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 8인의 송년 수다

원불교가 있는 곳엔 언제나 원불교신문이 있다!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현장에서 뛰는 본지 기자들이 송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원기99년 베테랑 기자들은 그들만의 노련미로, 신입 기자들은 그들만의 풋풋함으로, 또 인터뷰이는 새로움으로 기자를 설레게도, 웃음 짓게도, 또 고난에 빠뜨리기도 했다. 지면에 싣기위한 미사여구는 잠시 접어두고, 원기99년을 정리하며 빼놓을 수 없는 리얼 취재이야기를 기자들의 '솔직담백TALK'를 통해 담아냈다.

이성심, 나세윤, 안세명, 정성헌, 이여원, 최명도, 민소연, 최지현 원불교 신문 8인 기자들의 '최초공개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기자가 말하는 비하인드 취재스토리

세명 - 1년차 기자로 처음 취재를 나갔을 때 인터뷰이와 나의 가치관이 달라 동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또한 '교당을 찾아서'라는 코너를 담당한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기관에 오래있다보니 교당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코너를 취재하면서 교당교화의 어려움, 그리고 이를 돌파해가는 교무들과 교도들의 세정을 더 깊이 알게 됐다. 취재를 통해 새롭게 맺어지는 인연과 배움을 통해 뿌듯함을 느끼며 기자는 역시 현장을 다녀야 함을 체감했다.

성심 - 여성회 훈련 취재를 갔는데 카메라 메모리카드를 안가져가서 다른 사람의 CF카드를 빌려 촬영을 한 적이 있다. 또 '삶과 죽음' 취재차 강원도에 갔는데 갑자기 인터뷰이가 연락두절됐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지만, 기사를 써야했기 때문에 그냥 돌아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근 교당에 가서 다른사람을 섭외해 급하게 취재를 마치고 왔다.

초창기에는 취재 현장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이런 일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힘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바로바로 협조를 구할 수 있는 힘이 길러졌음을 느꼈다.

지현 - 수습기자 시절 문의를 하려 취재처에 전화를 걸면 '반말', '싸늘한 답변'등에 많이 힘들었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전화를 하면 나이가 적던 많던, 교도와 교무 입장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자'라는 것을 유념해줬으면 좋겠다.

소연 - 2월 강릉에 폭설구호를 갔을 때 적은 인원과 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가장 기억이 남았다. 그 며칠 후 청년연합회 회의 때 의견을 제시했더니 '대학생들이 얼마나 바쁜데', '괜히 말했다가 주임교무님께 혼난다'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어려운 이웃을 보듬고 돕는 일이 교화로 연결된다는 인식보다는, 괜히 사람 동원하는 귀찮은 일을 하기 싫다는 느낌을 크게 받아서 개인적으로는 충격이었다. 종교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무아봉공을 하는 사명감, 만족감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것이 교화를 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며,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진정 해야할 일이라고 보기에 안타까웠다.

세월호 참사와 '원불교'

성심 - 세월호 참사 때 가장 어렵다는 빨래 봉사를 도움으로써 원불교봉공회의 말없이 봉사하는 모습을 대외에서 인정했다. 또한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청원을 할 때 우리가 조식을 제공함에 가족들이 많이 감사해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원불교봉공회의 봉사 정신이 빛났다고 본다.

명도 - 전국에 있는 원봉공회원들과 재가 출가교도들이 진도에서 봉사활동 펼친 것이 뉴스나 보도에 많이 인용돼 교단홍보에 도움이 됐다. 이규환 부산광역시 자원봉사센터장은 부산울산교구 자원봉사자대회에 참석해 "부산울산원봉공회원들이 진도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친 사진을 시청이나 지역봉사자에게 홍보자료로 많이 활용할 수 있었다"고 정식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여원 - 국가적 재해재난이 일어났을 때 재가단체나 봉공회는 너무나 열심히 무아봉공을 실천하고 있는데, 교단은 빠른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때도 입장표명이 4대종단에서 가장 느렸다. 대외적인 조직력과 긴급성이 많이 부족하다. 이웃종교를 보면 교단적으로 먼저 대처해주고 산하기관들이 움직이게 되는데 우리는 그 반대다. 교단적인 합력도 제일 느리다. 늦은 모금활동에 늦은 지원활동이 아닌 이제는 모든 일에 한발씩 앞서가야 한다.

