 〈정전〉 제3 수행품 솔성요론이 배달됐다. 각자의 육근동작을 사용하는 것으로 마음공부의 정도를 가늠 할 수 있게 한 대종사의 법문이, 전하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값진 울림과 큰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원기100년, 모든 이의 아침이 은은한 법문향기로 깨어나길 염원한다. 그 향기 온 세상에 널리널리 퍼져나가길. 일원세상 끝까지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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