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선원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사람 하나를 놓고 심·성·이·기(心性理氣)로 낱낱이 나누어도 보고, 또한 사람 하나를 놓고 전체를 심 하나로 합하여 보기도 하고, 성 하나로 합하여 보기도 하고, 이 하나로 합하여 보기도 하고, 기 하나로 합하여 보기도 하여, 그것을 이 자리에서 말하여 보라." 대중이 말씀에 따라 여러 가지 답변을 올렸으나 인가하지 아니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예를 들면 한 사람이 염소를 먹이는데 무엇을 일시에 많이 먹여서 한꺼번에 키우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절차와 먹이는 정도만 고르게 하면 자연히 큰 염소가 되어서 새끼도 낳고 젖도 나와 사람에게 이익을 주나니, 도가에서 도를 깨치게 하는 것도 이와 같나니라."

심성이기는 유교에서 우주와 인간의 본성과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성리의 대소유무를 얘기할 때 서로 통하므로 나눠보기도 하고 합해보기도 하여 연마를 촉구하셨던것 같다. 이에 대해 정산종사께서 〈한울안 한이치〉에 자상히 밝혀주셨다.

"이 네 가지를 사람 하나에 나누어보면 성은 일념미생전으로 꿈도 없는 때요, 심은 희노애락의 분별심은 없어도 분별낼 만한 요소가 있는 것으로 대중심이 있고 영령함이 있는 것이며, 기는 성과 심을 담아있는 육체요, 이는 행하는 것과 보는 것과 숨쉬는 것과 희노애락이 발하는 이치이다."

"성은 체, 심은 용, 이는 체, 기는 용이다. 그러므로, 성과 이는 정(靜)한 것이며, 심과 기는 동(動)한 것이다. 성이란 심과 성으로 대립할 때에는 체만 말한 것이요, 그대로 자성(自性)이면 체·상·용을 겸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성 자리에 돌려 온 몸을 성에 붙일 수 있다. 또한 심에 붙이려면 심이 좌선할 때 본연심, 불심, 도심, 진심이 되면 전신을 심에 붙일 수 있다. 이(理)라 하면 모든 것이 이를 바탕하였으므로 여기에 붙일 수 있다. 기는 우리 온 몸이 또한 기 덩이이다. 호흡도 기이다. 기를 더듬어 올라가면 이에 도달한다. 우리가 눈을 감고 보면 모든 것이 나 하나 뿐이다. 그러나, 눈을 뜨고 보면 안, 이, 비, 설, 신, 의가 역연하듯이 나누면 심, 성, 이, 기로 나누어 볼 수 있고, 합하면 만법귀일로 하나에 돌아간다."

우리 회상의 법모이신 정산종사께서 이렇듯 자세하게 밝혀주셨기에 이 법문에 맞춰 많이 읽어보고 연마하여 내것을 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8장을 연마하며 이(理)라는 개념을 체로도 볼 수 있지만 느끼고 작용하는 측면에서 풀어주셔서 한결 쉽게 다가오는 소득이 있었다. 또한 깨달음이 염소 키우듯 절차와 적공을 고르게 하다 보면 저절로 오게 됨을 짚어주셔서 욕속심을 놓고 적공하라는 뜻으로 이해가 되었고 글 한 줄을 가지고 일주일을 연마하여도 희미하기만 한데 정산종사의 밝히신 바는 오랜 시간 받들수록 정연하고 간명하여 찬탄을 금할 길이 없다.

<기흥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