원기99년 교단의 이슈

성심 - 교헌개정위원회를 보면 교법의 특징인 시대화·생활화·대중화의 지혜를 어떻게 모으느냐가 중요한데 능동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게 느껴졌다. 운전대를 잡았으면 그것을 잘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

세윤 - 종법사 중심제, 교단지도체제에 관한 고민이 원기99년 교단의 이슈라고 본다. 분권방향의 핵심은 수위단원으로 뽑힌 사람들이 종법사를 뽑고 교정원장도 투표를 통해 뽑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정신적 지주인 종법사의 위상에 훼손됨이 없냐는 의견이다. 만약 종법사께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 후폭풍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도 의문이다.

세명 - 과연 어떤 답을 얻게될진 모르지만 교도들은 사실 이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다. 모든 교단이 출가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재가 출가의 공평성'을 강조한 초기 교단의 교헌적 실천이 없기 때문에 재가 교도들은 동등한 파트너십을 갈구한다.

명도 - 어려운 문제다. 이젠 법률적인 것은 재가 교도 전문가에게 자문을 요청했으면 좋겠다. 민감한 문제는 재가 출가 전체 교도의 의견을 청취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의를 거쳐서 규정대로 시행되길 바란다.

세윤 - 교육개혁위원회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교단에서 연간 대학에 교육비로 쓰는게 20억원도 넘는다. 영산선학대학교는 대학이기 때문에 돈이 더 많이 들어간다.

세명 - 문제인식을 가지고 이슈화 시킨건데, 성사가 되지않아 화가 난다. 통계 자료를 보고 의아해 했는데, 위원들은 질문을 해도 답을 잘 못했다.

여원 - 한번 누수가 된 곳은 결국 둑이 무너지게 돼있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교육개혁위원회가 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는 대안을 찾을 수 없다. 문제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세윤 - 결국 화두는 '교육이 교운이다'이다. 교육을 통해 사람이 바뀌는 것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내실 있고 교법에 맞는 철학을 담은 교육을 통해 좋은 인재가 나오게끔 신문이 계속 지적을 해줘야 한다.

원불교 100년 언론사와 기자로서의 역할

성헌 - 언론도 사법부처럼 어느 곳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원불교신문이 앞으로 참신한 대중매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독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원 - 같은 맥락에서 교단적인 큰 사안을 다룰 때 어떻게 신문에서 다루냐가 신문의 가치관일 수도 있는데 교정원과 마찰이 생길 때 기자가 한계를 느낀다. 글의 성격에 따라서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점은 교정원과 함께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가십거리가 되는 부분은 기자의 시각이라는 코너를 활용해 주관적인 성격을 나타낼 수 있게하면 좋을 것 같다.

성심 - 교정에 대한 심도있는 기사를 다루기 위해서는 양쪽 의견을 다루어야 한다. 두 의견을 나란히 제시하고, 기자의 시각을 통해 좀 더 강하게 어필해야 할 것이다.

소연 - 서울은 원불교100년기념관 건립, 교화 구조개선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원기101년 상암월드컵경기장 행사 준비에 협조하는 데만도 행보가 바쁠 것 같다. 서울 기자로서 원기100년 서울의 변화를 담아내는 데 목표를 두고 싶다.

서울이 어떻게 원기100년대를 준비하는지 전국 교구의 길잡이가 되고 첫 사례가 될 것 이다. 모범이 되고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그 의의를 밝히고 알리는데 집중해야겠다.

이성심 편집·업무부장
광주전남교구

나세윤 편집차장
대전충남·군종교구

안세명 기자
경기인천·일본·유럽교구

이여원 기자
중앙·제주교구

최명도 (영남주재) 기자
경남·대구·경북·부산울산교구

민소연 (서울주재) 기자
서울·강원교구

정성헌 기자
영광·중국교구

최지현기자
전북·충북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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