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캠퍼스·중국 시장 진출 능력 양성

▲ 원광대학교 제12대 김도종 총장.
지역친화프로그램 동시 추진
미래형 창조형 대학 혁신

원광대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은 책을 빌려다 보는 교수. 음악감상과 미술전시회 관람이 취미인 교수. 또 그 시간을 통해 여러 생각을 정리하며 자기 치유의 시간을 갖는 철학과 교수. "예술은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는 원광대학교 제12대 총장에 취임한 우산 김도종 교무의 감성적인 부분이다.

김 총장에게 출가동기를 물었다. "사회 개혁에 뜻이 있었다. '왜 가난한 사람이 많고,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가' 이러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정치학과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제도를 바꾸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먼저 바뀌어야 함을 알았다. 마음개혁은 종교가에서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무출신을 선택했다." 그는 출가식 후 첫 근무지를 '청년회'를 희망했다. 사회 개혁에는 이론과 실천이 겸비되어야 한다는 지도교수의 영향을 받아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 후 현장으로 돌아갔어야 했다. 기회를 놓치고 학교에 남게 된 것이다. 내 가슴 속에는 아직도 실천가의 열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취임을 앞둔 김도종 총장을 16일 원광대학교 도서관에서 만났다.

- 원광대학교 9대~11대 총장은 재가 교도였다.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12대 총장은 출가 교역자가 하게 됐다. 그 심경은.

원광학원 법인에서 총장 선임이 결정된 후 경산종법사를 만나 뵈었다. 당시 세 가지 내용을 당부했다. '교단동심-교단과 함께하라'는 것이다. 교무에게 총장을 맡긴 이유이다. 또 '실사구시'다. 대종사는 나무 심는 것도 관여를 했다. 그것은 큰 것은 물론 보다는 세밀한 부분까지 챙겨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또 '화이불류'이다. 화하되 휩쓸리지 말라는 것이다. 학교가 어려운 시절에 총장을 맡게 된 것은 사실이다. 영광인 동시에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선임된 순간부터 실감했다. 그러나 한번 교운을 믿고 강한 열정과 상상력을 동원한다면 위기 극복과 도약의 길로 갈 수 있다. 이러한 믿음으로 출발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원광대와 원불교를 동일시한다. 이는 장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모든 경영자들은 '위기는 곧 도약의 기회'라 생각한다. 한 조직이 위기에 처할 때 성공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옷을 바꿔 입고 살아나는 것이다. 그것이 혁신이고 개혁이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대학의 모습을 바꿀 것이다. 기득권을 되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신을 하겠다. 환골탈태이자 패러다임의 변형이다.

- 이번 총장 후보자들이 수도권 캠퍼스 이전에 한 목소리를 냈다. 추진 계획은.

전국 사립대학의 사정이 거의 마찬가지지만, 대학의 위기는 학생 수의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적어진 것이다. 호남지역 대학의 이미지를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어쩌면 지방은 계급화가 된 듯하다. 원광대의 전국화를 위해서라도 수도권 캠퍼스를 조성할 것이다. '수도권 캠퍼스 추진사업단'을 조직해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교학대학의 수도권 캠퍼스를 적극 추천했다. 원기 100년대 원불교의 수도권 교화중심과 동반진출을 하는 효율적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캠퍼스는 학교 이전보다는 교직원들에게 하나의 비전을 제시하는 측면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해나갈 것이다. 이미 원광대 산본병원이 진출해 있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실천해 나갈 것이다.

이전에 대해서는 교단과 논의하여 진행할 것이다. 수도권 캠퍼스는 현 종법사의 주류사회 교화, 교정원의 서울 이전과도 맞물려 있다고 본다.

- 현재 대학은 '4대 핵심역량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2년까지의 학교 종합발전계획이기도 하다. 4대 핵심역량 특성화 추진 방향과 더불어 국제화 전략에 대한 방안은.

4대 핵심역량 특성화 방안들을 존중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국제 환경에 맞춰 변경이 필요하다. 그것도 혁신의 대상이다.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에 따라야 할 것이다.

중국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살 길이라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로 하여금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과 제도를 만들 것이다. 이것은 연구 중심의 중국특성화와는 차별화된 것이다.

- 학교와 지역이 연계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은.

'지구지역화(glocalization)'라는 말에서 보듯이 지역화, 전국화와 글로벌화는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 대학의 지역화, 전국화와 글로벌화를 동시에 추진하려 한다.

대학은 그 존재의 터 자체가 세계문화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대학은 소재하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서 한국 사회와 세계에 학문적 역할과 문화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익산시민과 전라북도민이 지지하고 키우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지역친화프로그램을 실천할 것이다. 그 첫 걸음은 우선 재능기부 형태의 봉사활동부터 시작하는 일이다. 더불어 새만금에 들어서는 '한·중 경협단지'에 의료특구형태로 진출하겠다. 익산식품클러스터와 김제육종단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업을 설립해 우리 대학의 연구개발능력을 수익창출의 기회로 연결할 것이다.

한편 협동조합은 최근 주목받는 미래형 기업의 한 형태이다. 모든 전공학과가 자신의 전공영역에서 협동조합형태의 기업을 창업할 수 있다. 학생도 조합원이 되어 돈 벌며 학교 다닐 수 있다. 이는 학생의 취업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즉 1학과 1학교 기업체제라는 미래형 대학으로의 혁신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수익사업기관으로 운영체제를 개편해야 한다. 도덕교육원의 덕성훈련 프로그램도 수익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군대 인성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진 시기다. 군당국과 협정을 체결해 우리 학교의 덕성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다.

또한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평생현역'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다. 대학의 평생교육체제를 혁신하고, 전공학과들의 입학과 편입 절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개편해 고령자, 은퇴자들의 학업이나 재취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입학생 자원의 확대라는 차원에서라도 시도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능력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과과정과 각종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대학행정이 집중될 수 있도록 대학체제를 개편할 것이다.

- 이 모든 계획들은 대학 구성원간의 소통과 화합이 가능할 때 추진에 박차가 가해 질 것이다. 그 방법은.

총장이 섬기는 리더십을 실천하고 보직자들이 서비스 정신으로 임무를 수행할 때 구성원은 하나가 될 수 있다. 구성원을 연대하게 만들고 소통하게 만드는 것은 총장의 섬기는 리더십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 평가하는 행정이 아니라 서비스하는 행정을 실천할 것이다. 교수협의회, 직원노동조합, 학생회와 정례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정책건의를 받고, 법인과도 대학본부의 추진사항에 대해 협력을 구할 것이다.

구성원간의 소통만이 아니라 시스템간의 소통도 중요하다. 특히 특성화와 혁신을 실천하며 업무소통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업무 조정실을 설치할 것이다. 나는 교수, 직원, 학생 등의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법인과 교단, 동문회와 지역사회, 한국사회와 국제사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언론 등과 유연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그 중심에 서서 대학의 도약을 마련하는 총장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한마디.

수능형 대학 보다는 창조형 대학으로 운영해 가겠다. 오늘날 청년들도 창조형이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청년들이 상자 밖으로 뛰쳐나와야 한다. 감성을 지닌 청년이 되면 좋겠다. 마음공부 프로그램도 수능형보다 창조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수능형이라는 말에는 자신의 뜻과 의지가 없다. 뜻과 의지를 길러내는 학교로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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