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9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세월이 흐름이 화살처럼 빠르다. 세월호 참사로 온국민을 가슴 아프게 한 안타까운 한 해였다. 그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쉽게 아물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또 다시 새 해를 맞아야만 한다.

원불교 교단은 원기99년을 보내는 의미가 특별하다. 창교 99년을 마감하고 개교 100년대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나간 교단사를 뒤돌아 보자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가슴 벅찬 대감동의 역사이다.

일제치하의 간고한 조선땅에서 일어난 개벽종교의 대성공의 역사이다. 광겁종성(曠劫種聖)인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으로 비롯한 원불교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란 개교동기를 높이 세우고 평지조산(平地造山)의 교단 건설과 발전을 이루어낸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말할 것도 없고 구인선진을 비롯한 수많은 전무출신과 거진출진들이 새 회상 창립의 대역사에 심신을 바쳤다.

영산성지에서 바다를 막아 논을 만든 역사며, 익산총부 건설 당시 엿장사와 만석평의 밭갈기 등 교단의 경제적 토대를 닦는 피땀이 그 얼마였던가. 해방후 원광대학교를 설립한 일이며, 한국전쟁 당시 교단을 수호한 어려움 등 실로 담대한 교단사였다. 그 이후 교단은 발전을 거듭하여 원음방송국을 설립했고, 군종 인가를 받아 군교화를 마음놓고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의 큰 자산은 전무후무한 대법보이다. <원불교교전>을 비롯하여 각종교서를 완비하고 여러 나라말로 번역을 해서 국제교화의 기반을 다졌다. 원통만법(圓通萬法)인 일원상의 진리를 밝히고 인생의 요도인 사은사요와 공부의 요도인 삼학팔조를 통해 신앙과 수행의 길을 두루 갖춘 일원대도 정법을 교조와 정산종사 당대인 창립의 벽두에 완정한 것은 참으로 거룩한 성업인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생각보다 교도수의 증가가 더디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일시적 부흥보다는 이소성대로 기초를 튼실히 하며 점진적인 증가가 흥망성쇠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기100년대에는 대종사의 전망처럼 교화발전이 '풍우상설과거후 일시화발만세춘'이 될것으로 믿는다. 또 한가지 크게 유념할 것은 오늘날 우리의 법위가 문호개방의 취지로 각자의 실력보다 지나치게 평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원기100년대에 부지런히 공부하여 법위에 부끄럽지 않는 수행자들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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