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교화로 100년대를 열어가자"

▲ 농산 남궁성 교정원장.
대중 정서에 맞는 교화법 개발
교화 8대 브랜드, 홍보 아이디어로 활용
인재 유입 위해 교역자 처우개선 정책 추진

'느리게 성장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춰있는 것을 두려워하라'라는 속담처럼 이소성대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농산 남궁성 교정원장. 원불교100년기념성업 교정팀의 수장을 맡은 그는 호시(虎視)와 우보(牛步)의 심경으로 교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무아봉공의 정신적인 무장과 수도권 중심의 교화정책, 교역자 처우개선을 바탕한 인재양성, 교화 8대 브랜드화 구상'등을 제시하며 교정정책을 밝혔다. 15일, 교정원장실에서 그를 만나 교단 현안문제 해결에 대해 들어봤다.

- 원불교100년을 맞아 교도들에게 덕담 한 말씀.

지난해를 거울삼아 신년에는 안전사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안전의식을 갖고 교통사고를 비롯해 화재, 인명사고, 천재지변 등에 잘 대응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교단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안전한 나라가 돼야 행복해질 수 있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세월호 참사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1년 내내 추모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세월호 참사는 그냥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불합리와 편법이 축적돼 발생했다고 생각된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철저히 기본을 지키는 데에서 새해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 대사회적인 활동과 홍보에 더 치중해야 하지 않나.

그렇다. 사회 지도층부터 노숙인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원불교에 대한 인식들이 낮다. 적극적인 이미지 홍보와 대사회적인 활동의 영역을 넓혀 갈 생각이다. 최근 제212회 임시수위단회에서 원불교 TV 개국의 건이 의결됐다.

그동안 라디오를 통한 홍보는 어느 정도 열심히 했다고 자평한다. 이제는 영상교화로 교단을 한 단계 성숙시켜야 한다. 한방건강 TV를 10년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자산이 돼 영상교화 시대를 열 계획이다. 금년 11월이면 교도들이 TV를 통해 교법을 접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시선을 끌 수 있는 것은 동남아시아 11개국의 난치병 어린이를 초청해 치료해 주는 프로젝트다. 원광대학병원과 함께하는 이 사업은 주재 대사관의 협력으로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주려고 기획했다.

- 사회지도층들은 원불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정교동심(政敎同心)이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그만큼 교법을 사회지도층들이 좋아하고 원하고 있다. 행사나 인터뷰 요청으로 소위 주류사회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다. 만날수록 느끼는 것은 내 말(교법)을 깊이 경청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학생들의 인성문제를 거론했다. 원불교 교법이 인성문제를 너무나 잘 다뤄났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서도 빛날 수밖에 없다. 교운(敎運)이 국운과 같이 간다는 말씀의 의미를 체감하고 있다.

- 남북한 정상들이 희망적인 신년사로 관계개선이 예상되는데.

경직된 남북관계에 개선시킬 좋은 징조라 생각한다. 남북정상의 신년사만 놓고 보면 진일보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강소(强小)종단으로서 통일에 대한 고민이 많다. 5.24 조치 이후 남북교류는 인도적 지원 및 교류도 거의 끊긴 상태다. 남북교류 복원을 위해 종교계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정부와 손을 잡고 갈 수밖에 없는데 최근 교단 관계자들이 개성을 다녀왔다. 원불교100년 행사 소개와 협력할 부분을 공유했고, 신정절 기념식에 북한의 축전이 소개되기도 했다. 대북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통해 남북한 교류협력을 강화해 가겠다.

- 수도권 교화에 교단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교화 역사를 보면 수도권교화보다는 지방교화에 치중한 면이 많다. 이는 교당 분포도를 통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교화가 교단100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교화의 중심을 서울과 수도권에 둬야 국운과 함께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교화의 현대화 작업도 진행돼야 한다. 대중의 정서와 취향에 맞는 교화법 개발이 시급하다. 이성적 설교 중심의 법회가 아니라 감성을 울리는 교화 패턴의 변화가 요청된다.

- 수도권 교화에 아이디어가 있다면.

교화 8대 브랜드 만들기를 제안하고 싶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원불교의 최고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법신불 일원상의 신앙이다.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설교나 홍보를 통해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

다음에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다. 원100기념대회의 표어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한국 사회에 강한 이미지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 인과신앙도 깊어져야 한다. 아직까지도 기복적인 신앙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완전히 인과신앙이 몸에 배도록 지도해야 한다.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실지 신앙과 감사생활의 브랜드화도 필요하다. 그다음으로 진공묘유, 무시선 무처선, 마음공부로 원불교만의 정체성을 찾자. 진공묘유에서 나오는 소리로 설교를 해야 하고, 경계 속에 단련하는 수행으로 공부를 해야 참 공부가 된다. 마음공부는 다르게 이야기하면 인성교육이다. 교육현장에서 활용해 실효과를 거두자.

- 교단 인재양성이 시급한 과제다.

교화를 이야기할 때 내용을 보면 광범위하다. 하지만 그 중 가장 핵심은 인재다. 교화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교화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학교 교육만으로도 부족하다. 교역자의 처우개선이 병행돼 신세대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 될 때 인재들이 들어올 것이다. 교역자들의 경제적인 안정에 무게를 두고 2년 동안 정책을 폈다. 교역자의 용금 인상만으로도 안된다. 정토들의 질 좋은 일자리 마련, 취업 알선 등이 중요한 과제다.

원래 전무출신은 가난을 보람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가정을 꾸려 갈 정도의 경제적인 뒷받침은 돼야 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전문직종의 정토를 만나라고 후진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금년부터는 정토들의 일자리를 알선할 담당자를 총무부에 둬서 실행 중이다.

교육개혁위원회가 기존교육 체제(2학부 1대학원)를 유지하며 내실있는 교육으로 인재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각 육영기관들의 뼈를 깎는 혁신을 기대해 본다. 희망적인 것은 기간제 전무출신 제도의 정착이다. 올해 3명의 기간제 전무출신을 배출해 델리, 모스크바교당과 완도 철산농원에 배치했다. 또한 능력있는 인재들이 기간제로 들어와 교육을 받고 있어 고무적이다. 또한 직장 교화를 담당하는 원무들의 활동도 교화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재가 교무라 할 수 있는 원무들의 교화력은 출가자들의 공백을 메우며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앞으로 원무제도를 적극적으로 살려갈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원100년 성업을 잘 준비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 경전(교서) 번역과 교서 정리 편찬 작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고 영산성지 대각지 장엄사업, 원불교100년기념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원100기념대회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원불교 정체성을 새롭게 하고, 튼튼한 기반을 잡는 대회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가 출가교도 모두가 무아봉공으로 교단100년을 준비하고,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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