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사랑이다

중국 속담에 '한 시간을 행복하려면 낮잠을 자고, 하루를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을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일 년을 행복하려면 유산을 상속받고, 평생을 행복하려면 네 주위의 가난한 사람을 도와라'라는 말이 있다. 정말 좋은 말이다.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하는 아름다운 사연들이 있다. '사랑의 빨간 밥차' 이야기와 산동네 독거노인들을 위한 연탄배달 기부 등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기부천사들이 사회의 귀감이 되는 이야기다.

요즘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일러를 켜지 않고 살아가기, 자가용 없이 살아가기, 쓰레기 없이 살아가기, 휴대전화 없이 살아가기 등 다섯 가지 없이 일주일을 견뎌내는 출연진들의 악전고투가 다소 과장되어 보이긴 하지만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다. 일상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고 버티는, 마냥 웃고만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그 가운데 유독 보일러를 켜지 않고 일주일을 버티는 특집 프로그램이 가슴에 와 닿은 것은, 난방 없이 살아가는 그 자체가 아니라 추운 겨울 내내 난방비 걱정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추위에 기초생활수급자, 홀로노인, 한부모가정 등 사회적 소외계층이 사회적 온정의 손길이 없으면 더 춥고 힘든 겨울을 나야 한다는 현실에서 나눔과 봉공은 우리 이웃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선물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프리카어린이돕는모임 소식지를 받아보며 우리의 작은 나눔이 누군가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봉공회에서 하는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과 해외구호활동을 보면서 교단 3대사업의 하나인 자선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은혜나눔의 일을 헌신적으로 전개하는 분홍색 조끼 입은 봉공회원들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소외된 이웃들이 직면해 있는 위기상황의 일시적 해소를 위한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말고 이웃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고민해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치 있는 나눔과 봉공이라고 생각한다. 핵가족 사회에서 봉공과 나눔은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 약이 될 수 있다. 교단 초기 선진들께서 금연·절주하면서 저축하셨듯이 조금 덜 쓰고 덜 먹으면 이소성대의 정신이 구현되리라 본다. 우리의 삶은 은혜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눔을 실천하게 되고 서로 배려하고 보듬게 되면 함께 저절로 행복하게 된다.

지난 2014년, 도심 속의 그늘인 쪽방촌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기부한 돈은 총 146만 5820원.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벌써 7년째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내어 놓았다. 얼굴 없는 가난한 천사들의 선행을 통해 배려와 나눔을 다시 생각해본다.

나눔의 방식도 최근 들어 다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TOMS라는 회사는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제 3세계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가 제공되는 식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활동 자체가 공유가치창출로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고, 소비자가 구매행위를 함으로써 직접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공익연계 마케팅을 지향하고 있으니 봉공회원 뿐만 아니라 전교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나눔과 봉공사업에 탄력적으로 도입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본다.

이처럼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온 인류가 더불어 사는 세상이야말로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계이다. 자신이 주고(베풀고) 싶은 대로 주는(베푸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베푸는) 것이 사랑의 첫 번째 원칙이다. 나눔과 봉공, 희망바이러스가 되어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서 배려와 나눔이 뿌리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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