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을 놔두고 먼저 탈출한 선장, 유아에게 주먹을 날리는 어린이집 교사 등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인성(人性)이 타락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사회 병리 현상이 도를 넘는 이 때에 이를 도저히 그냥 놔둘 수 없다는 절박감이 여야의 각축장인 국회를 움직였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지난해 12월29일 국회본회의를 통과, 1월20일 법률로 제정됐다.

이 법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정의화 국회의장이 대표발의하고 여야의원 100여 명이 초당적으로 참여한 법안으로 국회의원 199명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 법안에서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 가치와 덕목을 지닌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인성교육을 통해서 길러져야 할 핵심 역량은 핵심 가치와 덕목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 또는 실행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공감·소통하는 의사소통능력이나 갈등해결능력 등이 통합된 능력이라고 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성교육에 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전국 1만2천여 개 초중고 학교는 인성교육의 실제를 담당하는 만큼 그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원불교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기치를 가지고 개교한 교단이다. 우리의 교법인 인생의 요도 사은 사요와 공부의 요도 삼학 팔조 전체가 인성교육을 위한 최고급 프로그램이다.

20명 이내로 구성되는 인성교육진흥위원회가 인성교육 전반에 대한 심의 기구인 만큼 그 위원 구성에 교단 관계인이 참여할 수 있다면 사반공배가 될 것이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과반수가 되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인성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증 신청을 할 수 있는 만큼 교단 관련 기관 단체가 대대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교구 교당별로 지역내 단위 학교를 파고들어 인성교육 시행에 참여하고 우리 교법을 통해 인성교육 진흥에 기여해야겠다.

그동안도 교법에 바탕한 마음공부로 각종 대안학교에서 인성교육을 했고, 원광 유아교육기관과 교립 중고교와 대학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시해 나름 축적된 역량이 있다.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가 대대적으로 나서서 인성교육 진흥을 위해 역량을 결집하는 만큼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마당에 우리교단 구성원들이 각 지역을 통해 인력으로 선발이 되고 고급 인성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인정을 받는 경사스러운 일들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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