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지원, 조직역량 강화해야

▲ 지난해 3월 교단을 대표해 방북한 관계자들이 조선불교도연맹과 사업추진을 논의했다.
새해를 맞아 본지에서는 원기100년의 의두로 '남북평화 통일'의 아젠다를 선정했다. 급변하는 북한체제와 동북아 정세 등이 예측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요즘, 분단된 조국과 민족을 생각하며 거시적인 맥락에서 남북평화 통일을 조명해 봤다. 1주는 원기100년의 의두, 남북평화 통일, 2주는 현재 북한 변화와 국제 조류 분석, 3주는 통일관련 단체, 교단의 준비는, 4주는 통일 좌담회를 연재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본지에는 '통일 톡톡'을 신설해 남북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연재, 통일의 불씨를 살려낼 생각이다.

이념과 정치색 떠난 교법실천운동 준비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이 성인남녀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한국인의 대북·통일인식 변화' 보고서에서 '통일에 관심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82.6%라고 밝혔다. 2010년 52.6%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증한다. 이중 37%는 북한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71%는 북한의 태도변화 없이는 대북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통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갑자기 찾아올지도 모르는 통일에 대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남북의 관계개선과 통일준비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남북 교류협력과 민간단체 대북지원활동

남북 간의 교류협력은 분단이후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후 정부는 1989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기본지침〉, 1990년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교류협력법)〉, 〈남북협력기금법〉 등 관련 법령이 제정됨으로써 남북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남북 교류협력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큰 틀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2010년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에 따라 정부는 '5.24 조치'를 발표하고 남북 교류협력을 보류·중단 했으나,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해 개성공단 사업 및 순수 인도적 지원 사업은 지속했다.

남북 간 인적왕래는 1989년 1명에서 '13년 7만6천명으로, 남북교역은 1989년 1천900만 달러에서 '13년 11억3천6백만 달러로 증가했다. 1995년 이후 이루어진 인도적 지원은 2013년 말까지 총 30억282만 달러에 달했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현재까지 당국 차원에서 직접 지원하거나 민간단체 및 국제기구를 통해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3년에는 당국차원의 지원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정부는 국제기구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해 북한 영·유아들을 지원했고,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신청을 지속 승인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지난해 말 민간단체가 영·유아를 위한 영양식 지원 목적으로 신의주 지역의 애육원 등에 고구마 20톤을 지원했다"며 "고구마 지원이 '곡물 지원'이 아닌 '영양식 지원'임을 강조했고, 앞으로도 지원 대상이나 목적, 시기와 지원단체의 신인도 등이 부합하면 앞으로도 고구마나 쌀, 옥수수 등 생곡물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해온 민간단체가 최근 통일부 승인을 받았고, 보건 농업 축산 분야에서 13개 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30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이 투입되는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5·24조치 이후 처음으로 정부 예산(남북협력기금)으로 대북 민간단체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13년 정부는 18개 민간단체 27건 약 68억 원 지원을 승인했다.

통일부에서 허가 받은 대북지원지정단체는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원불교를 포함한 95곳이다. 이외에도 통일부허가법인단체로 등록된 332곳에서는 통일활동전반, 학술연구, 납북자지원, 개성공단,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 인도지원협력, 사회문화협력, 북한인권개선, 이산가족지원, 경제협력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중 사단법인 어린이어깨동무는 1996년부터 북한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남북 어린이 문화교류, 동아시아 어린이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북한의 평양 동대원구역 새살림동에 2004년 6월 들어선 어깨동무어린이병원은 어린이들의 설사와 폐렴, 영양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사단법인 어린이어깨동무의 지속적인 지원과 체계적 진료에 힘입어 북한에서 가장 신뢰받는 전문병원이 되었다. 어린이어깨동무는 대북 인도적지원과 함께 초등학생 대상 평화교육, 평화캠프, 평화워크숍 등의 평화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민족한삶운동본부와 원불교은혜심기운동본부 중심의 활동

교단의 통일 지원활동은 한민족한삶운동본부와 원불교은혜심기운동본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민족한삶운동본부는 교단의 대북관련 총괄기구다. 현재 전담 재가직원을 두고 통일관련 시민단체와 연대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정부의 통일 관련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사업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사단법인 등록을 앞두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천주교는 '민족화해위원회', 천도교는 '동학민족통일회'로 남북관련 통합기구의 역할을 하듯 '한민족한삶운동본부' 역시 같은 역할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정인성 본부장은 "올해는 조직역량 강화사업을 진행해 지역과 해외에 지회조직 사업을 통해 회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며 "교단의 통일 대비 교화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재가 출가교도의 남북관련 전문가 그룹을 조직화하여 정세분석과 아울러 장단기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 후원조직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원기100년을 기해 교단의 숙원사업인 개성교당 복원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광복70주년과 소태산대종사 금강산기도 80주년인 올해는 금강산 평화기도 사업과 평양합동법회 등의 성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은혜심기운동본부는 1995년 수재민성금을 시작으로 2001년 통일부 대북지원사업자로 등록해 북한에 분유와 담요, 의약품, 기저귀, 밀가루 등의 물품지원에 나섰다. 평양에 빵공장 설립했고, 이후 평양국수공장지원합의서 (2006∼2008, 2009~2011)를 작성해 국수생산용 밀가루와 아동용품을 꾸준히 지원했다. 앞으로 다양한 남북간 교류협력사업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또 대북지원과 남북교류 활성화(대학 간 교류) 및 북한 동포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캠페인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쳐갈 것이다. 대북사업을 진행하는 통로는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이며, 주기적으로 조불련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 현재 북측으로 지원물품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대북지원이 곧 이뤄진다는 염원을 갖고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북방교화와 관련해서는 재가 출가교도들의 모임인 모려회가, 탈북자자활쉼터 "평화의집"은 2004년에 창설되어 탈북인 대상 지원 사업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는 탈북청소년의 한국 적응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지원과 인식을 높이고 있다. 여성회, 봉공회 등의 단체도 대북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기인천교구 여성회는 이곳의 학생과 은부모, 은자녀 결연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적응을 위한 도움을 주고 있다. 2013년에는 원불교평화통일포럼(대표 곽진영)이 조직돼 평화통일 담론,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교단 내 여러 단체와 기관들이 통일 시대와 북한 지역 교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우리나라를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도들은 통일에 대한 생각을 이념이나 정치적인 해석에 앞서 교법실천운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민족한삶운동본부는
교단의 대북관련 총괄기구

통일 교화활동 지원위한
재가 출가의 남북관련
전문가 조직화와 정세분석
장단기 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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