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말이 가진 힘

어린이들에게는 동요가 있고 어른들에게는 가요가 있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부를 만한 그들만의 노래는 많이 없다. 그래서 내가 교직에 들어오게 되면서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학생들이 즐겁게 부를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노래를 많이 만들자는 것이었다. 나름대로 명칭도 정해 보았다. 청소년들의 노래이니 푸를 청을 써서 '청요', 푸른 노래라는 뜻이다.

작년에도 주제를 정하여 2곡을 만들었다. 그 중 한곡은 고운 말을 쓰자는 의미의 노래였다. 요즘 학생들은 은어, 약어, 비속어, 욕설 등을 스스럼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말 보다는 고운 말을 많이 하자는 의미로 아름답고 긍정적인 단어들을 넣어 노래를 만들었다.

노래의 가사는 '안녕 내 친구야. 난 네가 좋아. 왜냐구 그건 말로 설명 못 해. 네가 좋아하는 말 꼭꼭 쓴 내 편지에 다 담아 뒀어 잘 들어줘, 기쁨 감사 사랑 행복 희망 도전 그리고 즐거움, 맑음, 밝음, 훈훈한 마음들 마주보고 웃자 노래 부르자'이다.

그런데 이 노래를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부르면서 노래가 가진 마법 같은 능력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친구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하자고 해도 못하던 아이들이 노래로 하면 그런 말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말들을 노래로 하면서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뭔가 모르게 에너지가 생겨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긍정적인 말이 가진 힘이었다.

이 노래로 무언가를 더 해보고 싶어졌다. 노래의 일부분을 비워두고 아이들에게 작사를 해 보도록 하였다. 작사자 이름을 쓰는 곳은 비워두고 각자의 이름을 쓰도록 하였다. 아이들의 생각을 담은 가사들이 많이 나왔다. 잘 된 가사를 뽑아 칠판에 적어 두고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불렀다. 가사를 쓴 아이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노래로 무언가를 조금 더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른 학교 음악선생님들과 이 노래를 공유하여 가사 만들기 수업을 하고 가장 잘 된 가사를 선정하여 해마다 열리는 교사음악회에서 중창을 하기로 했다.

음악회 당일 음악선생님 10명은 각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교복을 입고 무대에 서서 아이들이 만든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음악회 팜플렛에도 작사가의 이름을 올려주었다. 아이들은 큰 박수로 선생님들에게 환호해주었다. 뭔가 학생들과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노래를 통해 청소년들이 말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쁜 말 보다는 좋은 말을 더 많이 하길 바래 본다. 사람은 말하는 대로 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대종사께서도 말의 중요성을 법문으로 많이 설해주셨는데 그 중 인과품 5장은 다음과 같다. '그 사람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곳에서라도 미워하고 욕하지 말라. 천지는 기운이 서로 통하고 있는지라 그 사람 모르게 미워하고 욕 한 번 한 일이라도 기운은 먼저 통하여 상극의 씨가 묻히고, 그 사람 모르게 좋게 여기고 칭찬 한 번 한 일이라도 기운은 먼저 통하여 상생의 씨가 묻히었다가 결국 그 연을 만나면 상생의 씨는 좋은 과(果)를 맺고 상극의 씨는 나쁜 과를 맺나니라. 지렁이와 지네는 서로 상극의 기운을 가진지라 그 껍질을 불에 태워보면 두 기운이 서로 뻗지르고 있다가 한 기운이 먼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나니, 상극의 기운은 상극의 기운 그대로 상생의 기운은 상생의 기운 그대로 상응되는 이치를 이것으로도 알 수 있나니라.'

새해가 밝았다. 올 해 내가 맡게 될 학급의 급훈은 '노래하자, 웃자, 박수치자'이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밝고 즐거운 노래를 부르며 웃고, 서로에게 박수를 쳐 줄 수 있는 행복한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올 한해도 열심히 뛰어봐야겠다. <강북교당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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